길어지는 건설불황…부산·수도권 입찰 ‘무응찰’ 속출

경기 의정부 가능6구역 재개발 무응찰로 마감 현장설명회 무관심으로 유찰된 정비사업지도

건설·부동산 |김종현 기자 | 입력 2026. 06. 16. 15:53
[세줄요약]
  • 마천5구역과 가능6구역 등 정비사업지에서 무응찰이 연이어 발생했다.
  • 건설사는 경기 불황에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선별수주를 강화한다.
  • 지방 미분양 주택은 4만 7881가구로 전체 물량의 약 73%에 달한다.
부산 하단2구역 재개발 조감도. 출처=부산광역시 정비사업 통합홈페이지
부산 하단2구역 재개발 조감도. 출처=부산광역시 정비사업 통합홈페이지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서울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 등지의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단 한 곳의 건설사가 시공권 입찰에 응하지 않는 ‘무응찰’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총공사비 1조원대로 예상되는 서울 송파구 마천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이 무응찰로 마감됐다. 부산 가능6구역과 하단2구역도 시공권에 도전하는 건설사가 없어 전국을 강타 중인 건설 경기 불황 바람이 오래 갈 모양새다.

서울 강남권 대어 마천5구역 입찰 무응찰 성적표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5일 서울 마천5구역 조합이 시공권 입찰을 마감했지만, 아무 건설사도 응하지 않았다. 마천5구역은 ‘강남권 대어(大魚)’로 불리며 대형 건설사의 시공권 확보 각축전이 전망됐던 곳이다.

마천5구역은 송파구 마천동 45번지 일대 약 10만 6514.4㎡ 부지에 지하 2층~지상 39층, 2316가구 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1조 698억원이다. 평(3.3㎡)당 902만원 꼴이다.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아이파크(IPARK)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며 한때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됐으나, 조합의 ‘하이엔드 브랜드 필수’ 조건에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린다.

수도권에서도 무응찰 단지는 쉽게 목격된다. 최근 경기 의정부 가능6구역도 입찰에 응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BS한양, 두산건설, 쌍용건설, 자이(Xi)에스앤디, 진흥기업, 반도건설, 우미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에 참석해 관심을 보였지만, 아무도 입찰엔 응하지 않았다.

서울 송파 마천5구역 재개발 조감도. 출처=서울시
서울 송파 마천5구역 재개발 조감도. 출처=서울시

가능6구역 재개발 사업은 의정부 가능동 665-7번지 일대 구역면적 5만 537.1㎡ 부지에 지하2층~지상40층 높이 아파트 90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하철1호선 가능역과 의정부경전철 흥선역이 근거리에 위치해 역세권으로 평가 받는다. 가능초, 의정부중, 의정부여중, 의정부여고가 통학권에 있어 교육여건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지방 광역시 상황은 더 안좋아 보인다. 부산은 최근 2달여 사이에 정비사업지 두 곳에서 현장설명회와 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에 응한 건설사가 없었다.

지난달 29일 부산 하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지만, 아무 건설사도 응하지 않아 유찰이 선언됐다. 지난달 초 열린 현장설명회엔 대우건설, 금호건설, HJ중공업 등 대형·중견건설사가 참여해 관심을 보였지만, 입찰 결과는 무응찰이었다.

현장설명회마저 외면당한 정비사업지도 있다. 부산 사하구 당리1구역 재건축 조합은 이달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두 차례 개최했지만, 아무 건설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건축 현장. 본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출처=김종현 기자
서울 아파트 건축 현장. 본 기사와 직접적 연관은 없음. 출처=김종현 기자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한 선별수주 강화 탓

업계는 건설경기 불황 장기화로 인한 회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 강화를 이유로 꼽는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대출 규제 강화, 지방 미분양 적체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확실한 이윤이 난다고 판단되는 곳에만 수주 역량을 집중하는 추세가 더 강화되고 있다는 것.

건설사들은 보통 신축 아파트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정비사업 이윤을 낸다. 분양 성과가 수익성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분양이 다수 발생 지역의 정비사업지에 대형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다.

경기와 부산은 국토교통부 공시 기준 4월 현재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수가 1, 2위를 차지 하는 곳이다. 특히 국내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는 ‘악성 미분양 지역’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지방 미분양 물량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무응찰, 유찰 사례는 각 지역에서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지방 미분양 주택은 4만 7881가구로 전월(3월) 대비 2.6% 증가해 당월 전체 미분양 물량(6만 5179가구) 중 약 73%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전체의 85.3%가 지방에 위치했다.

Q&A
1. 최근 서울 강남권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마천5구역마저 시공사 입찰에서 무응찰로 유찰된 원인은 무엇인가?
마천5구역은 총공사비 약 1조698억 원 규모의 대형 사업지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조합이 제시한 하이엔드 브랜드 필수 조건에 건설사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정비사업지 상황은 어떠한가?
수도권인 경기 의정부 가능6구역은 우수한 입지 조건에도 불구하고 입찰에 응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여 부산 하단2구역이 무응찰로 유찰되었고, 부산 사하구 당리1구역 재건축 조합은 두 차례 개최한 현장설명회에 단 하나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는 등 무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3.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지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대출 규제 강화, 지방 미분양 적체 장기화로 인해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은 신축 아파트 일반분양 수익으로 공사비를 회수하므로 분양 성과가 수익성을 결정한다. 국토교통부 공시 기준 지난 4월 지방 미분양 주택이 전체 물량의 약 73%를 차지하는 등 사업성이 확실한 곳에만 수주 역량을 집중하려는 추세가 강해졌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