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윤승재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네 차례 전환사채(CB)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2365억원이다. 회사 측 확인 결과 이 가운데 98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됐고, 제3회차 160억원과 제4회차 1225억원 등 총 1385억원이 미전환 상태로 남아 있다.
TG-C 미국 임상 성공과 주가 상승이 기대됐을 때 CB는 향후 주식으로 바뀔 잠재 물량, 즉 오버행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TGC15302가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주가에서는 전환보다 원금 상환이 유리하지만 투자자들이 당장 상환을 요구할 수는 없는 구조다.
2365억 조달해 980억 전환…회사 “잔액 1385억”
코오롱티슈진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2365억원의 CB를 발행했다.
2022년 발행한 제1회차 CB 330억원은 전액 주식으로 전환됐다. 표면이자율은 0%지만 만기이자율은 연 5.8%였으며, 특정 사유 발생 시 최대주주인 ㈜코오롱에 CB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약정이 붙었다.
2024년 7월 발행한 제2회차 245억원도 전액 전환됐다. 표면·만기이자율은 모두 0%였고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은 없었다.
지난해 2월 발행된 제3회차는 565억원이다. 투자자들은 올해 2월부터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 405억원이 주식으로 바뀌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제3회차 CB 잔액은 160억원, 제4회차는 1225억원”이라고 확인했다.
지난해 9월 발행한 제4회차는 오는 9월26일부터 전환할 수 있어 아직 전액 남아 있다. 이를 합한 제3·4회차 미전환 잔액은 1385억원이다.
4회차, 최저 전환가 적용해도 평가손실 60.7%
잔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4회차 CB의 최초 전환가액은 코오롱티슈진 보통주 1주당 21만8090원이다. 미국 법인인 코오롱티슈진은 국내에서 보통주가 아닌 한국예탁증서(KDR)로 거래된다. 보통주 1주는 KDR 5증권에 해당해 KDR 기준 전환가격은 4만3618원이다.
제4회차에는 주가 하락에 따라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 조항이 있지만 최초 전환가액의 85%가 하한이다. 이를 KDR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만7075원이다.
코오롱티슈진의 7월28일 종가는 1만4560원으로 최초 전환가액과 리픽싱 하한을 모두 밑돈다. 제4회차 1225억원을 최초 전환가액에 주식으로 바꾼다고 가정하면 받는 KDR은 약 280만8000증권이다. 종가 기준 평가액은 약 409억원으로 원금보다 816억원 적다. 평가손실률은 66.6%다.
리픽싱 하한까지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약 330만4000증권을 받을 수 있지만 평가액은 약 481억원에 그친다. 원금보다 약 744억원 낮은 수준으로 평가손실률은 60.7%다. 이는 해당 가격에 전환한다고 가정한 평가손실일 뿐 투자자에게 확정된 손실은 아니다.
원금 상환이 유리하지만…지금은 청구 못 해
현재 가격에서는 주식으로 전환해 60%대 평가손실을 감수하는 것보다 CB를 보유한 뒤 원금 상환을 요구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제3·4회차는 표면·만기이자율과 조기상환수익률이 모두 0%다. 풋옵션을 행사하면 계약상 권면금액의 100%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상환청구 시기가 제한돼 있다. 제3회차의 첫 조기상환 청구기간은 올해 12월 28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며 실제 상환일은 2027년 2월 26일이다. 제4회차는 2027년 7월 28일부터 8월 27일까지 청구해 같은 해 9월 26일 원금을 상환받는 구조다.
현재 시점에서 제3회차 투자자는 청구까지 약 5개월, 제4회차 투자자는 약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없다.
TGC15302의 임상 결과가 당장 CB 상환을 촉발한 것도 아니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현재까지 계약서를 검토한 결과 공동 1차 평가지표 미충족은 제3·4회차 CB 계약상 기한이익 상실이나 조기상환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남은 제3·4회차에는 최대주주나 금융기관의 지급보증과 담보도 없다. 원금 100%는 계약상 상환청구 금액이며, 실제 회수 여부는 상환 시점 코오롱티슈진의 지급능력에 달려 있다.
셀다운 뒤 채권자 확인 어려워…“임상 결과는 공시로 첫 공개”
현재 제3회차 CB 160억원을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최초 인수자는 유진투자증권 170억원, 인터레이스자산운용 펀드 160억원, 한양증권 60억원, 키움증권 40억원 등이다.
다만 CB는 발행 이후 다른 투자자에게 양도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도 코오롱티슈진 CB 인수 물량의 상당 부분을 셀다운했다고 밝혔지만 회차별 매각 규모와 현재 보유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CB 사채권자나 주관 증권사에 임상 결과를 먼저 설명했는지에 대해 “임상 결과는 공시를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알렸다”고 답했다.
추가 임상에 쓰일 1200억…CB 상환 재원도 ‘검토 중’
코오롱티슈진의 올해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공시 기준 약 1221억원이다. 미전환 CB 원금 1385억원보다 약 164억원 적지만 풋옵션 상환일이 2027년부터인 만큼 이 차이가 당장의 자금 부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보유자금의 사용처다. 회사 측은 제4회차 CB 조달자금 가운데 1분기 말 기준 약 1200억원이 남아 있으며, 이를 추가 임상 등에 사용하는 방향으로 자금 사용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1200억원은 회사의 현금성 자산과 별도로 존재하는 추가 재원이 아니다. 추가 임상에 투입하면 그만큼 CB 상환 여력이 줄어든다. 반대로 상환에 대비해 현금을 남기면 추가 임상과 품목허가·상업화 준비에 쓸 수 있는 재원이 감소한다.
추가 임상에 필요한 금액은 환자 수와 시험기간, 임상기관 등 구체적인 설계가 정해지지 않아 현재로서는 산정하기 어렵다. 보유자금으로 임상을 감당하더라도 당초 품목허가와 상업화에 쓰기로 한 자금이 줄어드는 만큼 이후 다시 조달 필요성이 발생할 수 있다. 회사는 개발비와 CB 상환에 동시에 대응할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분수령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두 번째 임상 3상 TGC12301 결과다.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주가가 전환가액을 회복하면 CB는 다시 잠재 주식 물량으로 바뀔 수 있다. 반대로 주가 회복이 지연되고 추가 임상까지 필요해지면 개발비와 2027년 CB 상환 재원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10월 결과가 TG-C의 임상뿐 아니라 코오롱티슈진의 자금조달 구조까지 좌우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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