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식 삼성액티브 팀장 "변압기주는 더 갈 수 있나…답은 EPS 성장률에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김효식 팀장 “업황은 여전히 견고, 적정 밸류에이션 고민 필요” 장기 공급계약·선수금이 PBR 산업을 PER 산업으로 바꿨다 추가 리레이팅보다 EPS 성장률과 후발 전력 밸류체인 회복이 관건

영상 |강동현 기자 | 입력 2026. 06. 11. 11:28

|스마트투데이=강동현 기자| 변압기 슈퍼사이클의 초점이 업황에서 밸류에이션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년 이후 미국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장기 공급계약이 국내 변압기 업체의 재평가를 이끌었다면, 현재는 높아진 주가 수준을 이익 증가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김효식 팀장은 “업황은 여전히 매우 견고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변압기 슈퍼사이클 자체는 2020년대 후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 상승 방식은 과거와 달라졌다고 봤다.

전력망 병목이 변압기 업체의 가격 협상력을 높였다

미국 연도별 발전량 추이 (출처=삼성액티브자산운용)
미국 연도별 발전량 추이 (출처=삼성액티브자산운용)

김 팀장은 변압기 업황을 떠받치는 첫 번째 근거로 미국 전력망 병목을 들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정체됐던 미국 전력 수요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고, 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리쇼링 수요가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김 팀장은 “노후 전력망의 교체 수요에 더해서 신규 수요까지 얹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변압기 수요가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 교체와 신규 전력 사용처 확대가 맞물린 구조적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다.

미국 전력망 병목은 수요 증가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 팀장은 미국에서 발전소 계통 연결 신청 이후 상업 가동까지 걸리는 시간이 2000년대 평균 28개월 수준에서 2024년 신규 신청 기준 약 57개월로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력망 부족이 해소가 되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착공 지연이 일부 발생하더라도, 그 원인 자체가 변압기와 전력망 부족에 있는 만큼 업황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수요가 여전히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구간인 만큼, 변압기 업체의 가격 협상력도 쉽게 약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장기 공급계약이 산업의 성격을 바꿨다

국내 변압기 업체들이 이번 사이클에서 구조적으로 달라진 지점은 수주 방식이다. 김 팀장은 2022년 미국 대형 유틸리티 업체 넥스트에라에너지가 HD현대일렉트릭에 1600억원 규모 초고압 변압기 발주를 낸 것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봤다. 이후 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등 국내 업체에 선진국 장기 공급계약이 이어졌고, 2024년부터는 계약 기간이 3~5년으로 길어지는 사례가 늘었다.

계약 구조의 변화도 중요하다. 김 팀장은 전체 계약 금액의 30~40% 수준을 미리 받는 구조가 나타나면서, 과거보다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과거에는 이 변압기 산업이 업황의 변동성이 매우 큰 전형적인 시클리컬 산업이라고 판단했었는데 장기 공급계약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업황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구조적인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화는 밸류에이션 방식에도 반영됐다. 2019년 1분기만 해도 현대일렉트릭을 커버한 증권사 대부분이 PBR을 적용했지만, 2026년 1분기에는 대부분 PER 또는 EV/EBITDA 방식으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불과 한 몇 년, 10년도 안 돼서 밸류에이션 방식 자체가 PBR에서 PER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적자가 반복될 수 있는 자산가치 산업에서 꾸준한 흑자를 전제로 한 수익가치 산업으로 인식이 바뀐 셈이다.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은 한국 업체의 마진을 지지한다

김효식 팀장(삼성액티브자산운용)
김효식 팀장(삼성액티브자산운용)

국내 변압기 업체가 수혜를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시장의 진입 장벽이다. 김 팀장은 2025년 기준 한국 대형 고압 변압기 수출의 80~90%가량이 미국향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업체가 수출과 현지 공장을 통해 주요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업체의 침투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이다. 김 팀장은 미국 고압 변압기 수입에서 중국산 비중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전력망이 안보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유틸리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들어가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2025년 관세 부담으로 원가가 높아졌지만 업체들이 원가 상승분을 대부분 판매가격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준수한 가격 전가력도 확인되고 있다. 그는 “원가 상승분은 거의 대부분, 거의 100% 가깝게 판매 가격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구간에서는 원가 부담보다 가격 협상력이 실적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추가 리레이팅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중요해졌다

문제는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이다. 김 팀장은 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세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2019년 초 2조3000억원 수준에서 2026년 5월 21일 기준 118조3000억원으로 늘었다고 언급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도 0.18%에서 1.91%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주가는 산업 재평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2026년 5월 21일 기준 LS일렉트릭의 12개월 선행 PER이 약 72배, 효성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은 약 40배 수준이다. 그는 “앞으로 멀티플 리레이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주가가 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업황이 여전히 좋고 EPS 성장률이 연평균 30~40% 수준으로 이어질 경우, 주가는 이익 증가 폭에 맞춰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결국 변압기 랠리의 지속 여부는 슈퍼사이클의 존재 여부보다 각 업체가 높아진 PER을 실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미국 전력기기 수주 잔고, 장기 공급계약의 가격 조건, 선수금 유입 여부, EPS 증가율이 핵심 점검 변수다. 온사이트 발전원으로 거론되는 태양광·연료전지와 일부 후발 전력 밸류체인은 다음 투자 후보군이 될 수 있지만, 변압기 업체의 주가를 가를 변수는 여전히 이익 성장 속도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