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만 기다린 2년…美 30년채 투자자, 환율 아니었으면 ‘마이너스’

개별채권은 이자 및 환차익으로 손실 상쇄 환헤지형 스트립 ETF는 약 30% 평가손실 장기채 금리, 기준금리 대비 재정 및 인플레이션 민감도 증가

증권 |심두보 기자 | 입력 2026. 07. 31. 11:03
출처=미국 연준 홈페이지
출처=미국 연준 홈페이지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2024년 초 미국 국채 30년물을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가 상품 구조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에 따른 장기채 가격 상승 기대와 달리, 최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2%대까지 상승한 영향이다.

2년여간 쿠폰 이자를 수취한 개별 채권 투자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달러 강세) 효과로 원화 기준 손실을 대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환헤지(H)를 통해 환율 변동의 영향을 차단한 상장지수펀드(ETF), 특히 이자 지급이 없는 30년 만기 스트립채 ETF 투자자는 30% 전후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장기채 금리 상승 현상

미 연준은 2026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정책금리는 2024년 고점 대비 하락했으나, 장기 국채 시장 금리는 이와 반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7월 30일 기준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연 5.24%를 기록하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FOMC 위원 3명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제시했으며, 장기화되는 인플레이션과 국가 재정건전성 우려가 장기채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상반기 미국 30년물 금리는 주로 연 4.4~4.8% 구간에서 형성되었다. 미 재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4월 초 30년물 금리는 연 4.47%였고, 같은 달 중순 이후 연 4.7%를 상회했다. 그해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었을 시점에는 연 4% 부근까지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장기금리가 동반 하락하며, 듀레이션이 긴 30년물 가격이 단기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만기 보유 시 연 4%대 이자 수익과 금리 하락 시 매각 차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30년 만기 스트립채 및 커버드콜 ETF 등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 증가, 재정적자 확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요인 등이 장기물에 위험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며 장기 국채 금리는 하락하지 않았다.

개별채 투자의 이자 및 환율 효과

2024년 상반기에 미국 30년 만기 국채를 직접 매수한 투자자의 달러 기준 수익률은 매입 채권의 쿠폰금리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2024년 중 연 4.5% 수준의 쿠폰이 표기된 30년물을 액면가 부근에서 매수했다고 가정할 경우, 현재 시장금리(연 5.24%) 상승분이 반영된 채권 가격은 액면가 100달러당 약 89달러 수준으로 하락한다. 자본손실만 산정하면 10% 이상의 평가손실이다.

하지만 2년간 약 10달러의 쿠폰 이자를 수취했으므로 이를 반영한 달러 기준 총수익률은 손익분기점(0%) 부근에 도달한다. 쿠폰금리가 연 4% 수준인 채권은 이자를 포함해도 8~10% 내외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연 4.7% 이상의 고쿠폰채는 소폭의 플러스 수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국내 투자자의 원화 기준 수익률을 보전하는 역할을 했다. 2024년 상반기 환율은 달러당 1300원대 중반이었으나, 2026년 7월 31일 오전 매매기준율은 1430원 내외를 기록 중이다. 매수 시점에 따라 5~10% 수준의 환차익이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환헤지를 하지 않고 개별 미국채를 직접 매수한 투자자는 채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취 이자와 환차익을 더해 원화 기준 손익분기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글로벌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줄었다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글로벌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축소되었다. 미 연준은 7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했으나 투표권자 12명 중 3명이 금리 인상 의견을 냈다. 아직 공식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 전환은 아니지만, 금융시장은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라 연내 금리 재인상 가능성을 가격 변수에 반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7월 23일 예금금리를 연 2.25%로 동결했다. ECB 측은 에너지 가격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확약을 유보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수출 및 투자 부문의 성장세 강화와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근거로 금통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인상을 결정했으며, 향후 금리 인상 기조 유지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2024년 하반기에 시작된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은 약 2년 만에 소강상태에 접어들거나 일부 인상 기조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 30년물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신규 진입하는 직접채권 투자자는 연 5%대 확정 금리를 바탕으로 장기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기존 장기 투자자의 경우, 듀레이션이 20년 이상인 장기채 특성상 금리가 0.5%포인트 추가 상승할 때 가격이 10% 이상 하락할 수 있는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이나 스트립채의 변동성은 더 높다.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로 30년물 금리가 연 4%대 초반으로 하락할 경우 장기채 ETF의 단기 반등이 가능하지만, 기준금리 인하가 반드시 장기금리 하락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부담이 유지되면 단기금리 하락에도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과거 2년간의 투자는 기준금리 인하 여부보다 장기금리의 실제 하락폭을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재정 및 물가 변수가 장기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또한 “개별 채권은 쿠폰 이자와 환율이 수익률을 보전했으나 환헤지형 ETF는 금리 방향성에 직접 노출되었으므로, 향후 금리 베팅 시에는 단일 장기물 편입보다 5년, 10년, 30년물 등 만기를 분산하고 환헤지 여부를 전략적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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