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리스크 완화 움직임에도 웃지 못하는 화학業

먼저 비싸게 매입한 나프타 써야 돼 부담유지 원가절감 실적개선 효과 3분기 이후 나타날 듯

산업 |김종현 기자 | 입력 2026. 06. 17. 13:36
[세줄요약]
  • 나프타 가격은 4월 톤당 1064달러에서 500달러 선으로 급락했다.
  • 국내 화학사는 과거 고가 매입 원료 소진과 역래깅으로 부담이 크다.
  • 황규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등의 역래깅 영향이 본격화된다고 봤다.
여수 국가화학산업단지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여수 국가화학산업단지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나프타 가격이 미국-이란 전쟁 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화학사들은 아직도 울상이다. 전쟁이 한창 진행될 당시 비싼 값에 매입했던 나프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나프타 가격은 최근 2개월새 3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4월 톤(t)당 1064달러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최근 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에틸렌-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는 4월 t당 306달러까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달 초 174달러로 다시 낮아졌다.

공급량도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나프타 공급량은 전년 동기 수준의 90%,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은 70%까지 올라왔다.

나프타 가격 내려갔지만 원가 부담 여전해

가격 하락은 나프타를 주 원료로 쓰는 화학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합성수지·고무 등 생산제품 전반에 쓰이는 핵심 원료다. 국내 공급량의 절반가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전체의 25%가량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호르무즈해협 부근 산유국에서 수입해 온다.

LG화학 경기 오산 CS캠퍼스. 출처=김종현 기자
LG화학 경기 오산 CS캠퍼스. 출처=김종현 기자

그러나 현장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비싸게 확보한 원료가 아직 남아있어 이들을 먼저 소진한 뒤 인하된 값에 매입한 나프타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사들은 통상 수개월 전부터 원료를 확보한 뒤 제품을 생산한다. 오히려 제품 가격은 떨어지는데 기업이 부담하는 원가는 높은 수준에 머물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역래깅(Laggin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역래깅으로 실적 하락 가능성 높아” 업계 전망

이런 이유 등으로 화학사들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비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일 정기평가를 통해 롯데케미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등급 자체는 AA-로 유지했지만, 향후 등급 하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앞으로도 주요 화학사의 경우 전쟁 이전 낮은 가격에 확보한 나프타 투입으로 인한 가격 전가 효과가 축소되고, 원가 부담을 판매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며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역래깅 영향이 업체별 순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달 말 대한유화를 시작으로 이달 롯데케미칼, 다음달 LG화학 순으로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Q&A
1. 최근 국제 나프타 가격 및 공급량 동향은 어떠한가?
국제 나프타 가격은 2개월 새 3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4월 톤당 1064달러까지 치솟았던 가격은 최근 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에틸렌 스프레드 역시 이달 초 174달러로 낮아졌다. 공급량과 나프타분해설비 가동률도 전년 동기 수준의 90%와 70%까지 올라오며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2. 나프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학사들의 원가 부담이 여전한 이유는 무엇인가?
화학사들은 통상 수개월 전부터 원료를 확보한 뒤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전쟁 당시 비싸게 확보한 원료를 먼저 소진해야 한다. 제품 가격은 떨어지는데 기업이 부담하는 원가는 높은 수준에 머무는 역래깅 현상이 발생하여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원가 절감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는 3분기 이후에나 나타날 전망이다.
3. 향후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실적 및 신용도 전망은 어떠한가?
한국신용평가는 원가 부담의 판매가 반영 미흡과 수익성 개선 제한을 이유로 롯데케미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며 등급 하향 가능성을 예고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역래깅 영향이 지난달 말 대한유화를 시작으로 이달 롯데케미칼, 다음 달 LG화학 순으로 본격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댓글 (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언어 선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