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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되는 건 사실”…’아틀라스’ 투입, 현대차그룹 노사협상 쟁점으로 떠올라

휴머노이드 로봇 등장에 생산직 근로자들 ‘긴장’ 당장 국내 도입 계획 없다지만 ‘고용불안정 우려’ 나와 현대차 "로봇, 노동자 삶 더 편하게 만들 것”

산업 | 김종현  기자 |입력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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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일자리 걱정되는 건 사실이죠. 국내 기아 공장 도입 계획은 아직 없다지만, 사람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자리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어요.”

17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부근서 만난 근로자 A씨는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 보스톤다이나믹스의 휴모노이드 ‘아틀라스(Atlas) 도입에 따른 우려’를 묻는 기자 질의에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답했다.

기아 공장의 아틀라스 도입 계획은 2029년부터지만, 벌써부터 일자리 걱정을 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근로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계약직으로 근로한다는 B씨는 “나야 1년 뒤 다른 곳으로 취업할 계획이 있어 큰 상관은 없다”면서도 “친구가 이곳에서 일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데, 아틀라스가 도입되면 고용 안정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만난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 근로자 대부분은 아틀라스 도입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미 많은 공정이 로봇으로 대체되는 와중에,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인 아틀라스까지 공정에 도입되면 대부분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단 불안감이 공정 전반에 퍼지고 있다고 그들은 말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직원이 입구로 향하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직원이 입구로 향하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아틀라스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는 기아 근로자들

공장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던 C씨는 아틀라스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자 바로 표정이 굳었다.

그는 “아틀라스 도입 때문에라도 이번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현대자동차·기아) 노동조합이 완전 월급제를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 같다”며 “향후 3년간은 미국 공장에만 아틀라스를 투입하겠다고 사측은 밝혔지만, 믿지 않는 근로자도 많다”고 전했다.

옆에서 담배를 피던 D씨는 “내가 전문대 자동차학과를 나왔는데, 후배들한테 취업 얘기를 못 꺼낸다”며 “당장 내 일자리가 위협받고 후배들이 가질 일자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판국이라 뭐라 말 해줄 게 없다”고 탄식했다.

다른 식당서 점심을 먹고 나온 E씨는 아틀라스 질문이 나오자 손사래를 쳤다. 꺼림칙한 표정을 짓던 E씨는 “워낙에 심각한 문제여서 그렇다. 양해 바란다”며 짧게 답하고 공장으로 향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직원이 점심시간에 이동하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직원이 점심시간에 이동하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휴머노이드, 임단협 핵심 쟁점으로 떠올라

이날 만난 근로자들의 걱정은 곧 현실의 문제로 다가올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이르면 2028년부터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8년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선제적으로 투입한 뒤, 이후 2029년 하반기에 기아 조지아 공장(KaGA)에 투입하는 식이다. 아틀라스는 이들 공장에서 부품 분류, 서열 등 검증된 작업부터 시작해 고난도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점차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발끈했다. 우선 노조는 “아틀라스는 노조와 합의 하에 자동차 생산 공정에 배치돼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또 노조는 16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통해 확정한 임단협 요구안에 ‘아틀라스 등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명시’와 ‘완전 월급제 전환’을 포함시켰다.

노조 현수막이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입구 부근에 걸려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노조 현수막이 기아 오토랜드 광명 소하동 공장 입구 부근에 걸려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현대차 생산직(기술직)은 시급제를 기본으로 산정한 월급을 받아 실근무시간에 따라 받는 급여 액수가 달라진다. 노조는 완전 월급제 전환을 통해 생산직도 안정된 고용과 급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틀라스 도입으로 생산직 근로 시간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사전 방어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등의 피지컬AI가 생산 현장 근로자를 대체하는 상황이 조만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휴머노이드 도입 확대를 통한 생산 자동화 가속에 대한 필요성은 지속 강조하는 중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4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세마포 월드 이코노미 행사에서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초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은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을 도와 노동자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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