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에도 이마트·신세계푸드 주식교환 가치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양사 사업과 주가가 모두 흔들리는데도 기존 계획을 강행하면서다.
깐깐한 심사 거친 이마트·신세계푸드 주식교환, 핵심은 기업가치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와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부터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를 추진해왔다. 식음료와 급식 사업을 전담하는 신세계푸드를 이마트 100% 자회사로 편입해 코스피 상장 폐지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 측은 신주 발행 없이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교부하는 소규모 주식교환을 택했다. 교환비율은 신세계푸드 보통주 1주당 이마트 보통주 0.5031313주다. 계획대로면 다음달 말 신세계푸드 상폐를 완료 예정이었다.
양사 속도전은 금융감독당국 제동 앞에 멈춰섰다. 당국은 소수주주 권익 침해를 우려해 보다 상세하고 투명한 설명을 거듭 요구했다. 이마트는 3월 20일, 지난달 3일에 이어 지난 21일까지 세 차례 증권신고서를 고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주식교환 승인을 위한 주주 총회일이 다음달 22일로 밀렸다. 신세계푸드 최종 상장폐지일은 8월11일로 두 달 가까이 순연했다.
핵심적인 쟁점은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공감대였다. 회사 경영진과 소수주주는 물론, 양측이 선임한 외부 회계법인 사이에서도 접근법이 갈렸다. 이마트 특별위원회 자문을 맡은 한울회계법인은 본질가치 평가법을 적용했다.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대 1.5로 가중평균하는 평가 방식이다. 그 결과 적정 교환비율은 신세계푸드 1주당 이마트 0.4122559~0.5050948주로 나타났다.
신세계푸드 측 자문사인 회계법인 숲 판단은 달랐다. 숲은 "신세계푸드 브랜딩과 네트워크 등 무형 기업가치를 본질가치 평가법이 반영하지 못한다"며 미래 현금흐름에 기반한 이익접근법(DCF)을 택했다. 숲이 산출한 적정 교환비율 범위는 1대 0.4624694~0.5248934로 이마트보다 신세계푸드에 우호적이었다.
평가법이 엇갈린 이들은 기준시가를 기초로 신세계푸드 3.0% 할증 합의를 이뤘다. 그 결과 최종 교환비율은 1: 0.5031313으로 확정했다. 이 교환비율은 한울회계법인 본질가치법 상단(0.5050948)과 숲 이익접근법 범위(0.4624694~0.5248934) 교집합에 해당한다.
양사는 반대주주를 위한 금전적 탈출로를 여는 승부수도 던졌다. 당초 신세계푸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4만8876원이었다. 지난달 주주 간담회 이후에는 일반주주 배려 차원에서 이를 6만3348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신세계푸드 기준시가(4만8729원) 대비 약 30% 인상한 프리미엄이다.
이로 인해 회사가 감당해야 할 최대 주식매수 대금은 기존 509억원에서 660억원으로 급증했다. 신세계푸드 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별도 현금성 자산이 976억원에 달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공시했다.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이 흔든 근본, 정용진은 기존 가치 고수
이 정교한 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근본부터 흔들렸다. 그룹 핵심 캐시카우이자 이마트가 지분 67.5%를 보유한 SCK컴퍼니(스타벅스 한국법인) 대형 악재 탓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대용량 텀블러인 탱크 시리즈 할인 기획 프로모션을 기습적으로 진행했다. 이후 프로모션 명칭과 진행 일자, 사용 문구가 국민적 정서와 역사적 비극을 조롱한다는 사회적 비판이 거셌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한 정용진 회장은 즉각 SCK컴퍼니 대표이사를 전격 해임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스타벅스 미국 본사까지 진화에 나섰다.
이런 악재는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재무적 계산 의미를 무력화하는 변수다. 사태 직후 이재명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직접 나서 스타벅스 불매를 강력 시사하면서 기존에 회계법인들이 장밋빛으로 평가했던 SCK컴퍼니와 이마트 미래 현금흐름 및 본질가치는 신뢰하기 어려워졌다.
이마트와 신세계푸드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부담도 커졌다. 매수청구가(6만3348원)와 주가 간 격차가 벌어지면 현금 청산을 요구하는 비율이 치솟는다. 기존에 회사가 염두에 두었던 액수를 넘어 회사 재무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도 파다하다. 심각한 경영 귀책사유를 물어 이마트가 보유한 스타벅스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영 안정성 관련 위험도 만만찮다. 일각에서는 정용진 회장 퇴임이나 등기 임원화, 이마트 2대 주주인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등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에도 이마트와 신세계푸드는 기존에 평가한 기업 가치와 교환 계획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1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최근 사태에 대한 조치사항 및 차후 계획을 포함해 모회사·주요 종속회사 위험에 대한 내용을 기재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위험은 전부 기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사태 관련 서술 대부분을 기존 회사 대응 설명으로 채웠다. 위험 경고는 "여론에 따라 소비자 인식, 브랜드 평판,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영업실적 및 향후 사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적었다. 이밖에 기업가치 변동과 미국 본사 콜옵션 행사 가능성 등은 기재하지 않은 채 기존 내용을 고수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