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2.0

②"시밀러로는 한계"…셀트리온, '짐펜트라'로 미국 신약 승부수 띄웠다

램시마로 성장한 셀트리온, 시밀러 한계 돌파 모색 피하주사 제형 짐펜트라, 미국 신약 시장 본격 진입 바이오시밀러 넘어 신약 기업 전환 가늠할 첫 시험대

산업 |김나연 기자,심두보 기자 | 입력 2026. 06. 01. 07:10

|스마트투데이=김나연, 심두보 기자| 셀트리온의 출발점은 램시마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글로벌 시장에 상업화한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은 존슨앤드존슨 계열의 레미케이드다. 성분명은 인플릭시맙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는 TNF-α 억제제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의 사업 모델을 만든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 이후 동일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다. 이후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허가를 받고 판매를 확대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신약보다 개발 리스크가 낮지만, 허가·생산·품질·가격 경쟁에서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셀트리온은 이 시장에서 먼저 규모를 확보했다.

그러나 램시마가 만든 성공 공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도 드러낸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특허 만료 후 경쟁 제품이 들어오는 구조다. 초기 진입자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격 압박이 커진다. 보험자와 병원은 비용 절감을 원하고, 경쟁사들은 할인과 공급계약을 통해 점유율을 노린다.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계속 성장하려면 제품 수를 늘리거나, 차별화된 제형을 만들거나, 신약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짐펜트라는 이 흐름에서 나온 제품이다. 짐펜트라는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인 CT-P13 SC의 미국 브랜드명이다. 같은 인플릭시맙 기반이지만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라 신약 허가 절차를 통해 승인됐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램시마의 기술적 연장선이면서 동시에 신약 사업의 첫 시험대다.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 진화 및 핵심 성과 램시마 (Remsima) 성분: 인플릭시맙 /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의 첫 글로벌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 [ 25년 3분기 말 시장 점유율 ] 유럽 59% / 미국 30% 2024~2025 실적 성과 2년 연속 1조원 돌파 램시마 SC 성격: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확장한 제형 차별화 혁신 [ 주요 적응증 유럽 허가 ] '19 류마티스, '20 염증성 장질환 25년 3분기 말 EU5 기준 시장 점유율 30% 짐펜트라 (Zymfentra) 지위: 미국 FDA 신약 허가 ('23.10) 셀트리온의 첫 번째 FDA 신약 판매허가 제품 [ 주요 타깃 질환 ]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주요 핵심 관찰 지표 미국 처방 증가, 환급 커버리지 등

램시마 성공은 제형 차별화로 이어졌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의 기본 제품군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램시마 제품군의 2025년 4분기 유럽 시장 합산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또 램시마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램시마는 신약 대비 독점 기간이 짧은 바이오시밀러임에도 대량생산과 글로벌 판매망을 바탕으로 굳건한 점유율을 유지하며 여전히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핵심 품목이다. 둘째, 램시마는 단일 제품에 머물지 않고 램시마SC와 짐펜트라로 이어지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했다. 의료진이 병원에서 투여해야 하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환자의 방문 부담을 크게 줄인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진화함으로써,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치료제 선택의 핵심 요소인 '환자 편의성'이라는 새로운 가치까지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셀트리온은 이 지점을 활용했다. 램시마SC는 2019년 유럽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고, 2020년에는 염증성 장질환 등 모든 성인 적응증으로 허가 범위가 넓어졌다. 회사는 2025년 3분기 말 기준 램시마SC가 EU5에서 30%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EU5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시장을 의미한다.

램시마SC의 의미는 단순히 하나의 후속 제품이 늘었다는 데 있지 않다. 셀트리온은 기존 인플릭시맙 정맥주사 시장에서 확보한 의료진·환자 기반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연결하려 한다. 정맥주사 램시마로 치료를 시작한 뒤 유지요법에서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회사가 말하는 듀얼 포뮬레이션 전략이다.

이 전략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한계를 일부 보완한다. 일반적인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입증하고 가격 경쟁력을 통해 시장에 들어간다. 차별화 여지는 제한적이다. 반면 제형을 바꾸면 투여 방식, 환자 편의성, 처방 패턴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 단순히 '더 싼 대체품'이 아니라 '다른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

짐펜트라는 신약 전환의 첫 시험대

짐펜트라는 셀트리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음으로 획득한 신약 판매허가 제품으로, 2024년부터 본격적인 현지 판매가 시작됐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제품의 출시를 넘어, 비교적 예측 가능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해 온 셀트리온이 구조적으로 훨씬 복잡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 신약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첫 시험대다.

신약 지위를 인정받은 짐펜트라는 기존 바이오시밀러보다 높은 판매가격을 책정할 수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 고가 의약품이 실제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폭넓은 환급 커버리지가 필수적이다. 이에 셀트리온은 미국 대형 헬스케어 그룹 산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핵심 환급 채널과의 계약을 통해 시장 진입의 필수 조건인 미국 내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하며 영업의 출발선을 다졌다.

하지만 보험 커버리지 확보가 곧바로 처방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의료진과 환자가 기존 정맥주사 대신 자가투여 방식의 피하주사 제형으로 치료 방식을 바꿀 실질적 유인이 필요하다. 또한 병원의 수익 구조, 약가와 리베이트 등 복합적인 환경 요인을 극복해야 하며, 기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램시마, 유플라이마 등 자사 제품군과의 영업 타깃 및 역할 분담도 명확히 해야 한다.

셀트리온 2공장 / 출처=셀트리온 홈페이지
셀트리온 2공장 / 출처=셀트리온 홈페이지

셀트리온이 짐펜트라의 성공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램시마가 구축한 기반 위에 짐펜트라를 더해 인플릭시맙 제품군의 전체 수명과 매출을 연장하고, 둘째, 신약 지위를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대비 월등히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며, 셋째, 셀트리온이 새롭게 구축한 미국 직접판매망의 실질적인 영업 역량을 검증해 내는 것이다.

반면 짐펜트라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신약 기업 전환 서사가 약화될 수 있다는 리스크도 뚜렷하다. 신약의 실제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출시 초기의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를 경계해야 하며, 향후 누적 처방 및 반복 처방의 증가 추이, 보험 채널별 처방 확대 여부, 판매관리비를 감안한 실질적인 매출총이익률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현재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다중항체 등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의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용화가 진행 중인 짐펜트라는 이 모든 불확실성 높은 신약 사업을 회사가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앞선 검증 대상이다. 바이오시밀러 중심 구조에서 고위험·고수익을 창출하는 신약 회사로 성공적인 이동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할 잣대인 셈이다.

[편집자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개발·생산·판매를 통합한 구조로 전환했다. 회사는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기반으로 짐펜트라, 후속 바이오시밀러, 미국 직접판매, ADC·다중항체 등 신약 개발, 해외 생산기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투데이는 ‘셀트리온 2.0’ 시리즈를 통해 합병 이후 셀트리온의 사업 구조 변화와 성장 전략, 재무적 과제, 제품 경쟁력, 지배구조 이슈를 차례로 점검한다. 본 시리즈는 투자 판단을 권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공시자료와 회사 발표,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주요 쟁점을 중립적으로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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