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으로 촉발된 사고…정부 “교섭권 성사 안 돼”

숨진 운전 기사, 개인사업자로 교섭권 인정 못 받아 노동부, “노란봉투법상 원·하청 교섭 문제 넘어선 사안”

산업 | 김종현  기자 |입력
세 줄 요약
  • 화물 운송 기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노란봉투법상 교섭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가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사안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와 BGF리테일에 책임을 묻는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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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민주노총이 경남 진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집회 현장서 조합원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숨진 조합원이 종사했던 화물 운송 기사가 이른바 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쟁의권을 인정받는 근로자인지가 재차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와 노동계의 대답은 ‘아니오’다. 이들은 화물 운송 기사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이들이 조직한 단체가 법적으로 노조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물류를 운송하는 화물 운송 기사를 조합원으로 하는 단체다. 또 이들 운송 기사는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법적 노조로 인정받지 못한다.

숨진 화물 기사 ‘개인사업자’라 노란봉투법 적용 안 돼

21일 노동부는 경남 진주에서 전날 발생한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와 관련한 설명자료를 내 사고를 당한 조합원들이 노란봉투법상 교섭쟁의권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사고는 20일 오전 10시 32분경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에서 2.5톤(t) 탑차가 화물연대 조합원 3명과 충돌하며 발생했다. 50대 조합원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고, 다른 2명은 중경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왼쪽에서 두 번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강남 BGF리테일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왼쪽에서 두 번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강남 BGF리테일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노동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부는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 관계자와 취약한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이해관계자(원청)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집회에 참여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BGF리테일에 납품되는 물품을 운반하는 배송 기사들로, 사실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원청인 BGF리테일에 의해 근로조건이 좌지우지돼 BGF리테일이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여러 차례 공동교섭을 촉구해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사옥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숨진 조합원처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도 교섭권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항을 달자고 했던 노조의 얘기를 듣지 않은 결과”라며 정부와 정치권에 사태 책임을 돌렸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정부는 그동안 화물연대가 개인사업자들이 단결한 ‘법외노조’인 만큼 직접 중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BGF리테일 CU 사옥 앞 도로 난간에 '사회적 책임 다하라'는 리본이 묶여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BGF리테일 CU 사옥 앞 도로 난간에 '사회적 책임 다하라'는 리본이 묶여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BGF “교섭의무 없다“... 민주노총 “총력투쟁”

BGF리테일은 이번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이날 사측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현장 수습과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점포 운영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어 “(사고를 당한) 조합원이 개별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라 자사에 교섭 의무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양 위원장은 “살기 위해 싸워야 했던 조합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기업(BGF리테일)”이라며 “민주노총은 조합원 사망사고 관련 책임을 정부와 BGF리테일에 묻고 화물근로자의 정당한 요구 관철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Q&A
1. 화물 운송 기사가 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쟁의권을 인정받는 근로자에 해당합니까?
정부와 노동계의 판단에 따르면 해당하지 않는다. 화물 운송 기사는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이들이 조직한 단체가 법적으로 노동조합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2. 이번 경남 진주 화물연대 조합원 사망 사고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안이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사고를 당한 조합원들이 노란봉투법상 교섭쟁의권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3. BGF리테일이 화물연대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BGF리테일은 사고 조합원이 개별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이므로 자사에 직접적인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는 원청인 BGF리테일이 실질적인 사용자라고 주장하며 공동교섭을 촉구하고 있으나 정부 역시 화물연대를 법외노조로 보고 있어 직접 중재가 어렵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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