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넵코어스 IPO

⑤압수수색에도 중복상장 강행…MoM 기준도 논란

담합으로 압수수색 소식에도 주총 표결 강행, 주주들은 몰랐다 주총 끝난 뒤에는 "소수주주 과반 달성", 자의적 과반 기준 소지

증권 |안효건 기자 | 입력 2026. 06. 01. 08:30
덕산그룹이 덕산하이메탈 산하 덕산넵코어스 중복상장을 시도한다./AI 생성 이미지
덕산그룹이 덕산하이메탈 산하 덕산넵코어스 중복상장을 시도한다./AI 생성 이미지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덕산 그룹에 잇따른 논란으로 덕산넵코어스 상장에 먹구름이 짙다. 중복상장 지적이 파다한 와중 모회사 덕산하이메탈 담합 논란까지 터진 상황. 덕산 그룹은 이를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주총을 강행하고 중복상장 찬성표 홍보에 열중한 모습이다.

73% 찬성의 이면: 출석 기준 활용한 MOM 착시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덕산하이메탈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덕산넵코어스 코스닥 상장 승인안에 "소액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Minority)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일반주주 출석률 50.3%에 출석 주주 73%가 찬성표를 던졌다는 설명이다.

사측이 발표한 수치는 그간 자본시장에서 논의한 소수주주 동의율과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단순히 출석 주주만이 아니라 전체 주주를 기준으로 한 MOM 논의가 많았기 때문이다. 덕산넵코어스 주관사인 대신증권 소속 김경순 기업공개(IPO) 본부장도 전체 소수주주 과반 어려움을 MOM 단점으로 꼽은 바 있다.

덕산하이메탈 지분율에서 이수훈 회장과 특수관계인(약 57.6%)을 제외한 소수주주는 42.3%다. 전체 발행 주식 수를 모수로 삼으면 찬성 비율은 15.6% 수준에 그친다. 덕산하이메탈 전체 소수주주 중 63% 이상은 주총에 출석하지 않았거나 상장 안건에 반대한 셈이다.

출석 주주 과반을 요건으로 삼는 선진 자본시장에서도 단순히 출석 주주 전체를 기준으로 잡지 않는다. 백기사 성격 전략적 투자자(SI)와 거래 상대방 등 이해당사자까지 소액주주에서 제외하는 사례가 많다. 이날 회사 측이 밝힌 찬성률은 이들을 제외하지 않은 전체 비율을 뜻한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애초 이런 샛길을 막기 위해 중복상장에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액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예외 조항 없이 자회사 중복상장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원칙에 1103명 중 1073명(97.3%)이 압도적 찬성했다"며 "장기적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유리한 방향을 묻는 질문에도 894명 중 876명(98.0%)가 전면 금지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대통령 간담회에서 지적됐듯 중복상장 금지와 일반 주주 보호 제도가 뒷받침돼야 코스피 1만 시대도 가능하다"며 "당국은 핵심 피해자가 빠진 반쪽짜리 논의로 우회로를 열어줄 것이 아니라 제도 사각지대를 원천 차단해 전면 금지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밍에도 주주가치 의문... 검찰 수사 안 알렸다

중복상장 동의를 얻은 타이밍도 문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전날부터 덕산하이메탈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핵심은 이들 기업이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접합 소재 솔더볼 납품 가격과 공급 물량을 장기간 담합했는지 여부다. 덕산하이메탈은 해당 솔더볼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권을 다투는 핵심 기업으로 알려졌다.

모회사 경영 투명성은 투자자 신뢰 문제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실제 담합 소식이 나온 이후 덕산하이메탈 주가는 15.70% 급락 마감해 주주들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심사 가이드북에서도 모회사 경영 투명성과 내부통제 건전성은 질적 심사 최우선 평가 척도로 꼽힌다. 그런데도 불공정 담합 혐의로 강제수사받는 상황을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찬성표를 받고 논란이 뒤따르는 기준으로 홍보한 셈이다.

덕산하이메탈은 이미 오너 일가 개인회사를 모회사로 두고 부를 이전해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노출한 상태였다. 덕산하이메탈은 장기간 일반 주주에게 배당하지 않으면서 비상장 지주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지난해 1157억원 대규모 순손실에도 지주사 덕산홀딩스 상표권 및 경영자문 수수료는 151억원으로 굳건했다. 덕산하이메탈은 자회사 상장을 앞두고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영업익 10% 배당 약속을 들고 나온 상태다.

이수훈 덕산홀딩스 대표도 임원 급여 명목으로 전년(2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한 61억원을 책정했다. 상여금 32억원, 중간배당 22억원 등 막대한 자금 배분도 뒤따랐다. 반면 덕산하이메탈은 전문경영인 김태수 대표에게 부여했던 스톡옵션은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주주들이 승인한 스톡옵션을 이수훈 대표가 지배하는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이다.

거래소 상장 가이드라인은 지주사에 대한 경영자문 수수료 등을 정당한 기준 없이 지급해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경우를 내부통제 및 경영 투명성 이슈로 다룬다. 덕산 그룹은 이런 논란에도 여전히 주주 소통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날 논란과 관련해 질의하기 위해 회사 관계자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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