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화학業…”주문 밀리는데 공장 셧다운”

판매 제품 ‘에틸렌·프로필렌’ 가격 2배 급등 실적 반등 기대 있지만 원료 ‘나프타’ 부족

산업 | 김종현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화학업계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제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원료 나프타를 수급하지 못해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들어갔지만, 공급망의 조속한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은 합의한 휴전 조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되, 하루 통과 선박수를 최대 15척으로 제한했다. 또 모든 선박 이동은 이란의 승인과 특정 조건(프로토콜) 이행을 전제로 허용된다.

이렇게 제한된 수송력 회복으로는 나프타 국내 수급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업계서 나오고 있다. 나프타 공급망 정상화가 늦춰질수록 석유화학 업계는 국내 정유사 보유 물량만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여수를 비롯한 주요 공장 추가 가동 중단(셧다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위기를 기회로…”실적 반등 기회 될 것” 전망

일각에선 공급 부족에 따른 판매 가격 급등이 화학업계에 일정 부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프타 기반 제품들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선 이미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수 국가화학산업단지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여수 국가화학산업단지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실제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업계가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드는 에틸렌·프로필렌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달 동북아 CFR 에틸렌 가격은 지난 2월 톤(t)당 695~710달러 대비 2배 상승한 t당 1350~1425달러다. 동북아 CFR 프로필렌 가격은 지난 2월 t당 830~860달러에서 이달 1290~1335달러까지 약 55% 상승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서도 지난 3월 화학제품 부타디엔 가격이 70.6% 급등한 게 확인됐다.

지난해 조 단위 영업손실을 기록한 석유화학업계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증권가도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주요 화학사들이 금번 래깅 효과(원유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간 시차로 발생하는 이익 혹은 손실)로 적자 폭을 개선할 것이라 전망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과 여수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산업통상부
(오른쪽에서 두 번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과 여수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산업통상부

작년 35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 1분기 약 636억원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매각설까지 제기됐던 롯데케미칼도 적자 폭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서 “몇 년을 해도 잘 되지 않는 사업은 팔 것”이라고 발언했을 당시 매각 1순위로 거론됐다.

팔고 싶어도 나프타 없어서 못 만들어

장기적으로 화학업계는 원료 부족 장기화시 팔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딜레마를 헤쳐나가야 한다. 미국과 이란이 조건부 휴전에 들어갔지만, 국내로 반입될 나프타 수급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국내 주요 화학공장이 밀집된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선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LG화학은 지난달 23일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멈췄다. 나프타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1공장만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 전체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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