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철강업계가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에너지 특수강재로 새 수익 활로를 찾는 것. 미국과 유럽이 탈(脫)중국 기조의 공급망 재편에 나선 것도 국내 철강사에 호재로 기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은 에너지 특수강재로 차세대 에너지 기반시설(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도 진출한다.
에너지 특수강재 시장 2033년 100조원 성장 전망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가장 집중하는 분야는 에너지저장장치(ESS)·전력망과 해상풍력 관련 사업이다.
이들 분야에 쓰이는 철강은 극한의 품질 신뢰도가 요구되는 ‘초고부가가치(超高附加價値) 제품’이다. 회사 차원의 전폭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져야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로 실적 악화일로를 걷던 철강사들에겐 적자 폭을 줄여준 ‘가뭄의 단비’로 여겨진다.

특히 최근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른 주요국 ESS 건설 추진 움직임 등과 함께 에너지 특수강재 시장 규모는 매년 파이를 키울 신종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츠리서치는 전력망·데이터센터 핵심 설비에 쓰이는 글로벌 전기강판 시장 규모가 작년 451억달러(약 60조원)서 2033년 755억달러(약 100조원)로 연평균 6.5%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현대제철이 이 분야에 집중하는 회사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에너지 특수강재 전문 부서를 꾸렸다. 이달부터 차세대 전력 인프라 태스크포스(TF)팀도 가동했다.
현대제철의 올해 북미향 ESS 인클로저(배터리 등 전력 설비를 보호하는 철제 보호막)용 강재 수주 목표량은 5만 2000t이다. 지난해 수주량 1만 500t보다 4배 이상 크다. 봉형강 부문 내 데이터센터용 강재 매출 비중도 현재 수준(3%)서 2배(6%)로 확대한다.
동국제강은 데이터센터 고하중을 견디는 특수강재 제품을 출시했다. 동국제강은 직접 데이터센터를 건설·운영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력·데이터센터는 물론 해상풍력 시장까지 진출 속도
포스코는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태양광 시장을 정조준 중이다. 한국전력공사와 장거리 고압직류송전(HVDC) 철탑 전용 강재를 개발해 연간 9만톤(t)의 수요를 확보했다. 고내식 합금강판 포스맥(PosMAC)을 개발해 태양광 구조물은 물론 ESS 부품 시장 진출까지 노린다. 맞춤형 빔 구조재 ‘Pos-H’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나섰다. 외국 기업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강재 공급 및 설계·조달·시공·설치(EPCI) 협력 관계도 맺었다.
현대제철의 자매 기업 현대스틸산업은 전남 신안군 우이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설치에 나선다.
원자력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사에선 처음으로 미국기계기술자협회(ASME)로부터 원자력 소재 품질인증(QSC)을 획득했다. 소형모듈원전(SMR)용 후판 양산 체계도 구축했다.
세아제강은 전남 신안 우이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특수후육강관 6만 2000t을 공급한다. 후육강관은 거센 파도와 발전기 하중을 견디도록 두꼐를 늘린 철제 파이프다. 영국 현지 생산법인 ‘세아윈드’는 해상풍력 기둥 철제 연간 생산 능력을 24만t에서 40만t까지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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