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건설 원자재 수급 불안이 심화되며 5월 위기설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아스콘과 단열재 등 자재 재고가 5월 중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본다.
-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공사 중단 방지를 위해 발주 시기 조정 등 수요 관리에 나선다.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미국-이란 전쟁 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다음달 중 전국 공사 현장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는 이른바 ‘5월 위기설’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현장에선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23일 본지가 국내 상위 건설사에 관련 현안을 질의한 결과, 대부분의 현장에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우·삼성·현대엔 등 국내 대형사, 현장 수급 상황 예의주시
이날 대우건설 관계자는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레미콘 혼화제, 방수제, 도료 등 관련 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업체별 재고는 다음달까지가 한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회사에서 자재 수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한편, 현장별 우선순위에 따라 긴급도가 높은 현장부터 자재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며 “자재 단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 현장 가동을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불안정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며 “현장을 밀착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공사 현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회사들도 많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건설사들의 대안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쟁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서 내일도 예측이 안 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일부 자재 단가인상에 대한 협상 요청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전국의 건설 현장이 실제 셧다운에 들어갈 경우 업종 특성상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막대한만큼, 최악의 상황 이전에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물가조정 반영 및 공사기간 연장 승인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 변동성 확대로 현장별 조달 상황을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는 연단가로 자재가 계약돼 있어 버틸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지 못한 중견 또는 지역 건설사의 상황은 대형사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국토부 “아스콘 등 원자재 부족으로 공사 중단 우려”
대안 없이 악화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주무 국토교통부도 이날 재정경제부 주관 ‘민생 물가 특별 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건설 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회의에서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현재까지) 공사 전체가 중단된 곳은 없으나 다음달(5월) 중 현실화 우려가 상존한다”며 “단열재, 방수재, 실란트, 아스콘 부족으로 관련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일부 있다”고 발언했다. 김 차관은 이어 “타공정 우선 시공으로 전체 공정 중단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관리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토부는 자재 수급 상황은 전쟁 상황 초기에 물량 확보 경쟁으로 일시적인 품귀 현상이 나타났으나, 재고 공급 등을 통해 현재는 다소 진정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도로포장 핵심 원료인 아스콘의 경우 원료 아스팔트 생산 감축으로 지난 3월 기준 공급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 감소했다.

공급 부족에 따른 단가 인상도 우려스런 수준이다. 중동 전쟁 개전 이후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플라스틱 창호와 실란트, 철근 등도 일부 제품 가격이 10% 안팎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도로 공사 등에 필수적인 아스팔트는 중동산 중질유 의존도이 높아 해협 봉쇄 상황 지속 시 수급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국토부는 시급하지 않은 공사의 발주 시기를 조정하고, 시급한 공사에 자재를 우선 납품하는 등 적극적인 수요 관리를 통해 공급 불안 요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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