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는 ‘공사비 갈등’…커진 불확실성에 시공사들 “더 내놔라” [정비사업 디코드]

건설·부동산 | 김종현  기자 |입력

[공사비 인상 갈등] 현대건설, 여의도 한양아파트 공사비 1206억 인상 요구 대우건설, 원자재 가격 인상 이유로 장위10구역에 “공사비 2배로 늘려라” 중동발 전쟁 리스크로 불확실성 커진 올해 ‘공사비 인상 요구’ 더 커질 듯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올해도 주요 도시정비 사업지에서의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분쟁은 어김없이 발생했다. 커진 대내외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리스크 등을 이유로 시공사들이 조합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수백억부터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공사비 인상을 요구해 조합과 갈등을 빚는 이같은 사례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있어 우려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공사비를 두고 시공사와 조합 간 마찰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는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시공사 현대건설이 조합에 공사비 1206억원 증액을 요청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공사비 인상분 금액이 1200억원을 넘어가다 보니 불만을 가진 조합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인상 여부는 조합 총회에서 결정된다. 구체적인 총회 개최 날짜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월 28일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행을 맡은 KB부동산신탁에 ‘도급 공사비 증액 요청의 건’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사도급계약은 2024년 10월 체결했지만, 설계 변경에 필요한 공사비 인상을 이유로 들었다. 공사기간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출처=김종현 기자
여의도 한양아파트. 출처=김종현 기자

한양아파트 부지에는 지하 5층~지상 53층에 아파트 956가구와 사무공간 104실 포함 연면적 31만 347.88㎡의 신축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설계안은 최고 층수를 57층으로 높이고 아파트 물량을 992가구로 늘리도록 변경됐다. 현대건설은 3.3㎡당 공사비를 기존 824만 5000원에서 998만 5000원으로 21.1%(174만원) 인상했다. 증액 안이 총회에서 가결되면 늘어난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떠맡아야 한다.

공사비 갈등은 ‘상수’...장위에서도 잇단 인상

성북구 장위 재개발 지구에서도 공사비 인상 문제가 발생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이 지난해 조합에 기존의 2배가 넘는 공사비를 요구한 바 있다. 2018년 합의한 3697억원에서 112.8%나 뛴 7871억원을 요구한 것. 증액분만 4174억원에 달한다.

이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 및 층수 확대와 사업 지역 변경에 따른 설계변경으로 공사도급 변경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위10구역에는 지하 3층~지상 29층, 21개동, 1968가구 및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랑제일교회를 재개발 대상지에서 빼는 절차가 진행됐고, 지하 5층~지상 35층, 23개 동, 1931가구 및 근린생활시설로 설계안이 변경됐다.

장위4구역 자이아파트. 출처=김종현 기자
장위4구역 자이아파트. 출처=김종현 기자

바로 옆 장위4구역에서도 공사비 문제로 시공사와 조합간 마찰이 불거졌었다. 2024년 3월 GS건설은 조합에 722억원의 공사비 인상분을 요구했다.

조합은 반대했고, GS건설은 공사 현장 외벽에 ‘공사 중지 예고 호소문’을 붙이며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이후 양측은 서울시 ‘코디네이터’와 성북구청의 중재로 간신히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양측은 △305억원의 공사비 추가 지급 △추후 합의를 통해 미시공 부분 특화 품목 적용 여부 결정으로 합의를 봤다.

올해도 불확실성 크다....공사비 갈등 더 심화하나 

이처럼 시공사들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공 원가 상승이다. 시공 원가 상승은 또 최근 급증한 대내외 불확실성의 탓이 크다.

시공에 필요한 주요 자재 중에서 수입산이 많은만큼 공급망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수급 날짜가 미뤄지게 된다. 이는 공사 지연은 물론 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에 적색등이 켜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에 적색등이 켜져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특히 최근 들어 조합원들 사이에서 다른 단지와 차별화된 이른바 ‘하이엔드’ 아파트 등 고급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면서 이들 수요에 맞춘 원자재를 유럽 등에서 수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설업계가 전문성 측면에서 취약한 조합 측의 약점을 이용해 공사비를 인상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반인은 시공 계약의 세부 내용을 일일이 파악하기 쉽지 않고, 공사비 산정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인상분에 대한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서는 올해 공사비 인상 갈등이 더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적인 물류난과 이로 인한 비용 추가 상승 등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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