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회복 기대했지만...중동 전쟁에 또 다시 낙담한 철강업계

산업 | 김종현  기자 |입력

중국산 제품 관세로 겨우 막나 싶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보 해상 운임비 상승에 따른 석유·LNG 등 에너지 원료 가격 상승 전기로 비중 높은 현대제철·동국제강 실적 먹구름 우려 나와

Generated with AI
Generated with AI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작년 ‘최악의 해’를 보낸 철강업계가 국제 정세 리스크로 울상을 짓고 있다. 반덤핑 관세로 해외 저가 제품 공세를 겨우 막아냈지만,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주요 해상 교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데다 이로 인해 유가가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석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기료 부담 확대는 탄소저감 방안의 일환으로 전기로 가동을 늘리려던 국내 철강사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의 올해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전기 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원료들의 수급난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석유 수입량의 대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결코 좋지 못한 소식이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대부분 수입하는 석유와 LNG로 전기를 발전시켜 철강 생산 전기로를 가동하는 회사는 이 비용이 고스란히 실적을 갉아먹는 형국에 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철강 3사, 석유·LNG 발전으로 전기로 가동

철강 업계는 국가 탄소 배출 감축 사업 동참을 위해 전기로 제철소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유럽·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탄소 저감 압박·규제가 강화된 것도 한몫 했다.

포스코는 오는 6월부터 전남 광양제철소 전기로 시설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전체 중 전기로 시설 비중이 유독 높은 편이다. 연간 전기료로 부담하는 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동국제강은 전 시설 100% 모두 전기로로 운영되고 있다.

관련 시설도 늘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 LNG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천연가스 수출입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작업자가 ESF 전기융용로에서 출선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작업자가 ESF 전기융용로에서 출선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포스코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 기존 설비를 확대한 600메가와트(㎿) LNG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생산효율을 올리기 위한 ‘하이퍼 전기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폐열 활용, 열·원료 투입 등 기술 완성도를 높여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주요 공장 가동 중단’ 지난해 악몽 반복 우려

원재료 매입 비용 상승도 악재다. 한국 철강사는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연간 사용하는 7000만톤(t)의 철광석 모두 수입한다. 철광석의 수입 항로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비중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해당 해역 봉쇄로 전반적인 해상 운임이 오르고, 선대 확보 난항으로 인한 수송 기간이 길어지면 철광석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업계선 금번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철강업계가 작년에 이어 다시 ‘최악의 해’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철근 수요가 줄어든 마당에 원자재 가격 부담도 높아져 ‘실적 반등’은 커녕 ‘최악화(最惡化)’를 우려해야 하는 판국이 전개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인천·포항 등 주요 철강 생산거점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일부 사업부 매각에 나섰던 작년의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7~8월 창사이래 처음으로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 공급 과잉 문제 해소가 주 목적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작년 초 포항제철소 2선재공장 생산량을 줄이고 근무조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현대제철은 동년 6월 포항2공장에 대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올해 초엔 인천공장 전기로 제강 및 소형 압연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