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세권·평지 프리미엄 vs 상권·사업성 아쉬워"...신길역세권 재개발, 기대·숙제 공존 [정비사업 디코드]

건설·부동산 | 김종현  기자 |입력

[신길역세권 재개발] 출퇴근·서울 관광지 이동 용이 ‘장점’ 서울시 시프트 지원받아 ‘용적률’ 등 정책적 수혜 대형 복합쇼핑몰·은행·도로 등 생활 인프라 개선해야

정비사업 디코드
정비사업 디코드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지하철 1·5호선이 교차하는 신길역이 바로 옆에 있으니깐 출퇴근엔 용이하죠. 서부간선도로·올림픽대로도 바로 옆이어서 강남으로 출퇴근도 편리하고요. 상권이 조금 아쉽죠. 백화점 같은 대형 쇼핑몰 가려면 영등포역까지 가야 되고, 도보로 20분이 넘게 걸리니깐요.”

서울 영등포 신길역세권 재개발지구 인근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대 사업성’에 대해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한다고 답했다. 강남·강북을 가로지르는 지하철 1·5호선 역이 인접해 출퇴근은 물론 종로 유적지, 북한산 등 서울 관광 명소 나들이도 편하게 갔다 올 수 있는 점을 최우선 장점으로 꼽았다. 지형도 평탄한 편에 속해 공사에 큰 무리가 없는 점도 거론했다.

단점으로는 초역세권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상권’을 들었다. 가장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대형 쇼핑몰이 영등포역 부근의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영등포·여의도점이다. 서울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사업으로 추진돼 기부채납율이 높아 사업성이 낮은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지난 23일 방문한 서울 영등포 신길역세권 재개발 지구 일대 분위기는 차분했다. 건설사 홍보 플랜카드가 나부끼거나 홍보요원(OS요원)이 돌아다니는 풍경은 감지되지 않았다. 일부 조합원들이 공인중개사를 방문해 시공사 선정이 유력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묻거나, 차후 집값 상승 전망 등을 물어보는 게 전부였다고 할 만큼 비교적 평탄하게 재개발이 추진되는 모습이었다.

신길역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신길역 전경. 출처=김종현 기자

◇ 서울시 정책지원 좋지만…”기부채납 비율 높다” 불만

신길역세권 재개발지구 인근 B 공인중개사에서 만난 조합원 C씨는 “수개월 전만 해도 포스코이앤씨랑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 OS요원들이 들락거려서 정신없었다”며 “1차 입찰 들어가기 몇 주 전부터 HDC현산 사람들이 안 보이더니, 2차 현장설명회 끝나고 나서부턴 포스코이앤씨 OS요원들도 자취를 감췄다. 이후부턴 동네 분위기가 조용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주택 기부채납 비율이 높은 점이 불만이라고 털어놨다. C씨는 “서울시로부터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세대수를 늘렸지만, 장기전세·임대주택 비중이 전체의 40%가 넘는다”며 “미아동처럼 20년 넘게 시공사 선정조차 못하고 있는 곳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전체 조합원 이익의 측면에서 봤을 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개발 부지가 초역세권에 평지라 아쉬운 점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는 답했다. B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시의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추진되는 만큼, 조합원들이 빠르게 신축 아파트를 공급받을 가능성이 크다. 신축 단지에서 초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라며 “부지도 둔덕이나 언덕배기가 거의 없는 평탄한 지형이기 때문에 공사적인 제약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방문한 신길역세권 재개발 부지는 너무나 평탄했다. 영원중·영등포여고 뒤편에 자리한 재개발 부지는 큰 무리 없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도로 정비도 잘 돼 있었다.

신길역세권 재개발 지구 풍경. 노후된 주택단지 옆으로 철로를 가려주는 철제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신길역세권 재개발 지구 풍경. 노후된 주택단지 옆으로 철로를 가려주는 철제 방음벽이 설치돼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굴곡진 둔덕이나 움푹 파인 구덩이가 곳곳에 노출돼 버스 없이는 이동이 불편한 다른 재개발 지구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미아동처럼 강북권에 위치해 급경사 언덕이 많이 있는 재개발 지구는 ‘시공이 까다로운 지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사업성이 좋고 총사업비 단위가 높게 책정돼도 ‘시공 난이도’를 이유로 참여를 꺼리는 건설사들이 많다.

초역세권 지구 답게 재개발 지구 바로 옆에 지하철·기차 철로가 있었다. 철제 방음벽을 사이에 두고 있어 안전 문제는 없지만, KTX나 화물열차가 지나갈 때엔 소리가 들려 ‘소음 문제’가 우려됐었다. 석탄 혹은 군용 무기를 실은 화물열차가 지나가면 바로 옆 차량 이동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에 방음 공사가 진행되고, 수도권 1호선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이 추진되면 소음 문제는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D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시가 2027년 설계, 2028년 착공을 목표로 39개역을 지하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며 “신길역도 사업 구간에 포함됐다. 공사가 이뤄지면 철로 구간이 공원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서울역~군포·당정 32km, 구로~인천 27km, 청량리~도봉산 13.5km 지하철 1호선 구간에 대한 지하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등포역에서 신길역세권 재개발 지구를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대방역 방면 도로. 교통혼잡이 자주 빚어지는 구간이다. 출처=네이버 로드뷰
영등포역에서 신길역세권 재개발 지구를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대방역 방면 도로. 교통혼잡이 자주 빚어지는 구간이다. 출처=네이버 로드뷰

◇ 미비한 생활 인프라는 해결해야 할 숙제

상업 등 생활 기반시설(인프라)은 기대 이하였다. 서울 초역세권에 걸맞지 않게 24시 운영되는 편의점이 채 3곳이 되지 않았다. 무인 점포와 음식점이 곳곳에 있었지만, 건물도 상당히 노후화됐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를 이용하려면 지하철이나 버스, 자가용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복합쇼핑몰이 영등포역 부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다. 은행 등 금융 인프라도 부족해 보였다.

도로 인프라도 삶의 제약으로 꼽힌다. 자가용으로 재개발 지구에서 영등포역을 가는 것도 불편하지만, 귀가 시에도 불편함이 뒤따른다. 영등포역에서 재개발 지구로 가기 위해선 영등포로터리에서 대방역 방면 도로를 타야 되는데, 이때 영등포로터리 전체 차선(6개) 중 4개가 여의도 방면 고가도로 방향으로 배치됐다. 나머지 2개 차선으로 재개발 지구를 갈 수 있는데, 출퇴근시간 차량이 몰리면 이 구간을 빠져나오는 데 20분 이상 소요된다는 말이 오고갈 정도다.

D 공인중개사에서 만난 E 조합원은 “이곳(신길역세권 재개발 지구)뿐만 아니라 신길역 일대를 재개발하는 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인데, 영등포 등 다른 구역으로 이동 시 필요한 도로의 폭을 넓혀줬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지하철도 좋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는 조합원들도 많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이를 잘 반영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길역세권 재개발은 영등포 신길동 39-3번지 일대 2만 9080.3㎡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5층 아파트 999세대(장기전세 341세대, 의무임대 59세대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하철 1·5호선 신길역이 인접하고, 신안산선 개통이 예정돼 있어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마포대교가 인접하고 상권도 갖춰져 있어 생활 편의성도 높다. 영등포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등 녹지공간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