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BC카드가 '수익보전 계약' 독박, 공시 없어 소액주주 '깜깜이’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BC카드, 상장 직전 케이뱅크 주주들에 최대 1100억원 손실 보상 계약 지분율 34%인데 책임은 100%, 사업 시너지도 KT가 입을 가능성 높아

KT그룹 핵심 자회사인 BC카드가 케이뱅크 상장을 위해 홀로 총대를 멘 형국.
KT그룹 핵심 자회사인 BC카드가 케이뱅크 상장을 위해 홀로 총대를 멘 형국.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KT그룹 핵심 자회사인 BC카드가 자기 현금으로 KT 손자회사인 케이뱅크 주주 수익을 보전해주기로 하면서 케이뱅크 상장을 위해 홀로 총대를 멘 형국이다. 물밑에서 진행한 결정이 KT그룹을 통해 공시되지 않아 소액주주들은 매몰 비용 성격 우발부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 증시 고질적 디스카운트 요인인 폐쇄적 지배구조다.

● 상장 직전 이자 보장형 현금 보상으로 변신한 지분 거래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5년 11월 7일 BC카드는 2021년 케이뱅크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다시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케이뱅크 공모가가 2021년 합의했던 FI 연 내부 수익률(IRR) 8%에 못 미치면 차액을 1100억원 한도로 BC카드가 보전하는 내용이다.

이는 2021년 FI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때 BC카드 지분에 걸렸던 드래그얼롱(동반매각참여권)에 대응하는 조치였다. 드래그얼롱은 FI가 자기 지분을 팔 때 최대 주주도 매도 계약에 강제로 참여하게 하는 조항이다. 최대 주주 경영권 프리미엄을 활용해 지분가치를 보전하는 전략이다.

케이뱅크 투자금을 받을 때 BC카드가 경영권을 걸고 보장하겠다고 했던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봉착하자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현금을 동원한 셈이다.

드래그얼롱과 현금 보전 계약은 IRR 8% 목표만 같고 본질이 다르다. 드래그얼롱으로 BC카드 지분을 같이 매도한다고 해도 IRR 8%를 달성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주식 투자와 같은 원리다. 이후 맺은 보전 계약은 대출에 가깝다. IRR 8%라는 목표를 BC카드 현금으로 보장한다. 케이뱅크 투자금에 대한 대출 이자를 BC카드가 내는 형태다.

상장이 먼 미래라 최종 IRR을 특정하기 어려웠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수 있겠지만, 현금 보전 계약은 상장 심사 직전 맺었다. 이 시기는 주관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기업가치 평가를 마무리한 시점이다. 현재 공모가 하단 역시 보상금 1100억원 한도에 걸쳐있다.

● 손실은 BC카드가 독박, 이익은 케이뱅크와 KT가 가져가나

이 구조에서 손익을 따져보면 손실은 BC카드 주주들이, 이익은 케이뱅크 및 KT 주주들과 같이 보게 됐다. 2021년 FI 투자금을 받아 상승한 케이뱅크 가치는 전체 케이뱅크 주주가 나눠 가졌다. FI 수익 부족분은 케이뱅크 지분을 33.72%만 보유한 BC카드가 100% 보상한다.

케이뱅크 경영권 유지에 따른 사업 시너지를 따져보더라도 BC카드보다 KT 이익이 크다. 2022~2025년 3분기까지 BC카드가 케이뱅크로부터 697억원, 케이뱅크가 BC카드로부터 824억원 매출을 거뒀다. KT와 그 계열사들은 케이뱅크로부터 810억원 매출을 올렸다. 반대로 케이뱅크가 거둔 매출은 9억5000만원 뿐이었다.

KT가 손자회사인 케이뱅크 상장을 돕기 위해 자회사인 BC카드를 활용하고 이에 따른 사업적 이익을 불균형하게 가져가는 구조다.

문제는 BC카드가 KT 100% 자회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KT가 갖는 BC카드 지분은 69.54%다. 나머지 BC카드 소액주주들은 케이뱅크 및 KT 주주들과 나눠 가질 이익을 위해 FI 수익 보전을 독박 쓸 이유가 없다.

케이뱅크 FI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한 책임도 BC카드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 케이뱅크 경영권을 BC카드가 쥐고 BC카드 경영권을 KT가 가져 케이뱅크 경영권 실질 역시 KT에 가깝다. 애초 KT가 기존 케이뱅크 최대 주주였다가 대주주 적격 이슈 등으로 자회사인 BC카드를 동원한 것이 현재 지분 구조에 이른 배경이다.

● 누구도 설명하지 않은 중요 계약 변경, 소액주주 '깜깜이' 위험

이런 계약이 진행되는 동안 각 사 주주는 해당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KT와 BC 카드, 케이뱅크 모두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당사자인 BC카드 관계자는 공시 판단 등과 관련해 “법과 제도에서 정한 절차를 충실히 따랐다”고 말했다.

업계 반응은 다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와 BC카드가 케이뱅크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했다면 케이뱅크 상장을 위해 케이뱅크 주주들에게 BC카드가 진행한 현금 보상은 공시해야 하는 특수관계인 간 내부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에서 정확히 살펴봐야 알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고시 등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을 위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제공한 100억원 이상 자금은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대규모 내부거래에 해당한다.

이미 공시한 사항 중 주요 내용을 변경하고자 할 때도 그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BC카드는 2021년 케이뱅크 FI들과 주주 간 계약을 맺을 당시 해당 계약을 주요 사항 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KT 역시 당시 분기 보고서에서 해당 계약을 경영상의 주요계약으로 공시했다. 이후 계약 본질이 바뀌었는데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이다.

케이뱅크 손실 보전 1100억원은 지난해 3분기까지 BC카드 누적 순이익 1355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KT 3분기 순익 3915억원에 비해서도 작지 않다. 해당 액수가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따라 급격한 실적 변동 공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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