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ROE 밀리는데 멀티플은 카뱅 위… '거품 우려' 씻을 한 방 있을까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경쟁사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수익성에도 더 무거운 몸값 업계 "성장 스토리 유지할 대안 네러티브 강화해야"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동등한 상대가치로 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네이버 협력을 강화하는 업비트 이탈 가능성 등에 대한 대안 네러티브 구성이 가치 정당화 관건으로 떠오른다.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와 동등한 상대가치로 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네이버 협력을 강화하는 업비트 이탈 가능성 등에 대한 대안 네러티브 구성이 가치 정당화 관건으로 떠오른다.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에 재도전하며 최대 3조8541억원 몸값을 제시했다. 비교군인 카카오뱅크보다 낮은 자기자본순이익률(ROE)과 순이자마진(NIM)에도 더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하면서 밸류에이션 적정성에 의구심을 낳는다. 희망 공모가 하단이 재무적 투자자(FI) 내부수익률(IRR) 보장 한도와 맞닿은 점도 시장 가치보다 '투자자 회수'를 우선했다는 지적을 부르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라쿠텐뱅크와 비교한 몸값, 수익성은 딴판

23일 케이뱅크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산출한 희망 공모가 범위(8300~9500원)는 카카오뱅크와 일본 라쿠텐뱅크 평균 PBR 1.80배를 기초로 한다. 이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PBR(약 1.54배)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단순 배수가 아닌 핵심 수익 지표다. 지난해 3분기 연 환산 기준 케이뱅크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49%. 카카오뱅크(7.57%) 대비 1.08%p 낮다. 은행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022년 2.51%에서 1.38%로 떨어졌다. 카카오뱅크(1.93%)와 이자 이익 창출 역량도 벌어진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공모가 하단인 8300원이다. 이는 최대주주인 BC카드가 과거 FI들과 맺은 계약 조건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케이뱅크 최대주주 BC카드는 케이뱅크 공모가가 FI들의 기대 수익률(IRR 8%)에 미달하면 최대 1100억원 차액을 보상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희망 하단에 보상액을 산입하면 정확히 FI 회수 기준점에 부합한다. 이는 기업 본질 가치(Intrinsic Value)보다 FI 수익 보장을 위해 공모가 가이드라인이 설정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강점인 성장성은 업비트 이탈 우려에 흔들…대안 네러티브 절실

유일한 강점이었던 성장성도 지속 가능성 시험대에 올랐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에 비해 규모가 작은 만큼 성장률 서사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 연 환산 기준 총 자산 증가율이 35.73%로 카카오뱅크(19.03%)를 큰 폭 웃돌았다.

관건은 그 기반인 수신 기능이다. 지금까지는 업비트가 성장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케이뱅크 수신 잔액 24.6%가 업비트 제휴를 통해 나왔다.

현재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인한 예치금 이자 비용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업비트가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네이버와 관계가 두터운 하나은행을 두고 케이뱅크를 계속 택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 본연 사업도 쉽지 않다. 정부와 금융당국 기조로 대출이 활발해질 가능성은 적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을 강하게 조이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시장금리도 하방 압력을 받아 예대마진 축소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업비트 이탈과 대출 축소 우려를 해소할 대안 네러티브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케이뱅크가 내세운 대안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과 테크 플랫폼 강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에서 피벗하게 해줬던 타깃 대출을 꾸준히 가져가면서 IT 성장성을 입히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경기 민감도가 높고 규모의 한계도 있다. 테크 플랫폼 강화 전략 역시 카카오뱅크가 선점한 시장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한다.

시장은 이보다 더 실질적이고 강한 서사를 원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내놓은 비전은 '카카오뱅크보다 케이뱅크'라는 구호를 정당화하기에는 너무 미시적이거나 추상적"이라며 “상장 이후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헛되이 놀릴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공모가 하단 이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다음달 4~1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결정한다. 같은 달 20~21일 일반 청약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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