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레이저 장비 기업 액스비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둘러싼 의문이 커진다. 법인세 정산 효과·재고 구조에 따른 수익 괴리 위험을 PER 평가법이 한층 키운 모습이다. 상장 후 '빅베스(Big Bath)'에 따른 주가 급락 단초가 될 수 있는 위험이다.
●장비 제조사 문법 깬 PER 적용, 차입금 의존 가렸나
12일 액스비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은 액스비스에 이례적인 평가법을 적용했다. 레이저 장비 제조 기업인데도 EV/EBITDA 대신 주가수익비율(PER)을 선택했다.
장비 제조 기업은 고정자산 감가상각비 비중이 커 이를 배제하는 EV/EBITDA를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주관사는 EBITDA가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비용이 많은 산업에 유용하다면서도 액스비스 가치 산정에는 적정하지 않다고 기재했다.
이는 주관사 과거 기준과 배치된다. 지난해 상장을 시도한 파인원에 미래에셋증권이 EV/EBITDA를 적용했을 당시 판관비 내 상각비 비중은 5.9%였다. 액스비스는 이보다 높은 8.3%다.
부채 리스크에 민감한 EV/EBITDA 배제는 가치 상승 효과를 극대화했다. 액스비스 차입금 의존도는 40.76%로 유사 기업인 엠오티(35.3%), 코세스(0%) 대비 월등히 높다.
● 영업이익 앞지른 순이익… 세금 효과의 함정
본업 경쟁력보다 회계 처리가 두드러진 수익성도 EV/EBITDA 배제 효과를 키웠다. 액스비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에는 법인세 수익 3억6000만원이 포함됐다. 공모가 산출을 위한 실적 연 환산 과정에서도 법인세 1억4000만원을 추가 반영해 최종 연 순이익을 52억원으로 맞췄다.
그 덕분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전이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액스비스 누적 순이익은 45억원, 영업이익은 43억원이다. 유사 기업인 코세스(영업이익 143억원·순이익 110억원)와 엠오티(영업이익 34억원·순이익 23억원)가 영업이익보다 낮은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정반대다. PER은 순이익이 많을 때, EV/EBITDA는 영업이익이 많을 때 유리하다.
● 재고 쌓이는데 원가는 하락… '래깅'이 만든 이익률로 가치 평가
외상값을 못 받고 재고는 쌓이는 상황에서 수익성만 튀어 보이는 기현상도 가치 평가를 보탰다.
회사 자산 효율성 지표는 이미 악화 일로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2022년 3.57회에서 올해 3분기 1.89회로 반토막 났다. 재고자산 회전율 역시 2022년 5.70회에서 올해 3분기 4.65회로 하락했다. 둘 모두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돈다.
수익성 개선에는 회계와 현실 간 시간 격차에 따른 '래깅(Lagging)' 효과가 있다. 회사는 상장 직전인 지난해 대량 계약으로 원재료 가격을 낮췄다. 주 원재료인 레이저 가격은 2024년 2억1501만원에서 1억6148만원으로 24.8% 급락했다. 이는 2022년(1억7858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 결과 매출원가율은 2024년 79.30%에서 71.23%로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4.34%에서 12.30%로, 순이익률은 5.72%에서 12.94%로 급등했다. 비싸게 사둔 원재고가 쌓여 있고 싸게 산 원재료는 아직 투입 전인데 실적만 미리 좋아 보이는 구조다.
● 부실 요인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베스' 위험 고조
계약만 해둔 대량 원재료가 실제 쏟아져 들어올 때 수익성 악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털어내기 위해 빅베스를 진행하면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빅베스는 부실 요소를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 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전략을 뜻한다.
결국 기업 본질 가치와 무관한 세금 수익과 원가 착시를 제거한 성적표가 PER 기반 공모가 정당성을 즉각 훼손할 수 있는 구조다. 미래에셋증권이 평가한 액스비스 적정 주가는 1만5014원이다. 여기에 23.40~32.73%를 할인한 1만100~1만1500원이 희망 공모가다.
액스비스가 3분기 연 환산 대신 최근 12개월(LTM) 실적을 썼다면 원가와 세금 착시를 보정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과거 실적이 포함된 LTM 기준보다는 성장세가 본격화된 올해 실적 추이를 반영하는 것이 현재 기업가치를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이는 시장 친화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을 부각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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