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케이뱅크 희망 공모가 하단이 재무적 투자자(FI) 최소 수익률 보전 한도와 정밀하게 맞물린 것으로 나타났다. FI 차익실현과 대주주 경영권 방어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에서 기업가치가 결정된 모습이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케이뱅크뿐 아니라 KT 소액주주에도 번진다.
●BC카드, 1100억원과 경영권 트레이드… 지분 거래 효과 발생
15일 금융감독원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BC카드는 케이뱅크 상장 예비 심사 신청 3일 전인 지난해 11월 7일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등 주요 FI와 주주 간 합의서를 체결했다. 핵심은 FI의 내부수익률(IRR)이 8%에 미치지 못하면 BC카드가 그 차액을 1100억원 한도로 보전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앞선 주주 간 계약에서 설정한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을 무력화하는 합의다. BC카드와 FI는 2021년 투자 유치 당시 케이뱅크가 IRR 8% 이상 상장에 실패하면 FI가 BC카드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상장 시도에서는 없었던 조항으로 주주들이 케이뱅크 눈높이를 낮추면서 생겼다. 이번 IPO에서 공모가가 희망(8300원~9500원) 하단인 8300원으로 결정되면 IRR이 5%대에 불과하다. FI들이 드래그얼롱을 행해 BC카드가 경영권을 강제로 상실할 위험이 있는 형태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현금을 지급하면서 상장 직전 주요 주주 간 지분 거래와 유사한 효과를 얻은 셈이다.
●'남는 장사' 보장한 대가는 '소액주주 가치 훼손'
당시 FI는 현재 상장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확실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구조를 완성했다.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해도 최대 주주가 현금을 얹어 수익을 맞춰주기 때문에 위험이 극히 낮다.
문제는 이 부담이 고스란히 소액 주주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공모가부터 BC카드가 FI에 보전해 줄 수 있는 한도에 맞춰진 모습이다.
FI들이 주당 6500원에 매수한 1억 1153만 8464주 가치는 약 7250억원이었다. 여기에 4년 8개월간 IRR 8%를 적용하면 현가가 1조384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모가 하단 기준 가치는 9258억원으로 격차가 1126억원이다. BC카드가 보전해 주기로 한 1100억원과 사실상 같다.
공모가를 실제 기업가치보다 대주주와 FI 거래 금액을 맞추기 위해 설정했다면, 공모 주주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기업가치가 공정하게 평가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
●KT 주주가치도 훼손할 수 있는 중복 상장 구조
BC카드가 지분율 책임 범위를 넘어 떠안은 보전 책임은 KT 주주 자본으로 사모펀드 목표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결과로 이어진다. 케이뱅크가 KT 손자 회사이기 때문이다.
BC카드가 케이뱅크 지분 33.72%를 보유하고, KT가 BC카드 지분 69.54%를 갖는다. BC카드가 케이뱅크 FI에 건넨 1100억원 손실이 즉각 KT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구조다.
KT는 이 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의 경영권을 활용해 해당 손실을 충분히 메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KT의 소액주주들은 KT가 이를 만회할 때까지 이른바 '물릴' 수밖에 없다.
케이뱅크는 BC카드 1100억원 지출이 발생하는 희망가 하단에도 상장을 완수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가 희망 범위는 회사 스스로 설정한 적정 기업가치인 만큼 하단이 나오더라도 상장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훼손과 관련해 상장 심사를 진행했던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주 간 계약 내용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해당 계약이 KT 소액주주에게 주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개별 종목 심사 내용이라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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