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체면보다 실리 택한 공모가, 삼수생의 완주 승부수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공모 주식수 27% 축소, PBR 2.56배 → 1.8배 비교기업서 몸값 높은 미국·일본 은행 제외하고 라쿠텐뱅크 투입

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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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기업공개(IPO) 삼수' 출사표를 던진 케이뱅크가 체면보다는 실리를 택했다.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와 합의한 IPO 기한 마지노선이 코앞이라 물량과 가격을 다이어트하고 실적은 벌크업해 공모가 린매스업(Lean Mass Up)을 이룬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날 신고서를 제출해 오는 3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공모 일정을 시작했다. 다음달 4~1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정하고 같은 달 20~23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 가격 전략은 '다이어트'... 확 낮춘 공모가 밴드

이번 IPO 핵심으로는 '시장 친화적 가격 설정'이 꼽힌다. 케이뱅크 역시 최근 증시 호황에도 상장 철회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2024년보다 자세를 낮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물량 다이어트다. 케이뱅크는 이번 상장에서 6000만주를 공모한다. 이는 지난 2024년 제시했던 8200만주 대비 약 26.8% 줄어든 규모다. 구주 매출 비중을 50%로 유지하면서도 전체 물량을 줄여 시장 소화 부담을 덜어냈다.

가격도 대폭 낮췄다. 적용 주가순자산비율(PBR) 2.56배에서 1.80배로 눈높이를 조정했다. 희망 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에서 8300원~9500원으로 내렸다.

과가 발목을 잡았던 고평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바꾼 결과다. 2024년에는 카카오뱅크 외에 미국 뱅코프(Bancorp), 일본 SBI스미신넷뱅크 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번에는 '기업대출 비중 50% 미만' 기준을 추가하고 PBR 4배 이상 기업을 제외하는 등 기준을 정교화했다. 그 결과 기존 미국·일본 기업을 제외하고 일본 라쿠텐뱅크를 카카오뱅크와 함께 새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회사 측은 라쿠텐뱅크가 유통·통신 등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모델이 케이뱅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물량과 가격이 모두 줄자 7790억원~9840억원이었던 예상 공모금이 4980억원~5700억원까지 감소했다. 시가총액 역시 3조9600억원~5조원이었던 범위가 3조3700억원~3조8500억원으로 줄었다.

케이뱅크가 지난 신고서를 철회할 당시 수요예측에서 평가된 기업가치는 3조4500억원 수준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현재 희망 하단과 유사하다.

● 자본은 '벌크업'... 트레이너 교체 효과

회사 펀더멘털 개선에도 가격을 낮췄다는 점은 기업가치에 대한 근본적 인식 전환을 시사한다. 2024년 PBR에 적용한 자본총계는 약 1조9557억원(2024년 상반기 기준)이었다. 이번 재도전 시점(2025년 3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약 2조192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익 체력도 다졌다.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034억원을 기록했다.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1224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어도 꾸준한 자본 증가 흐름이다. PBR 평가법을 사용하는 은행주는 단기 실적보다는 자본 규모가 중요하다.

이런 변화는 상장 파트너 라인업을 교체하면서 나타났다. 기존 대표 주관사였던 KB증권과 메릴린치가 빠지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로 나섰다.

●포스트 업비트는 숙제.. 여전한 오버행 압력과 IPO 제도 개선도 부담

현재 투자자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업비트 제휴 지속 여부와 예치금 의존도 문제다. 최종 공모가 확정에는 케이뱅크가 구축할 '포스트 업비트' 내러티브가 키를 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이슈도 여전한 변수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 비중이 36.35%로 여전히 30%대 윗줄이다.

2024년과 달리 IPO 제도 개선 영향도 중요해졌다. 공모에서 락업(의무보유 확약)을 최소 15일이상 건 기관투자자를 40%이상 확보하지 못하면 주관사가 일정 물량을 떠안아야 한다. 대형주일수록 기관투자자 락업이 신중해지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보다 공모가 하방 압력이 거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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