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⑨주가 폭락…FI 차액보상에 급급했던 '손실전가형 밸류에이션' 공포

증권 | 안효건  기자 |입력

카카오뱅크와 달리 약 7% 폭락 KT가 만든 손실이 BC카드 거쳐 소액주주로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케이뱅크 주가가 상장 이튿날부터 폭락하면서 손실 위험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모회사 KT와 BC카드가 사모펀드(PEF)에 벌린 손이 소액주주 손실로 귀결되는 흐름이다. 정부 지원을 받아 키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이 개인투자자 등에 대한 손실 전가형 상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상장 이튿날부터 급락, 예견된 매도 시그널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가는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96%하락한 7750원에 마쳤다. 상장 이튿날 만에 공모가 대비 6.63% 급락한 것이다. 케이뱅크가 사업·재무가 유사하다고 꼽았던 카카오뱅크, 일본 라쿠텐뱅크와 대조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0.21% 오른 2만4100원에 마쳤다. 라쿠텐뱅크는 0.53% 내린 6015엔에 거래돼 보합세였다.

애초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케이뱅크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최근 3년 이내 상장 기준 첫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받은 코스피 종목은 케이뱅크뿐이다. 매도 의견이 극단적으로 적은 국내 증권사 리포트 관행으로 중립은 시장이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가계부채 총량규제와 중·저신용자 신용 대출 비중 목표로 인해 가계 대출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중소기업 대출이 성장 돌파구지만 금융기관 간 기업대출 취급 경쟁 심화 속에서 신규 여력만큼 빠르게 대출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케이뱅크 공모가를 결정하기 위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다수가 공유하는 의견이었다. 수요예측 락업(의무보유 확약) 건수는 전체 15.2%에 그쳤다. 84.8% 기관이 최소 15일 보유 확약을 걸지 않아 상장 당일부터 매도할 수 있는 상태다.

이마저도 수요예측 마감 직전 국민연금 참여설이 끌어올린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뱅크 락업에 참여했던 한 기관투자자는 "수요예측 마지막 날 국민연금이 6개월 락업으로 참여한다는 설이 퍼지면서 다수 기관이 판단을 바꿨다"며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늘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뿐 아니라 기관들까지 같이 물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케이뱅크와 연관성이 깊은 KT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주다. KT는 자회사 BC카드를 거쳐 케이뱅크를 지배하는 조부 회사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카드와 우리은행을 통해 각각 BC카드와 케이뱅크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

케이뱅크 고평가론 핵심으로는 모회사 빚과 맞물려 카카오뱅크보다 높은 가치로 평가한 공모가가 꼽힌다. 케이뱅크가 적정 주가에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80배로 카카오뱅크(1.54배)보다 높았다. 일본 라쿠텐뱅크 시장 조정 반영치(2.05배)과 카카오뱅크를 평균한 결과다.

케이뱅크 주식 상대가치가 카카오뱅크보다 높다는 주장인 셈이다. 실제 이날 기준 PBR은 케이뱅크 1.33배, 카카오뱅크 1.71배, 라쿠텐뱅크 2.97배로 나타났다.

해당 주장을 바탕으로 구한 공모가는 BC카드가 PEF 등 재무적 투자자(FI)에 진 빚과 맞물렸다. BC카드는 PEF 수익률 보장을 위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파생상품 평가 부채 1045억원을 적립했다. 그만큼 BC카드가 PEF에 약속한 수익률(IRR 8%)이 당시 주식 가치보다 높았다는 뜻이다.

이를 메꾸기 위해 BC카드는 이번 공모에서 PEF에 1100억원 한도 차액보상을 약속했다. 공모가 하단 8300원 기준 PEF 지분에 차액보상을 더하면 FI 수익률과 맞닿은 수준이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 가치보다는 FI 입맛에 공모가를 맞췄다는 의구심이 커진 대목이다.

주가 하락 점쳤던 차액 보상 계약 구조, KT부터 틀어졌던 공공성

BC카드가 정한 1100억원 보상 시점도 주가 상승보다는 하락을 점치는 형태였다. BC카드는 1100억원 보상 의무 확정 시점을 FI 엑시트가 아닌 공모가 결정 때로 정했다. 주가가 FI 엑시트 가능 시점까지 우상향하면 BC카드는 주지 않아도 되는 보상금을 주게 된다.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 BC카드는 이미 반영한 1100억원 외 추가 부담이 없다. 이후 하락 손실은 주주 몫이 된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케이뱅크 상장으로 일제히 BC카드가 재무 부담을 털었다고 평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7월까지 FI와 합의한 조건으로 케이뱅크가 상장하지 못하면 약 9200억원 이상 자금 소요가 발행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짚었다. 한국신용평가는 "BC카드는 지난해 6월 케이뱅크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신종자본증권 약 1000억원을 인수해 주는 등 지원 부담이 존재했다"며 "앞으로 케이뱅크에 대한 지원 부담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C가 소액주주를 통해 털어낸 위험은 애초 계열 정점에 있는 KT에서 출발했다. KT는 정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1호 타이틀을 받아 업계 선두로 나선 케이뱅크 대주주가 되려다가 실패했다. 앞선 KT 불공정 거래 행위 이력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대주주가 없어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케이뱅크 재무 부담이 불어났다. 그러자 정부는 KT 자회사 BC카드를 대주주로 올릴 수 있도록 우회로를 열어줬다. 대주주를 맡은 BC카드는 케이뱅크 지원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경영권 매각권 등을 걸고 FI 지분 투자를 받았다.

이 계약으로 인해 케이뱅크는 FI가 원하는 수익률을 맞춰주기 위해 수차례 상장을 포기해야 했다. 상장 비용 등도 KT나 BC카드가 아닌 케이뱅크 부담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축적한 손실이 현재 소액주주들로 이어진 것이다.

더 문제는 앞으로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주가에 암운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기관투자자는 "상장 3개월차 이후 풀릴 약 20% 물량에 대비한 하락 압력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한 번에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서서히 말라가는 소외주가 될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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