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에도 IPO·유상증자 뚝…정부 압박에 대기업 눈치보기까지

경제·금융 | 심두보  기자 |입력

1월 주식 발행 1082억으로 전월比 95.7% ↓..전년동기比도 85% 급감 '주가 누르기 방지법'까지…관망 심리에 공모시장 꽁꽁 채권 시장은 '역대급'…회사채 발행 전월比 31배 폭증

*구글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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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을 연출한 지난 1월, 기업들의 주식 발행은 오히려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저효과와 함께, 이른바 쪼개기 상장과 주가 누르기를 겨냥한 현 정부의 고강도 자본시장 개혁 압박이 대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의지를 꺾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6일 발표한 '1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 1월 주식 발행 금액은 1082억원으로 전월(2조4880억원) 대비 95.7% 급감했다. 1년 전인 2025년 1월(7394억원)과 비교해도 85.4% 줄어든 수치다. IPO는 795억원(2건)으로 전월의 5941억원(18건)보다 86.6% 감소했고, 유상증자도 287억원(2건)으로 전월(1조8939억원·16건)의 2%에도 못 미쳤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IPO가 89.1%(6494억원), 유상증자가 174.5%(182억원)씩 각각 뒤로 물러섰다.

표면적 배경은 기저효과다. 지난해 12월 한온시스템(9800억원)과 KDB생명보험(5000억원)이 잇따라 대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비교 기준이 크게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수치까지 동반 급락했다는 점에서 기저효과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고강도 압박이 기업들의 공모 심리를 직접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복상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공개 지목하며 강한 부정 신호를 보낸 것이 결정타였다. 실제로 LS그룹의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는 진행 중이던 IPO를 중도에 전격 철회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슈페리어에식스가 통신·권선 사업부문을 잇따라 분리해 설립한 회사로, 사실상 하나의 사업체를 쪼개 별도 상장하려 한다는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이 사태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계열사 상장 전반에 대한 보수적 판단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등 상장을 앞둔 대기업 계열사들도 일제히 긴장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해 이 대통령은 대주주가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해온 관행을 차단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추진도 공식화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에 이은 연속 압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친주주 정책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공모를 앞두고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대규모 증자나 상장보다 제도 변화의 향방을 지켜보겠다는 관망 심리가 공모시장 위축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공모시장 한파는 결국 채권시장을 역대급으로 달궜다. 기업의 자금 수요가 채권 시장으로 쏠린 탓이다. 일반회사채는 7조1765억원(59건)이 발행돼 전월의 2300억원(4건)보다 31배 이상 폭증했다. 새해 들어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만기연장(롤오버) 수요가 집중되는 연초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전체 발행물의 93.6%가 AA등급 이상 우량채로, 시장의 신뢰도를 방증했다. 기업어음(CP)도 46조8926억원으로 전월 대비 8.2% 늘었다.

최근 현 정부는 상속 등에 대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해온 관행을 차단하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 추진도 공식화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에 이은 후속 압박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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