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올해 첫 LS 계열사 기업공개(IPO) 주자인 에식스솔루션즈가 프리 IPO 투자에서부터 IPO 배수진을 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중복 상장 이슈가 있던 상황에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한 전략에는 해외 상장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 일부 소액주주가 요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길은 현실적으로 봉쇄된 상황이다.
● 상장 아니면 상환, 해외 상장 카드 커졌다
LS 관계자는 22일 "프리 IPO는 말 그대로 IPO를 염두에 두고 받았던 투자"라며 "풋옵션(매수청구권)까지 부여해 유치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프리 IPO처럼 자본금 변동에 대한 투자자 동의권과 적격 기업공개(Q-IPO) 조건이 있어 상장하지 못하면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비밀유지계약(NDA)으로 인해 언급하지 않았다.
해당 관계자는 "한국에서 안 되면 해외 상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다른 대기업 자회사들도 그렇게 하고 있고 해외 거래소의 제안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리 IPO 단계에서는 상장 실패에 대비해 주식 환불권을 붙인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흔하다.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를 거쳐 환불권을 뗀 보통주로 전환하는데 아직 전환하지 않고 상환권을 유지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복 상장 이슈로 한국 상장을 장담키 어려웠는데도 프리 IPO에 풋옵션 같은 안전장치가 없었다는 것은 애초 해외 상장 선택지가 갖는 무게감이 상당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해 1월 LS는 에식스솔루션즈 프리IPO 유상증자를 통해 미래에셋-KCGI컨소시엄에 지분 20%를 넘겼다. 신주 가치는 약 2억 달러(당시 기준 약 2900억원)였다.
적잖은 LS 계열사들도 에식스솔루션즈처럼 FI 투자를 먼저 받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 역시 줄줄이 해외 상장할 태세를 갖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한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끌어내야 하는 한국거래소에 상장 거부 부담을 가중하는 전략적 효과로도 이어진다.
● "IPO 절대 불가" vs "유증 현실성 이미 소멸"
이런 조건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해외에 기반을 둔 LS 증손자 회사로 한국에 공시하지 않는다.
FI 조건이 중요해진 이유는 액트가 요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현실성 때문이다. LS 소액주주 대표를 자처한 액트는 선진 자본시장에 맞게 중복 상장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식스솔루션즈 성장 자금이 필요하다면 IPO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액트 관계자는 “IPO는 LS 주주에게 가야 할 가치를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 주주에게 주겠다는 것”이라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LS 우산 아래 LS 주주가 성장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같은 주식을 같은 가격에 팔아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IPO와 유증은 결이 전혀 다르다.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한 뒤 성장하면 시장은 LS보다 에식스솔루션즈 주가를 먼저 올린다.
비상장 상태에서 유증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에식즈솔루션즈에 투자하기 위해 LS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투자자가 많아진다. 성장 가치가 LS 주주에게 더욱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여기서 관건이 현실성이다. 앞선 LS 관계자 언급처럼 FI 지분을 보통주 전환하지 않고 Q-IPO 조건에 따른 상환권을 유지한다면 에식스솔루션즈는 사실상 막다른 길이다. 추가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에 받은 3000억원 가까운 액수를 반납하는 선택지는 현실성이 제로에 수렴한다.
LS는 추가 유증에서 훨씬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기존 FI와 협상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설령 FI 동의를 받아 추가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IPO가 막힌 비상장사 유증에 참여해 수익 실현하는 길은 현실적으로 배당뿐"이라며 "참여 희망자를 생각해 봤을 때 고려할 수 없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FI 대신 장기 동행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도 여의치 않다. LS는 당장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고 이해 상충 우려도 해소해야 하는 SI 투자 유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 주주환원 대책에도 "가치훼손 반증"…뿌리 깊은 불신과 불통
LS가 대신 내건 방안은 자체 주주환원이다. LS는 지난해 1차 주주 간담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비롯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과 배당 확대 등을 공약한 상태다.
오는 29일 2차 간담회에서도 추가 파격 조건을 부여할 계획이다. LS 관계자는 "앞서 알려진 에식스솔루션즈 공모주 우선 배정을 비롯해 저희가 고민해 온 환원 대책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액트는 이마저도 기존 주주가 감내해야 하는 가치 손실을 반증한다고 주장한다. 상장을 대가로 한 주주환원 자체가 주주가치 훼손을 인정하는 셈인데 그 효과는 훼손을 일부 보정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액트 관계자는 “공모주 우선 배정은 주주 가치를 덜 꺼내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모주 배정 물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입장인지에 대한 물음에도 “20%를 덜지 50%를 덜지 문제"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중복 상장을 바라보는 근본적 시각차도 있다. 구자은 LS 회장은 지난해 “중복 상장이 문제라면 주식을 안 사면 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액트는 LS 자회사 연쇄 상장이 영구적인 LS 디스카운트 위험을 키운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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