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마다 몸값 2배씩 늘린 업스테이지…조 단위 상장 과제는? [업스테이지 IPO]

증권 | 입력:

1500억 → 3400억 → 7300억, 매 라운드마다 퀀텀 점프 프리 IPO, 비즈니스 스케일업, AI붐 유지 등이 조단위 기업가치 변수

|스마트투데이=심두보, 안효건 기자| C레벨의 리더십과 적기의 자금조달을 통해 압축 성장을 이루어 나가는 업스테이지의 기업가치가 얼마나 더 커질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월 초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업스테이지는 2026년 하반기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IPO에서의 몸값은 AI 산업에서 상당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급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지닌 기업의 첫 데뷔 무대이기 때문.

●매 투자 라운드마다 훌쩍 높아진 기업가치

2021년 9월, 업스테이지는 시리즈 A 라운드를 진행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SBVA, TBT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사제파트너스 등이 이 라운드에 참여했다. 당시 투자 유치 규모는 316억원이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한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Post-money valuation)은 1500억원이다.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은 투자금이 들어온 뒤 기준가치를 의미한다.

1500억원의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커지는 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딱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진행된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업스테이지는 약 3400억원의 포스트머니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시리즈 B 라운드에서는 SK네트웍스가 250억원의 상당한 자금을 투하했다. KT와 한국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등이 새롭게 투자자로 합류했다. 그리고 시리즈 A의 투자자들은 팔로우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다시금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늘어나기까지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25년 8월 진행된 시리즈 B 브릿지 라운지에서 업스테이지의 기업가치(포스트머니 기준)는 약 73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 라운드는 KDB산업은행이 리드했으며, 미국의 아마존과 AMD가 공동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프리 IPO·사업 확장·AI붐’ 삼박자가 관건

업계의 시선은 이제 상장 전 마지막 자금 조달 단계인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로 쏠리고 있다. 현재 7300억원으로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상장 시점에 1조원을 넘어 '유니콘' 반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 프리 IPO 단계에서 확실한 몸값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업스테이지가 지금까지 보여준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할 때, 프리 IPO 단계에서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지위를 확보하고 증시 입성을 시도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프리 IPO는 단순히 자금을 더 모으는 것을 넘어, 상장 직전 기관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성장성을 최종적으로 확인받는 리허설 무대와 같다. 특히 최근 벤처 투자 시장이 실적과 수익성을 깐깐하게 따지는 분위기로 돌아선 만큼, 이 단계에서의 성공적인 투자 유치는 공모가를 높이는 결정적인 지렛대가 된다.

몸값 상승의 핵심 동력은 역시 실질적인 사업 확장 성과, 즉 '숫자'다. 그동안의 투자가 업스테이지의 기술적 잠재력(Potential)에 대한 베팅이었다면, 앞으로의 기업가치는 이 기술을 얼마나 돈이 되는 비즈니스(Revenue)로 연결했느냐에 달려 있다. 업스테이지는 주력인 'Document AI' 솔루션의 공급 확대와 더불어, 자체 LLM '솔라(Solar)'의 API 과금 모델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화 곡선을 그려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업가치 퀀텀점프의 키(Key)가 될 전망이다. 시리즈 B 브릿지 투자에 참여한 아마존(AWS)과 AMD와의 협업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솔라'가 전 세계 기업에 판매되고, AMD의 하드웨어 인프라 위에서 효율성을 입증한다면,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 걸맞은 높은 멀티플(배수)을 적용받을 수 있다.

외부 환경인 'AI 붐'의 지속 여부와 시장의 옥석 가리기도 중요한 변수다. 생성형 AI 열풍이 초기 기대감을 넘어 실제 효용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업스테이지는 파라미터(매개변수)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성능을 극대화한 '경량화 모델(SLM)'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들의 AI 도입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트렌드와 정확히 부합한다. 이러한 시장 적합성(PMF)은 향후 기업가치 산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글이나 오픈AI 등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 심화는 넘어야 할 산이다. 이들과의 정면승부보다는 기업용(B2B) 특화 시장이나 온디바이스 AI 등 틈새시장에서 얼마나 확실한 기술적 해자(Moat)를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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