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펀드, 주목적 투자 의무 50%로 완화… 'GP 프렌들리' 미세 조정

증권 | 김나연  기자 |입력

정부 출자 축소 대신 운용 자율성 확대 푸드테크 7년 제한 폐지 등 규제 빗장 풀어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이 2026년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출자사업의 문턱 낮추기에 나섰다. 예산 당국의 요구로 정부 출자 비율이 줄어든 악재를 타개하기 위한 구조다. GP(운용사) 입장에서는 민간 자금 조달 부담이 늘었지만, 투자 집행의 자율성이 대폭 확대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농금원은 6일 2026년 정기 출자사업 설명회를 열고 구체적인 출자 구조를 설명했다.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농업 및 미래혁신성장 분야의 정부 출자 비율과 주목적 투자 의무 비율이 각각 50%로 조정된 점이다. 기존 60% 이상이었던 의무 투자 비율을 정부 출자 비율과 연동해 낮춤으로써, GP가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비목적 투자 여력을 전체 결성 금액의 절반까지 확보해 줬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철저한 '주고받기(Trade-off)'였다. 기획재정부 등 예산 당국이 정부 출자 비율 50% 하향을 전제로 예산을 배정하자, 농금원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의무 투자 비율을 과감히 낮춰 민간 자금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예산 확보의 일등 공신은 '스마트농업'이다. 현 정권의 핵심 국정과제로 지목되면서 펀드 결성의 명분이 됐다. 다만 자율성 속에서도 최소한의 정책 가이드라인은 존재한다. 김자영 농금원 투자운용본부 부장은 "스마트농업 펀드 내에서 '탄소중립 기업에 10억 원 이상'을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이 단서 조항을 놓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농식품 청년기업 성장 펀드의 운용 빗장도 풀렸다. 과거 100%에 달했던 주목적 투자 의무 비율을 올해 70%로 하향 설정했다. 나머지 30%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타 분야에 투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김 부장은 이를 두고 "운용사에게 30%의 숨통을 열어준 것"이라며 수익성 보완을 위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투자 대상 발굴의 어려움을 호소해 온 현장 목소리도 구체적으로 반영됐다. 푸드테크 분야 투자 시 발목을 잡던 '사업 개시 7년 미만' 요건이 전면 삭제됐다. 업력과 무관하게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투자가 가능하다. 창업초기(AC 전용) 펀드 역시 ▲AC 보육·투자 이력 ▲대표 39세 이하 ▲창업 7년 미만 등 3가지 요건 중 2가지만 충족하면 투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투자 섹터는 통합하고 수익률 기준은 방어했다. 심리적으로는 푸드테크와 그린바이오를 통합한 '미래혁신성장' 분야의 접근법을 새롭게 제시했다. 김 부장은 바이오 투자를 어렵게 느끼는 심사역들에게 "반려동물 다이어트 약이나 동물용 의약품처럼 친숙한 분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섹터 통합이 단순한 분류 변경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처 확대를 위한 조치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기준수익률은 재정 당국의 상향 요구(약 6%)에도 불구하고 특수목적 펀드의 난이도를 고려해 내부수익률(IRR) 2%로 동결했다. 펀드 청산 시 운용사가 성과보수를 수령할 수 있는 기준을 낮게 유지해 운용 유인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루키 운용사들에게는 '후속투자(Scale-up)' 분야가 등용문으로 제시됐다. 이미 투자를 받아 검증된 기업에 자금을 집행하는 만큼 소싱 리스크가 현저히 낮다. 농금원 측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실상 떠먹여 주는 기회이니 주저하지 마시라"며 신생 하우스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다만 'GP 프렌들리'한 정책 이면에는 강화된 책임론이 존재한다. 정부 출자 비율이 기존 최대 60%에서 50%로 일괄 하향되면서 GP가 조달해야 할 민간 자금(매칭) 부담은 늘었다. 200억 원 펀드 결성 시 민간 자금 필요액이 작년 80억 원 수준에서 올해 1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결성 시한 관리도 엄격해져 선정 후 최대 6개월(기본 3개월+연장 3개월) 내 결성을 완료하지 못하면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제도 완화 속에 숨겨진 '규제 리스크'도 주의해야 한다. 공고상 의무 비율이 50%로 낮아졌더라도, 관련 법령에 따른 '조합 등록 3년 내 농식품경영체 60% 투자' 의무는 여전히 유효하다. 농금원 측은 "주목적 비율 완화만 믿고 법적 의무 비율을 놓칠 경우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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