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휴머노이드를 집안에 들이는 시대가 빠르게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글로벌 로봇 산업계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은 피지컬 인공지능(AI)에 집중하며, 하이엔드(최고급)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축인 중국은 휴머노이드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공급망을 갖춰 제조 단가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이들 미·중 양강(兩强)의 패권경쟁 속 한국은 로봇 산업 저변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형 생존법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도 로봇 대중화 시대는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로봇 스토어’ 운영을 시작했다.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영등포점에서는 휴머노이드를 비롯해 반려∙돌봄∙교육∙취미 등 14종의 로봇 제품을 판매 중이다.
주요 전시 제품은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가 내놓은 휴머노이드 'G1'이다. G1은 이마트에서 3100만원에 판매 중이다. 수억 원을 호가하던 기존 연구용 휴머노이드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란 평가다.

G1은 걷기와 앉기, 일어서기, 좌우 회전, 팔다리 움직임 등 사람과 유사한 운동 자유도를 갖췄다. 360도 전방위 인식 시스템과 3차원(3D) 라이다 및 거리 인식 카메라를 장착해 더욱 똑똑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렇듯 상대적으로 싼 값에 중국산 휴머노이드를 한국 마트에서 장 보며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미국에서도 로봇 산업은 대중화를 목전에 둔 모양새다. 미국 테슬라는 지난달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옵티머스 3세대의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옵티머스 3세대는 성인과 비슷한 키 170cm, 몸무게 57kg으로 설계됐다. 2.3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으로 10~12시간 동안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 이는 공장의 일반적인 1교대 근무 시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성능이다.
이처럼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AI 소프트웨어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테슬라를 중심으로 로봇이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하는 ‘일반 로봇 지능’ 구현에 속도를 내는 게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다.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세워 하이엔드 휴머노이드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중국은 막강한 제조 인프라를 무기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과 가격 인하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배터리∙액추에이터∙감속기 등 상당량이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휴머노이드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집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휴머노이드 로봇 약 1만6000대 중 1만3000대가 중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치 기준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의 8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된 구조다.
문제는 한국이다. 미·중 경쟁 사이에서 한국은 제조 단가로는 중국을, 소프트웨어 기술로는 미국을 따라잡기 어려운 이른바 ‘넛 크래커’ 상황이다.
넛 크래커란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하는데, 한 나라가 선진국보다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지칭할 때 쓰인다.
한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의 저변이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고, 상용화 역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현대차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중심으로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리드를 점하는 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 현재 테슬라나 보스턴다이나믹스 모두 중국에 의존하지 않으면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직은 휴머노이드 산업에서 한국의 역량이 눈에 띄게 보이는 게 없다. 한국은 휴머노이드 산업 역량 자체가 미국과 중국에 비해서 상당히 떨어져 있다. 현재 정부에서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실적으로 증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형 휴머노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피지컬 AI 분야에 이해가 깊고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재 육성을 해야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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