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테이지 ‘중국산 택갈이 논란’ 직면… 7300억 몸값·IPO 가도 ‘분수령’ [업스테이지 IPO]

산업 |김나연 기자|입력

국책 사업에 中 모델 ‘택갈이’ 의혹에 기술 신뢰성 타격 우려 오늘 공개 검증… 유니콘 등극의 첫 번째 시험대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2026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질주하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이른바 ‘중국산 택갈이 논란’이라는 대형 암초를 만났다. 국책 AI 프로젝트에 제출한 주력 모델이 중국 기술을 가져다 부분적으로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면서다. 기업가치 1조 원 달성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기술적 독창성과 신뢰성을 증명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섰다.

지난 1일 고석현 사이오닉AI 대표는 링크드인을 통해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100B’가 중국 즈푸AI의 ‘GLM-4.5-에어’를 기반으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가 문제를 제기한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명백히 백지 상태(From Scratch)에서 자체 학습했다”고 반박하며, 이날 오후 3시 공개 검증회를 열어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택갈이 논란’의 핵심은 AI 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는 ‘레이어 정규화(LayerNorm)’ 가중치의 유사성이다. 쉽게 말해 AI 모델의 품질을 관리하는 ‘미세 조율 나사’(설정값)들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따지는 것이다. 사이오닉AI 측 분석에 따르면 솔라와 중국 GLM 모델의 이 설정값 유사도는 98.9%에 달한다.

고 대표는 이를 두고 “통계적으로 우연히 발생할 확률은 사실상 ‘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마치 건물의 골조(GLM)와 기둥 위치는 그대로 둔 채, 내부 인테리어(단어장 확장 등)만 바꿔 새 건물인 척하는 전형적인 ‘택갈이(리모델링)’ 모델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솔라 코드 내에서 GLM 개발진의 디버깅 코드가 발견된 점, 논란 직후 라이선스 표기가 수정된 점 등도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기술적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오픈소스 AI 전문가인 케빈 고(Kevin Ko) 씨는 “해당 분석은 통계 지표 해석의 오류”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반박의 근거는 ‘초기값 1점의 함정’이다. 통상적으로 AI 모델을 만들 때 이 ‘조율 나사(레이어 정규화)’의 초기값은 대부분 숫자 ‘1’에 가깝게 맞춰놓는다. 솔라든 GLM이든 모든 나사가 1 근처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방향성만 비교하면 필연적으로 비슷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는 마치 서로 다른 두 학생의 시험 점수가 똑같이 100점이라고 해서, 답안지를 베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실제로 케빈 고 씨가 평균값(1점)을 제거하고 ‘구체적인 문제 풀이 과정(중심화된 코사인 유사도)’만 비교한 결과, 두 모델의 유사도는 ‘0’에 가깝게 떨어졌다. 겉점수는 같아 보였지만, 실제 내부 작동 방식은 전혀 달랐다는 의미다. 이번 사안과 무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델조차 기존 방식으로 분석하면 중국 모델과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점도 ‘택갈이설’을 반박하는 근거가 됐다.

업계는 이번 검증 결과가 업스테이지의 기업가치 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2021년 1500억 원이었던 몸값을 지난해 8월 시리즈 B 브릿지 투자에서 약 73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불과 4년 만에 5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아마존(AWS), AMD 등 글로벌 빅테크가 주주로 참여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점이 주효했다.

시장은 업스테이지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단계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등극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이번 ‘택갈이 논란’은 몸값 상승의 핵심 전제인 ‘기술적 해자(독보적 기술력)’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벤처 투자 시장이 실적과 수익성을 깐깐하게 검증하는 기조로 돌아선 만큼, 기술적 의구심 해소는 필수적이다.

업스테이지는 이날 검증회에서 학습 로그와 데이터를 전면 공개해 논란을 불식시킨다는 계획이다. 경량화 모델(SLM) 전략으로 글로벌 틈새시장을 공략 중인 업스테이지가 이번 파고를 넘고 2026년 국내 대표 AI 상장사로 안착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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