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자율주행차 기술이 고도화하는 국면에서 현대차그룹의 관련 경쟁력이 글로벌 리딩 업체 대비 뒤처져 있다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율차를 더 쉽게 운행할 수 있게 하는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 인력 확충 등의 보완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최근 나이스신용평가가 발표한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 속에 현대차그룹의 향방은?’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은 업계 선두 회사들에 비해 3~4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이렇게 전하면서 관련 기술 규제와 가격 접근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는 자율주행 기술이 현대차의 국내외 자동차 판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문제는 앞으로다. 보고서는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여 중장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판도를 분석할 때, 업계에선 자율주행 기술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단연 미국을 꼽는다.
대표적인 회사는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사업부인 웨이모다. 이 회사는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6개 도시에서 주당 40만 회 이상의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더와 라이다(LiDAR), 카메라를 활용한 멀티 센서 방식으로 운전자 없는 주행을 전제로 설계된 택시다.
테슬라도 빼놓을 수 없다. 테슬라가 웨이모와 구별되는 점은 카메라 중심의 비전 기반 자율주행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통해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주행한다. 실제 주행 상황에서 학습해 지속적으로 자율주행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중국 20여개 도시에서 운행 중이며, 샤오펑은 고속도로와 도심 자율주행 시스템 ‘XNGP’를 상용화해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활용하고 있다. 또 모멘타는 벤츠와 협업해 글로벌 기술 신뢰도를 확보했고, 향후 우버와 손잡고 유럽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도 미국, 중국권의 선두 업체와 비교한 자율주행 기술의 열세를 인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열린 한 행사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이 늦은 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이 자율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소프트웨어를 혁신할 연구개발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느냐도 의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자율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카메라, 라이다 등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을 운행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주요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현대차그룹의 투트랙 방식 자율주행 기능 개발 움직임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모듈러 방식과 범용성이 높은 엔드투엔드(E2E) 방식으로 구분한 투트랙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중에서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합작해 설립한 ‘모셔널’이 모듈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모듈러 방식을 통해 라스베가스 등 미국 일부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듈러 방식이란 인지, 판단, 제어 등 자율주행의 각 기능(모듈)을 개별적으로 개발하여 연결하는 전통적인 단계별 구조 방식이다. 웨이모도 이 방식에 해당한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 관련 자회사인 포티투닷은 E2E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 소비자용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 제공을 목적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E2E 방식이란 센서로 입력된 데이터에서 최종 제어 명령까지 하나의 거대한 인공지능(AI) 신경망이 통합 처리해 학습하는 최신 방식이다. 테슬라가 자사 자율주행 기능에 이 방식을 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모셔널의 모듈러 방식과 포티투닷의 E2E 방식을 투트랙으로 개발하는 정책이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자율주행 기술은 나눠서 개발하는 것보다 하나로 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셔널이 한국을 빼고 미국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을 하는 이유가 한국의 규제 때문이다. 한국은 규제가 많아 자율주행 차량을 운행하기 위한 데이터가 없는 것이 문제이며, 정부가 나서 정책을 바꿔 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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