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복상장 불가론'을 키우면서 정면에 선 HD현대로보틱스와 HD현대 그룹에 대한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 기조에 맞춰 자회사 상장을 포기한 다른 대기업과 달리 대규모 주관사단과 상장 계획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기업공개(IPO)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 중복상장 지적 이후 관련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민주당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는 전날 전체 회의에서 중복상장 방지를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코스피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LS 그룹 에식스솔루션즈를 직격한 이후 10여 일 만이다. 해당 지적 직후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심사를 철회했다. 여타 자회사 상장 계획 역시 사실상 중단 상태다. SK그룹도 SK에코플랜트 상장을 포기하고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정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HD현대 그룹이 당국 기조 극복에 정면 도전하는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HD현대로보틱스는 프리 IPO 밸류만 1조8000억원에 IPO 밸류 5조원 이상이 거론되는 대어다. 주관사단에도 UBS,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사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구조적으로도 에식스솔루션즈보다 중복상장 논리에 강하게 묶인다. HD현대로보틱스는 모회사 성장 사업부를 인위적으로 떼어내 만든 물적 분할 회사다. 태생이 전형적인 대기업 쪼개기 상장 모델에 가깝다. 사업 성과와 성장성을 자회사로 이전해 모회사 주식 가치 희석이 뒤따르는 모델로 지적된다.
이와 달리 에식스솔루션즈는 외부 자산을 내부화한 구조다. 자회사를 통해 해외 기업인 슈페리어 에식스를 인수하고 핵심 사업부를 국내 상장시키는 전략이었다. 사업부를 인위적으로 떼어냈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도 모회사 가치 이전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지배구조 역시 모회사와의 밀착력이 에식스솔루션즈보다 강하다. LS는 에식스솔루션즈 증조부 회사다. 사이에 LS I&D와 슈페리어에식스라는 두 다리를 거쳐야 한다. HD현대로보틱스보다 모회사가 지배력 행사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다.
HD현대 그룹에서는 장혁진 HD현대중공업 전무가 HD현대사이트솔루션과 HD현대로보틱스 이사를 겸직했다. 모회사 의사가 자회사에 지속 반영되는 구조다. 실질 지분율로 보더라도 HD현대가 보유한 HD현대로보틱스 지분율(81.8%)이 LS가 가진 에식스솔루션즈 지분율(75.1%)을 웃돈다.
시장 성격 면에서도 HD현대로보틱스는 에식스솔루션즈보다 모회사와 접점이 넓다. 에식스솔루션즈는 해외 매출이 주력으로 국내 시장과 분리된 구조를 형성한다. HD현대로보틱스는 국내 매출이 70%를 웃도는 수준으로 내수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HD현대는 "LS 실적에서 에식스솔루션즈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HD현대 실적에서 HD현대로보틱스가 갖는 비중이 작고 HD현대로보틱스 상장으로 모회사 가치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실적 측면에서는 멀티플만 높은 로보틱스 사업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중복상장 여부 판별에서 시장에서 평가하는 미래 가치를 떼고 봐야 한다는 논리에 가깝다. 이 논리가 정부·여당 중복상장 불가 논리를 꺾을 수 있을지가 IPO 성패 핵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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