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진행한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후폭풍이 가시질 않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상장 이후 랠리를 펼치면서 수익 기회가 원천 봉쇄됐다는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미국 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는 16일 거래에서 전일보다 4.83% 상승한 201.80달러에 정규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주가는 공모가 135달러보다 49.48% 높아졌다.
16일 장중에는 22.64달러까지 급등하면서 한 때 글로벌 시가총액 4위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진행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던 개인과 법인 전문투자자라면 수익을 날렸다는 허탈감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금전적 보상 검토'를 언급한 탓에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보상 규모로 만회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0주 사태가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의 갑질과 함께 고환율에 놀란 금융당국의 긴장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스페이스X의 글로벌 인수단에 참여할 공모물량으로 50억달러 어치를 신청했다.
스페이스X가 IPO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던 750억달러의 6%를 넘는 규모다.
미래에셋증권에선 국내 개인투자자 대상 공모까지 진행해 최대한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개인투자자 역시 미국 주식 매매에 익숙한 만큼 물량 소화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 공모절차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은 무산됐고, 미래에셋증권은 사모 방식으로 눈을 돌려 개인 전문투자자와 기관 상대 청약으로 방향을 바꿨다.
참여 범위가 좁혀지면서 기대 공모물량의 규모도 대폭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일 3억달러, 8일 2억달러 한도로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했고, 스페이스X 상장 직전 기관대상 청약 역시 같은 규모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0억달러로 당초 신청 물량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게 됐다.
이에 비해 이웃 일본은 공모 방식으로 진행, 총 62억달러의 청약실적을 냈다. 일본에 비해서는 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페이스X IPO의 글로벌 전체 공모청약액은 2500억달러(381조원)를 넘길 정도로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서다.
결국 우리나라와 일본은 당초 둘 다 3억달러어치를 배정받기로 돼 있었으나 실제 손에 쥔 것은 일본은 22억달러, 한국은 0달러였다.
스페이스X 주식을 달라고 아우성치는 판국이니 골드만삭스는 입맛대로 배정권한을 휘두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내 지위는 물론이고 골드만삭스의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한국이 일본보다 열위에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골드만삭스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청약 규모가 작다는 합리적 근거도 손에 쥔 상황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이 50억달러에서 10억달러 정도로 규모를 대폭 축소한 데에는 당국의 환율 우려가 알게모르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모 청약일 경우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규모를 굳이 줄일 이유가 없었다. 투자 열기가 대단했던 상황에서 의외의 규모 축소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4월 동안 1400원대 후반을 유지하다 5월 중순부터 1500원을 터치하기 시작했고,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 5월말부터는 눈에 띄게 상승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가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포트폴리와 관리 차원에서 이들 주식을 매도하면서 환율을 끌어 올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이 전문투자자대상 청약을 시작한 지난 5일에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562원을 터치할 정도였다.
금감원은 전문투자자 대상 청약 첫날이었던 지난 5일 미래에셋증권 현장점검을 시작했고, 9일부터는 검사로 전환해 환율 변동성 및 투자 위험성 안내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만행'에 가까운 배정정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청약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라며 "환율이 금융위기 때와 비슷할 정도로 치솟으면서 금융당국도 달러가 빠져나가는 스페이스X 청약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이것이 물량 축소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금전적 보상과 관련, 청약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에게 경과이자 수준의 보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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