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혈통은 다르다"...오너·전문경영인 보수 체계 ‘이중구조’ 논란

산업 | 이재수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고액 연봉 구조를 둘러싸고 ‘보수 체계의 형평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동일하게 여러 계열사에서 직책을 맡고 있음에도, 오너일가는 계열사별로 보수를 나눠 받는 반면 일반 임원들은 단일 연봉 체계를 적용받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오너일가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7억 원 수준으로 일반 직원 평균(약 1억 원)의 27배에 달했다. 일부 오너의 경우 직원 대비 100배를 넘는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 백억대 보수...직책 걸친 각 계열사에서 연봉 수령

재계에 따르면 오너일가는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서 대표이사·사내이사 등의 직책을 동시에 맡고, 각 회사에서 직급에 맞는 보수를 개별적으로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한화, 한화솔루션 등 5개 계열사에서 총 248억4100만 원을 수령해 오너 보수 1위에 올랐다. 김회장은 지주사인 한화에서 받은 50억4000만원을 포함해 △한화솔루션 50억41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50억4000만원 △한화시스템 50억4000만원 △한화비전 46억8000만원 등 각 계열사에서도 별도의 보수를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호텔롯데 등 7개사에서 총 191억 3400만원의 보수를 지급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총 174억 6100만원을 수령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에서만 90억1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기아 54억, 현대모비스 30억 6000만원 등 다수의 계열사에서 급여를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SK에서 35억원,SK하이닉스에서 급여와 상여등으로 47억5000만원을 받아 총 82억5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그룹 전체에서 157억여원을 수령했다. 조회장은 지주사인 효성에서 급여와 상여를 합쳐 총101억 9900만원을 받은 것을 포함해 효성중공업에서 상여로 25억원, 효성티앤씨에서 24억3천800만원, 효성ITX에서 5억9천800만원 등을 수령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지주사인 CJ에서 138억 2500만원, CJ제일제당에서 39억1800만원 등 총 177억 4300만원을 받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칼에서 61억 7600만원, 대한항공에서 57억 500만원, 진에어에서 17억1000만원, 아시아나에서 9억8718만원 등 총 145억 7818만원을 받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 이후 ‘무보수 경영’ 기조를 이어 오면서 보수를 한푼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CEO 스코어
출처=CEO 스코어

임원, 대표이사 3곳 겸직해도 연봉은 동일…"오너와 달라"

오너일가는 계열사별 보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총 보수를 확대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반면 일반 임원들의 경우 구조가 다르다. 여러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나 비상근 이사직을 맡더라도, 대부분은 한 회사 기준으로 연봉이 책정된다.

예컨대 한화그룹의 일부 임원들은 계열사 여러 곳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지만 급여는 주 소속 회사에서만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머지 계열사에서는 무보수 또는 최소한의 수당만 지급되는 구조다. 실제로 여승주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등 주요 방산·에너지 계열사에서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지만 급여 체계는 오너와 달리 한 개사 부회장 직급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 역시 유사한 구조다. 황윤언 부사장은 효성ITX를 기반으로 효성벤처스, 갤럭시아머니트리 등에서 비상근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으며, 김광오 부사장 역시 진흥기업을 중심으로 다수 계열사에서 이사 및 감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외에도 대다수의 그룹은 오너일가는 계열사별 보수를 모두 합산하는 반면, 전문경영인은 겸직을 수행하더라도 단일 연봉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 집단에서 계열사 3개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했었던 전문경영인은 “업무는 세 배로 늘었지만 보수는 한 계열사 수준이었다”며 "한 개의 직책을 맡든지, 5개를 맡든지 직책 수와 연봉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산정 차이는 공정성 문제

이처럼 동일한 겸직 구조에서도 보수 산정 방식이 다른 점을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에서는 오너 보수는 증가하는 반면 임직원 보수는 감소하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는 법적으로 허용된 구조지만 ESG 관점에서는 보수의 정당성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커지고 있어, 오너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보수 산정 기준 차이는 지배구조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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