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이 3일 오후 일제히 급락했다가 곧바로 반등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자극받은 결과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8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8% 내린 6439.49까지 급락했다.
불과 30분 전까지만 해도 6645.41포인트로 전일보다 1.26% 강세를 타고 있었다. 순식간에 3%포인트 넘게 지수가 곤두박질쳤다.
다행히 직후 급격한 내림세만큼 빠른 반등이 나타나면서 코스피는 'V'자를 그리며 상승해 전 거래일보다 0.26% 오른 6579.48로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후 2시까지 견조했던 기관 자금의 투매가 발생하며 장중 낙폭이 확대됐다"며 "투매를 유발할 만한 대내외적 변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관 수급 중 금융투자가 4000억원, 연기금이 약 1800억원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단 급락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취약한 시장 심리와 수급 여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비슷한 시간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대만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도 강세였던 흐름이 가파르게 꺾이며 급락했다가 곧 내림폭을 되돌리는 널뛰기를 보였다.
원인을 둘러싼 증권가의 해석은 아직 분분한 모습이지만, 일각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위험에 대한 우려가 일시적으로 부각된 데 따른 것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정오부터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157엔 중반까지 내렸다"며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이 장중 엔화 강세 때문에 이런 우려를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강세는 향후 미·일이 목표하는 추세적 기조지만 관건은 그 속도"라며 "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연구원도 "엔화 강세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우려한 일부 투자자들의 기계적인 매도가 있었으나, 이후 청산이 아니라는 해석도 공존하며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의 엔화 자금으로 달러와 같은 고금리 통화의 채권·주식 등을 운용하는 전략이다.
그런 까닭에 미·일 금리차 축소와 엔화 강세 등이 맞물릴 경우 투자한 자산을 매도하고 엔화를 다시 사들여 빚을 갚는 '청산'이 발생,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급격한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24년 8월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포지션이 급격히 청산됐을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8.8%, 11.3% 급락한 바 있다.
이날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일부 현지매체는 일본은행(BOJ)이 9월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더해 이란이 이날 쿠웨이트 미군 기지를 공격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중동 확전 우려가 재부각되자 엔화·금·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 이에 한국 증시에선 위험 회피성 차익실현이 확대됐고, 엔화 강세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 축소 경계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에선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약화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급등락이 나타나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늘 장중 급락에 대한 원인보다는 시장이 이토록 과민 반응한 이유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심이 생각보다 '발작'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증시는 대형주 쏠림에 갇혀있고, 금리 추이를 보며 거래량은 얇아졌고, 9월은 계절적으로 증시에 안 좋다 보니 일촉즉발의 상태에 있다"며 "투심이 극도로 악화해 있어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더 벌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들어 국내 증시에서는 호재가 발표되면 기계적으로 물량이 쏟아지는 일이 목격되고 있다. 삼성전기, 두산퓨얼셀, 알테오젠 등이 '셀온'의 희생양이 됐다.
수급 기반이 빈약한 탓에 추격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거꾸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수급 가뭄에 투자자들의 목이 타들어가고 있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