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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순위 25년 만에 비공개 전환

금융 |김세형 기자 | 입력 2026. 09. 03. 07:38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세계 순위 공개를 돌연 중단했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외환보유액 국제 비교에 전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2001년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 관련 항목을 사실상 비공개로 전환했다.

3일 한은에 따르면, 국제국은 이날 발표한 '8월 말 외환보유액'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매달 제공해온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자료를 삭제했다.

한은이 월별 자료에서 우리나라 세계 순위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2001년 당시 한은은 외환보유액 세계 1∼10위 국가명과 규모를 첫 수록했으며, 이후 지난달까지 배포 자료 말미에 전월 말 기준 주요국 외환보유액 규모와 함께 우리나라 순위를 공개해왔다.

한은은 이번에 이 항목을 제외하면서 자료 본문이나 별도의 설명자료, 브리핑 등을 통해 변경 사실이나 배경을 알리지도 않았다.

외환보유액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인식돼왔고, 한은은 오랜 기간 주요국과의 비교 자료를 정례적으로 제공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왔다.

앞으로는 외환보유액 순위를 파악하려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제공하는 기초 자료나 각국 중앙은행 통계를 일일이 찾아 비교해야 한다.

한은은 최근 외환보유액 순위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내부적으로 공개 실익을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순위는 작년 말까지 세계 9위를 유지했으나 올해 1월 10위, 2월 12위로 하락했다.

지난 5월 말에는 13위까지 밀렸다가 6월 말 다시 10위로 세 계단 뛰었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외환보유액을 대규모로 헐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선 것이 일시적 순위 하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대외 건전성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환율 변동이나 금 시세 등에 따라 순위가 크게 오르내리면서 불필요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게 한은 판단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 건전성과 무관한 외환보유액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자료 형식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공개로 돌린 시점은 외환보유액이 급증한 시점과 맞물리고 있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7월 말 4279억5000만달러보다 143억3000만달러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증가 폭으로, 종전 최대는 2009년 5월의 142억9000만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0월(4692억1000만달러)보다는 아직 400억달러 남짓 작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더해지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한은이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게 되면서 은행들이 남는 외화 자금을 대규모로 한은에 예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자산별로 유가증권(3870억7000만달러)이 70억7000만달러, 예치금(303억달러)이 71억7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특별인출금(SDR·157억7000만달러)이 6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3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금은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한다.

한은은 최근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용 실물 금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8월 중 추가 금 매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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