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인터뷰

②'국방 드론·대드론 정책'…대량 확보 넘어 실전전 운용 가능해야

국방부 드론·대드론 정책 방향 긍정적…K-LUCAS 발전 필요 ‘50만 드론 전사’ 조종교육 넘어 전술·전자전 훈련 병행해야 대드론 체계, 레이더·전자전 아우른 계층적·다층방어 시스템이 핵심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7. 21. 09:00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국군이 최근 드론·대(對)드론 역량 강화를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을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란 갈등에서 확인된 ‘저비용·대량생산 드론 중심의 새로운 전장(戰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드론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

이같은 우리 군의 전략은 지난 6월 26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정책에 따라 기존의 드론작전사령부는 해체되고 국방부 직속 조직인 국방드론본부가 만들어진다. 당초 한국군의 드론 작전 기능은 드론작전사령부가 통합 수행했고, 정책 수립과 전력 획득 등의 기능은 국방부 정책실과 군수관리관실 등에 분산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발전 정책에 따라 국방부는 드론 작전 기능을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각 군으로 이관하는 대신, 분산된 정책·지원 기능을 국방드론본부로 통합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드론·대드론 역량 강화를 위해 △드론·대드론 전력의 신속·대량 확충 및 획득제도 개선 △50만 드론 전사 양성 및 국내 드론산업 생태계 활성화 △전군 드론 작전 수행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근거리 정찰·소형 자폭드론 등 저가·소모성 드론 2만 대 이상을 확보하고, 한국형 장거리 자폭무인기(K-루카스·K-LUCAS)와 인공지능(AI) 기반 군집드론 전력화에도 속도를 낸다.

본지는 초대 드론작전사령관을 역임한 이보형 전 사령관(예비역 소장)에게 국방부의 이같은 드론 발전 정책에 대한 평가와 향후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었다.

李 전 사령관이 본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

이보형 전 사령관은 이번 정책이 드론을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인식하고, 전력 증강과 제도 혁신을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K-루카스를 중심으로 장거리 타격 드론 전력을 구축하려는 방향이 시의적절하다고 평하면서도, 어떤 구조와 운용 개념으로 전력을 발전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전 사령관은 K-루카스와 같은 표준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임무 특성이 다른 두 계열의 장거리 자폭드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하나는 위성통신과 데이터링크를 기반으로 하는 체공형 장거리 자폭드론, 다른 하나는 좌표항법 기반의 저가형 장거리 자폭드론이다.

위성통신과 데이터링크를 기반으로 하는 체공형 장거리 자폭드론 체계는 목표 지역 상공에서 장시간 대기하면서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탄도미사일 이동식 발사대(TEL), 장사정포 진지, 지휘통제시설 등 고가치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개념이다. 이는 적 방공망 후방 깊숙한 지역까지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분산형 정밀타격 능력의 핵심 전력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나 장사정포와 같이 위치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표적은 최초 탐지 이후에도 계속 추적하고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장거리 체공형 자폭드론은 목표 지역 상공에서 수 시간 이상 대기하며 표적이 노출되는 순간 즉시 공격할 수 있어 이러한 시간 민감 표적(Time-Sensitive Target)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이 전 사령관은 설명했다.

좌표항법 기반의 저가형 장거리 자폭드론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항법체계와 임무 프로파일을 적용해 대량 생산과 운용이 가능한 체계다. 개별 성능은 다소 제한적일 수 있지만, 낮은 비용으로 대량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적 방공망을 포화시키고 다축·동시 공격을 수행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이 전 사령관은 고성능 체공형 드론과 저가 대량형 드론을 표준 플랫폼 기반으로 함께 운용하는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 전략을 구축한다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장사정포 진지, 지휘통제시설 등 핵심 표적에 대해 동시다발적이고 입체적인 정밀타격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軍 50만 드론 전사 양성 위한 교육 및 훈련 과제는?

아울러 이 전 사령관은 ‘모든 장병이 드론을 제2의 개인화기처럼 운용한다’는 구상은 미래 전장에 대비하는 방향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봤다.

다만, 드론 보급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이를 실제 전투력으로 연결하는 교육·훈련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경기도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2026 합동화력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1일 실시된 합동화력훈련 미디어데이에서 정찰 드론들이 전장의 정보를 수집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는 경기도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2026 합동화력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1일 실시된 합동화력훈련 미디어데이에서 정찰 드론들이 전장의 정보를 수집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 전 사령관은 “전술과 연계된 통합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단순히 드론 조종법을 익히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소부대 전술과 드론 운용을 결합해 정찰, 표적 획득, 타격, 전투피해평가(BDA)까지 하나의 전술 체계로 운용하는 실전형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핵심은 '드론을 어떻게 조종하는가'가 아니라 '전투에서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익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자전과 재밍(전파 교란) 환경을 반영한 실전형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현대전에서는 재밍, GPS 스푸핑, 통신 두절과 같은 전자전 상황이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임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나리오 기반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평시에 경험하지 못한 환경은 실전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군별·병과별 맞춤형 교육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보병 소대원, 포병 관측수, 해군 함정 승조원, 공군 기지방어 요원, 해병대 상륙부대는 드론을 운용하는 목적과 임무 환경이 모두 다르다며, 획일적인 교육으로는 실질적인 전투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도 전했다. 이어 교육용 상용드론 6만 대 도입도 이러한 맞춤형 교육체계와 연계될 때 비로소 '모든 장병이 드론 전사'라는 목표가 실질적인 전투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드론작전사령부 → 국방드론본부 개편의 의미와 과제

이보형 전 사령관은 국방드론본부 신설에 대해서는 “초대 드론작전사령관으로서 개인적인 소회는 복잡”하다면서도 “국방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개편의 방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을 특정 조직의 전력이 아니라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각자의 임무와 작전환경에 맞게 운용하는 보편전력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현대전의 흐름과 우리 군의 작전수행체계를 고려할 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사진=본인 제공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사진=본인 제공

이 전 사령관은 국방드론본부 개편 시 두 가지 핵심 기능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국가차원의 전구(戰區)급 드론·대드론 작전 기획 기능이다.

작전 수행은 각 군이 담당하더라도, 북한이 드론·미사일·전자전을 결합한 복합 공격을 구사하는 상황에서는 전구 차원에서 드론·대드론 작전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조정하는 중앙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국방드론본부는 단순한 협조기구가 아니라, 전구급 드론·대드론 작전개념을 발전시키고 합동·연합작전 계획과 훈련을 주도하는 전략기획조직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또 그는 드론 전투 발전을 위한 테스트베드와 실증 플랫폼 기능 역할도 필요하다 전했다.

드론은 기술, 전술, 교리가 동시에 발전하는 대표적인 무기체계로 꼽힌다. 그래서 새로운 드론과 대드론 기술을 신속하게 시험하고, 실전적인 운용 개념을 검증하여 교리와 전력화로 연결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방드론본부는 다양한 실증사업을 기획·운영하고, 시험장과 훈련장을 개방하여 군·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상시 통합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는 전투 발전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는 게 이 전 사령관이 생각이다.

그는 “국방드론본부가 전략기획, 전투 발전, 기술혁신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는다면 우리 군의 드론 전력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드론도 중요하지만 드론 방어 역량도 중요…’대드론체계’란

‘대드론 체계(Anti-Drone System)’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대드론 체계란 불법 비행, 테러, 정보 유출 등의 위협을 가하는 드론을 전파탐지 레이더 및 광학 카메라 등으로 탐지·식별하고, 전파 교란이나 레이저 등으로 무력화하는 통합 방어 시스템을 말한다.

앞서 2022년 북한의 드론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 상공까지 진입하며, 국가안보를 위협하자 이를 막기 위한 대드론 체계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화시스템의 저고도 대(對)드론 체계 개념도.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의 저고도 대(對)드론 체계 개념도. 한화시스템 제공

이보형 전 사령관은 대드론 체계는 하나의 무기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레이더, 전자전, 요격드론,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 다양한 수단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계층적·다층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상용기술 기반의 소형무인기 대응체계를 전방과 국가 핵심시설에 신속히 배치해 저가 드론의 기습 공격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이와 함께 저비용 요격드론을 적극 활용해 고가의 지대공미사일 사용을 최소화하는 비용대칭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 지점에서 그는 중·대형 요격 드론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란의 샤헤드(Shahed)급과 같은 중형 자폭드론은 약 50kg 내외의 탄두를 탑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공중에서 충돌시키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체는 파괴되더라도 탄두가 폭발하지 않은 채 지상으로 떨어질 경우 심각한 2차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려면 단순 충돌형이 아니라 적절한 탄두와 신관을 갖춘 중·대형 요격 드론을 개발해 공중에서 안전하게 파괴하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파(HPM)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전력화해 대규모 드론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방어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인지형 전자전 능력을 대드론 체계의 핵심 요소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적의 재밍과 스푸핑, 주파수 운용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학습하고, 가장 효과적인 전자공격 및 전자방호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차세대 전자전 개념이다.

이 전 사령관은 미래 대드론 체계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 모습에 대해 “저가소형드론에는 전자전과 소형 요격드론을, 샤헤드급 중형 자폭드론에는 중·대형 요격 드론을, 대규모 드론 군집에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우선 적용하는 등 위협의 특성과 비용을 동시에 고려한 지능형 방어체계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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