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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조 OCIO' 기대 커졌지만…미래기금 97조, 수익률·유동성 충돌

총괄계정 여유자금 96.9조원...정책 필요하면 탄력 지출 국채 이상 수익률 추구하면서 재정 수요 대비한 유동성도 필요 하나증권 “안정화보다 전략투자 성격…금리 상승 압력 요인”

금융 |윤승재 기자 | 입력 2026. 09. 04. 15:19

|스마트투데이=윤승재 기자| 미래대응기금과 퇴직연금 기금화를 계기로 600조원에 육박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96조9000억원은 장기간 묶어두는 저축성 자금과 성격이 다르다. 국채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정책적으로 필요하면 꺼내써야 하는 만큼 수익성과 유동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4일 ‘2027년 예산안: 재정수지 개선의 역설’ 보고서를 통해 미래대응기금의 구조와 채권시장 영향을 분석했다.

재정안정·전략투자 성격 섞인 97조

2027년 미래대응기금 수입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계정에 52조9000억원을 배정한다. 이 가운데 실제 지출은 45조4000억원이고 7조5000억원은 각 계정의 여유자금으로 남는다.

총괄계정에서는 국채 신규 발행을 12조5000억원 줄이고 96조9000억원을 여유자금으로 적립한다. 사업계정에 남는 7조5000억원까지 합하면 전체 여유자금은 104조4000억원이다.

하나증권은 미래대응기금에 재정 안정화와 전략적 투자, 일반 재정지출의 성격이 혼재한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기금은 재정 안정화 기금과 저축형 국부펀드, 전략 투자형 기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재정 안정화 기금은 경기 호황기에 재원을 쌓고 침체기에 꺼내 쓰는 구조다. 유동성이 높은 저위험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한다. 저축형 국부펀드는 장기간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고, 전략 투자형 기금은 신산업에 집중 투자해 높은 위험과 수익을 감수한다.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결손에 대비한다는 점에서는 재정 안정화 기금과 닮았다. 반면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 투자하고 여유자금도 국채 이상의 수익률로 운용한다는 점에서는 전략 투자형 기금에 가깝다.

적립과 인출 기준도 일반적인 안정화 기금보다 느슨하다는 평가다. 추가세수를 산정할 때 지출을 제외한 수입만 보기 때문에 재정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도 기금이 적립될 수 있다. 여유자금은 세수 결손뿐 아니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분야에도 투입할 수 있다.

국채 이상 수익률과 유동성 확보 ‘딜레마’

운용 과정에서는 수익성과 유동성 사이의 문제가 발생한다. 재정 안정화를 우선하면 현금과 초우량채권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 반면 국채 이상의 수익률을 내려면 주식과 회사채 등 상대적으로 위험한 자산까지 투자 범위를 넓혀야 한다.

운용사가 장기·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면 정책 지출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손실을 감수하고 자산을 처분할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유동성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면 정부가 제시한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미래대응기금 96조9000억원을 안정적인 장기 OCIO 수탁고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하나증권은 미래대응기금이 재정 안정화 기금보다는 일반적인 추가경정예산이나 전략 투자형 기금에 가까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향후 2~3년간 세수 결손 보전보다 추가 재정지출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국채 순발행 줄어도 금리는 상승 압력

국채 발행 감소도 금리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국고채 순발행은 올해 109조4000억원에서 96조3000억원으로 13조1000억원 줄어든다. 수급에는 긍정적이지만 감소액은 국내총생산(GDP)의 0.4% 수준이어서 금리 방향을 결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오히려 대규모 재정지출과 미래대응기금의 탄력적인 지출 가능성을 금리 상승 요인으로 봤다. 경기 확장기에 세수를 재원으로 지출을 늘리면 성장과 물가를 자극하는 경기 순응적 재정정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대응기금이 잠재성장률을 높일지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성장동력 계정은 14조2000억원인 반면 청년과 교육·인재 계정에는 총 23조4000억원이 배정됐다. 지출 분야가 기존 재정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아 투자자들이 이를 잠재성장률 제고 재원으로 평가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국채 공급 감소만 보면 채권시장에 긍정적이지만 경기 부양과 재정 위험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금리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하나증권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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