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대한항공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6’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항공우주 기술 전략을 대거 선보였다.
문광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미래기술개발센터장은 이날 넥스트라이즈 컨퍼런스에 참여해 대한항공 무인 드론의 실전 진화와 기술 로드맵에 대해 발표했다.
또 대한항공은 전시장에서 무인 드론의 실전 진화 방향과 함께 지능형 관제, 자율형 조종, 지능형 유지보수 기술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항공우주 사업 역량을 제시했다.
전장의 하늘 바꾸는 무인 드론의 실전 진화
문광오 센터장은 이날 ‘항공 분야 Physical(피지컬) AI의 부상: 무인 드론의 실전 진화와 기술 로드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물리적인 활동력을 갖고 현실 세계와 작동하는 개념”이라며 “항공 분야에서는 사람의 조종 능력을 빌리지 않고 복잡한 비행을 스스로 수행하는 AI 파일럿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공산업이 본질적으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만큼 AI 도입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다만 방산 분야에서는 사정이 다르다고 봤다. 전장에서 실제로 AI 기반 항공·무인체계가 활용되고 있고, 그 속도 역시 빠르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은 AI 파일럿의 진화를 알파고 이후의 강화학습 발전 흐름과 연결했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인간 최고 수준의 판단 능력을 넘어선 이후, 항공 분야에서도 가상 공중전과 실제 항공기 탑재 시험을 거치며 AI 조종 기술이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AI 조종사가 베테랑 조종사와 교전했고, 이후 실제 F-16에도 AI 파일럿을 탑재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소개했다.
또 문 센터장은 특히 최근 전쟁에서 드론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초기 타격형 무인기는 상용 쿼드콥터 드론에 재래식 폭탄을 장착해 투하하는 방식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미사일과 유사한 자폭형 드론, 즉 로이터링 뮤니션(Loitering Munition)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한 달간 3만5000명씩 죽어 나가며, 이 사상자의 92%가 드론에 의해서 피해를 본 것이라 전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을 빼고는 전쟁을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드론은 전투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꾼 무기체계”라고 평가했다.
인간과 협업하는 전투기 CCA, 그리고 LLM 기반 전장 관리 시스템
문 센터장은 항공 무인체계의 다음 단계로 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를 제시했다. CCA는 인간 조종사와 협동해 작전을 수행하는 무인 전투기 개념이다.
그는 CCA가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임무와 비용, 생존성에 따라 중형급과 소형급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다고 봤다.
중형 CCA는 유인기와 함께 위험 임무를 수행하는 윙맨 역할에 가깝고, 소형 CCA는 처음부터 소모성을 전제로 저비용·대량 운용이 가능한 체계로 개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문 센터장은 AI가 항공기 안에 탑재되는 AI 파일럿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지상에서도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전장관리 AI가 정보 분석과 의사결정 지원의 속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위성사진, 정찰정보, 통신정보 등을 사람이 분석해 의미를 판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멀티모달 AI가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해 전장 상황을 수 분 내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LLM 기반 전장관리 시스템이 지휘관의 판단을 돕는 방식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지휘관이 자연어로 “반경 5km 안에서 위협이 되는 적 부대 활동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하면, AI가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위협도가 높은 표적을 식별하고 대응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문 센터장은 AI 무인전력의 확산이 기술적 장점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I는 사소한 오류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과도하게 반응할 수 있고, 사이버보안과 윤리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AI가 최종적으로 어떤 표적을 타격하고 사람을 살상하는 결과를 직접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의사결정 과정에는 반드시 사람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무인체계의 기술 개발은 성능 고도화뿐 아니라 물리적 성능 한계, 군사작전 규칙, 윤리적 기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가드레일’ 구축과 병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AI 기반 무인항공 기술 고도화…자폭형 무인기·CCA 개발 속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문광오 센터장은 대한항공도 지난해 AI 기반 전담팀을 만들어 AI 무인항공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정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자폭형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통신 두절이나 GPS 교란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영상 기반 항법과 자율비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항공기와 함께 작전 가능한 편대기 개발도 진행 중으로, 최근 지상 활주 시험을 마쳤고 연내 초도 비행을 추진할 수 있다고도 알렸다.
아울러 문 센터장은 대한항공이 임무에 따라 기체 전방부를 교체할 수 있는 개방형 아키텍처와 저비용·대량 운용이 가능한 소형 CCA 개념도 연구하고 있다며, CCA·타격형 무인기·통제 체계 등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항공우주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능형 관제·자율형 조종·지능형 유지보수 기술 선보여
문 센터장의 설명에 걸맞게, 이날 행사에서 대한항공은 미래 항공 산업을 선도할 첨단 전략 기술 전략을 대거 선보였다. △미래 도심 항공 교통의 핵심이 될 지능형 관제 △미래형 전투 체계의 기반인 자율형 조종 △스마트 MRO를 포함하는 지능형 유지보수 기술 등 3가지 분야로 나뉜다.

지능형 관제 부문에서는 통합관제 솔루션 ‘어크로스(ACROSS)’가 소개됐다.
대한항공은 하늘길의 신호등 역할을 하는 어크로스로 미래항공교통(AAM)을 운용할 수 있는 항공교통체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의 조속한 상용화와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자율형 조종 부문에서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전장을 통합 지휘하는 미래형 전투 체계를 선보인다.
대한항공이 개발 중인 저피탐 무인편대기와 아음속 무인표적기를 소개하고,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Anduril)과 공동 개발하는 AI 무인기의 시험 비행 영상을 대중에 최초 공개해 미래 전장 솔루션의 실증 성과를 소개했다.
대한항공은 군집 드론 전문 기업 파블로항공의 무인기 플랫폼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양사 공동 기술 실증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무인기들이 스스로 협력해 임무를 완수하는 군집 비행 및 자율 임무 기술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지능형 유지보수 영역에서는 로봇과 AI를 활용해 항공기 정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스마트 MRO(유지·정비·보수)’를 선보였다.
정비 대상인 항공기 상층부와 하부 외관을 인스펙션 드론과 지상 로버가 정밀하게 촬영하고, AI가 영상을 분석해 미세한 결함까지 찾아낸 뒤 정비사에게 즉시 알리는 결함 탐지 프로세스다.
이를 통해 산업 재해를 예방함은 물론 검사 시간을 기존 10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높였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정비 기술을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함께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댓글 (0)
댓글 작성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