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인터뷰

①전쟁·군사력 결정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드론 중심으로 軍 혁신해야”

현대 전장, 24시간 감시되는 ‘투명한 전장’으로 변화 한국군 공격·군집드론은 시작 단계…소부대 전술 통합 시급 北 ‘섞어쏘기’ 위협에는 AI 기반 ‘섞어막기’로 대응해야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7. 20. 13:56

오늘날 드론은 단순한 무기체계를 넘어 전쟁의 양상과 군사력 건설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전장의 투명화, 전술 단위까지 확대된 정밀타격, 그리고 비용 대비 전투효과 중심의 경쟁은 우리 군이 더 이상 기존의 개념과 방식에 머물러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제 중요한 것은 드론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드론을 중심으로 전력 구조와 작전개념, 지휘통제체계를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인터뷰 中

|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이란 간 갈등 고조로 인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드론은 현대전의 판도를 단번에 뒤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떠올랐다.

이에 본지는 항공, 드론 운용을 두루 경험한 전략 전문가인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예비역 소장)에게 현대전에서 드론이 갖는 의미와 한국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서면으로 물었다.

아울러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드론·대드론 전력 발전 정책’에 대한 제언을 들었다.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사진=본인 제공
이보형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사진=본인 제공

이 전 사령관은 드론 산업 최고 권위자다. 그는 방위사업청 헬기사업부장과 육군항공사령관을 거쳐, 우리 군 드론 전력 체계 구축을 주도한 초대 드론작전사령관까지 역임했다.

드론,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20일 이보형 전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역 분쟁을 거쳐 드론이 보조 전력을 넘어 현대전의 전장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키는 핵심 전력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변화를 △전장의 상시 감시와 투명화 △표적 획득 및 타격 시간의 획기적 단축 △전쟁의 비용 대비 효과(Cost-Effectiveness) 구조라는 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전선이 소형 정찰드론과 상용 드론을 개조한 저비용 무인체계가 대량으로 운용되면서 사실상 24시간 감시되는 '투명한 전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과거처럼 대규모 병력을 은밀하게 집결시켜 기습적으로 돌파하는 기갑 중심의 기동전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소부대 중심의 분산 배치와 위장, 신속한 기동을 기반으로 하는 생존성과 기동성 중심의 전술이 전장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표적 획득에서 타격까지의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정밀 타격 능력이 소부대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이 전 사령관은 “1인칭 시점(FPV) 자폭드론의 등장으로 소규모 부대도 자체적으로 표적을 탐지·식별한 뒤, 수 분 내에 전차, 자주포, 지휘소와 같은 고가치 표적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에는 특수부대나 일부 정예부대만 수행할 수 있었던 정밀타격 임무가 이제는 보병 소대급 부대에서도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라 설명했다.

전쟁의 비용 대비 효과 구조도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이 전 사령관은 역설했다.

드론 발사를 준비하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드론 발사를 준비하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전차가 수백만 원 수준의 FPV 드론 한 대에 무력화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고가 플랫폼 중심의 전력 건설만으로는 더 이상 전장에서 우위를 보장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고가의 핵심 전력과 저가·소모성 드론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전력 구조, 즉 '비용 대비 전투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력 운용이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전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이보형 전 사령관은 드론을 단순히 많이 보유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의 경쟁은 드론을 중심으로 군 전체를 얼마나 빠르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드론을 주변 전력으로 인식하는 군대는 미래 전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제언했다.

軍이 확보해야 할 드론 운용 방향과 개념은

이보형 전 사령관은 드론 전력의 발전 방향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비용의 비대칭성’과 ‘분산·자율 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래 전장은 적은 비용으로 높은 전투효과를 창출하고, 중앙 통제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전투체계를 구축하는 군대가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국군이 네 가지 과제를 가장 시급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봤다.

첫째, 소형 자폭드론과 FPV 드론의 대량 확보와 전술적 통합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FPV 드론이 전차와 장갑차는 물론, 포병과 지휘소까지 위협하는 핵심 타격수단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었다”며 “중요한 것은 보병 소부대가 이를 유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교리와 교육훈련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인공지능(AI) 기반 군집드론 운용 능력의 확보다. 군집드론은 다수의 드론이 자율적으로 협업해 임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전투 개념이다.

그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사례에서 보듯이, 군집드론은 적의 대드론 체계를 포화시키고 방어 자원을 소모시키는 동시에, 핵심표적에 대한 정밀 기습타격을 수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기반 자율 협업 알고리즘이 결합될 경우 임무 수행의 속도와 생존성, 그리고 전투 효과는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째는 유·무인 복합운용(MUM-T) 개념을 본격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드론이 단독으로 운용될 때보다 유인 전력과 긴밀하게 연계될 때 훨씬 더 큰 전투효과를 발휘한다며, 헬기와 전투기·전차와 보병·포병 등이 드론·로봇 등 무인체계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임무를 분담하는 전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네 번째로 그는 전방 무인화 방어구역(Autonomous Zone) 개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부전선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방 무인화 방어구역은 유인 병력을 전면에 배치하는 대신, 드론과 무인 플랫폼, 각종 센서망을 통합 운용하여 국경 지역을 상시 감시하고 적의 침투를 초기 단계에서 차단하는 새로운 방어 개념이다. 이는 적에게 접근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거부적 억제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우리 군 역시 이러한 개념을 접경지역에 시범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인 감시체계와 타격 자산을 전방에 집중 배치하면, 병력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감시의 연속성과 방어의 밀도, 그리고 즉응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며 “특히 병력 감소 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 군에게 전방 무인화 방어구역은 미래 국경 방어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南 vs 北…드론 역량 어디까지 왔나

이렇듯 현대전에서 드론의 역량은 핵심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한국군의 전반적 드론 역량, 그리고 북한군의 수준은 어느 정도로 차이가 나는지도 이 전 사령관에게 물었다.

이 전 사령관은 한국군의 드론 전력이 “감시·정찰 분야에서는 일정한 수준의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중·고고도 정찰용 무인기와 다양한 소형 정찰드론을 운용하면서 전장 감시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격형 드론과 AI 기반 군집드론 분야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다는 현실적인 평가도 내놓았다.

최근 다양한 정찰 및 자폭드론과 지상 및 해상 무인체계의 전력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입증된 수준의 대량 운용 능력과 전술적 활용 체계는 아직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많다고 봤다.

특히 그는 군집드론 역량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AI 기반 자율협업 알고리즘, 안정적인 통신체계, 전자전 환경에서의 생존성, 분산형 지휘통제, 그리고 실전 운용 경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군집드론 전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표적 탐지부터 식별, 공격 자산 배분, 타격까지의 전 과정을 AI가 실시간으로 지원하고, 킬체인(Kill Chain)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수준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세계적 정보통신기술(ICT)과 우수한 AI 역량, 경쟁력 있는 드론 산업과 방위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군집드론 전력을 구축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월 19일 평양 제60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보병·탱크(전차) 협동공격전술연습에서 무인공격기들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을 20일 방영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월 19일 평양 제60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보병·탱크(전차) 협동공격전술연습에서 무인공격기들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을 20일 방영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의 드론 역량도 국군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북한은 최근 몇 년간 드론 전력 증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드론 운용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 파병을 통해 현대 드론전의 운용 경험과 전술적 교훈을 직·간접적으로 습득했을 가능성은 우리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이 전 사령관은 경고했다.

그가 가장 주목하는 위협은 이른바 '섞어쏘기(Mixed Salvo Attack)' 전략이다.

이는 저가의 소모성 드론과 고성능 공격 드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공격 수단을 동시에 운용하여 방어체계에 과부하를 유발하는 복합 포화공격 개념이다.

이 소장은 “(북한의) 전략적 의도는 분명하다. 먼저 수백 대의 저가 드론을 투입해 방공체계를 포화시키고, 패트리엇이나 천궁-Ⅱ와 같은 고가의 요격 자산을 소모시키거나 대응을 분산시킨다. 이후 방공망의 취약 지점을 이용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로 공군기지, 지휘통제시설, 주요 기반시설 등 핵심 표적을 타격하는 것이다. 이는 개별무기의 성능보다 다양한 공격수단을 통합 운용하여 방어체계의 한계를 노리는 현대전의 대표적인 복합 공격 방식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섞어쏘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 전 사령관은 섞어막기(Mixed Layered Defense)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 기반의 비용효율적 계층방어(Cost-EffectiveLayered Defense)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다양한 위협을 혼합해 공격한다면, 우리도 드론, 전자전, 지향성 에너지 무기, 근접방공무기, 요격미사일 등을 위협의 종류와 위험도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비용으로 조합하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AI가 표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협 수준을 평가한 뒤, 가장 적합한 대응수단을 자동으로 선택·배분하는 지능형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무기를 더 많이 확보하는 문제가 아니라, AI 기반의 통합 지휘통제(C2) 체계와 전구급 복합방공 개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현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미래의 방공은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어떤 수단으로, 어떤 비용으로 막을 것인가'를 실시간으로 판단하는 지능형 의사결정 능력이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2편으로 계속〉

◆이보형 전 사령관 프로필= △육군사관학교 46기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참모장 △방위사업청 헬기사업부장 △육군항공사령관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준비단장 △초대 드론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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