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나기천 기자|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5일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노조가 실제 이를 결행할 경우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신 의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에게 전한 글에서 먼저 "최근의 회사 상황으로 주주와 고객은 물론 많은 국민들께서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사회 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실제 파업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태 악화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신 의장은 특히 "(노조 파업이)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의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국가 기반 산업인 반도체 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개발 및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신 의장은 파업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파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신 의장은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수백억 달러의 수출과 수십조 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GDP(국내총생산)가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제윤 의장은 노사 화합과 건설적인 관계 구축도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의 갈등이 앞으로 더욱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저도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문제를 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신 의장은 지난해 3월부터 삼성전자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신 의장은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뒤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의장, 외교부 국제금융협력대사 등을 역임한 국제 금융·재무 전문가다.

삼성전자 주주 측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파업 위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파업이 개시되어 회사의 핵심 자산이 훼손될 경우 주주들이 연대해 파업 참여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제3자 권리침해' 법리에 근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 경영진이 파업이라는 단기적 위협을 회피하고자 영업이익에 기반한 일률적인 '부당' 성과급 협약을 맺는다면 주주배당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경영진에게는 상법에 따른 '대표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경우 노조 측에도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해선 영업이익 비례 방식 대신 경제적 부가가치(EVA) 등을 적용하는 글로벌 스탠다드형 도입을 촉구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 없는 성과급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이 전망치처럼 300조원을 웃돌 경우 45조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다.
이는 2025년 삼성전자 주주배당액 약 11조원의 4배이자 지난해 전체 연구개발비 약 37조원까지 상회하는 규모라 논란이 커졌다.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노조 내부 갈등 상황도 표출되고 있다.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 간의 극명한 실적 격차와 이에 따른 성과급 불균형 가능성 때문이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이 지급된다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1인당 6억원에 달하지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가전·모바일 부문에는 한참 작은 규모의 성과급이 책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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