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윤승재 기자| SK바이오팜이 2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증권가의 밸류에이션 잣대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6일 발간된 5개 증권사 리포트 가운데 다올을 제외한 4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목표주가는 키움 12만원, 삼성·신영 13만원, 메리츠 14만원, 다올 15만원이다. 8월 5일 종가 8만2000원과 비교한 상승 여력은 46.3~82.9%다. 같은 실적을 보고도 목표주가가 25% 벌어진 셈이다.
“엑스코프리의 힘”…실적에는 이견 없었다
실적 평가는 한목소리였다. SK바이오팜의 2분기 연결 매출은 24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3% 늘었다. 영업이익은 56.9% 증가한 971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39.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854억원을 13.7% 웃돌았다.
미국 엑스코프리 매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2분기 미국 매출은 22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6%, 전 분기보다 13.5% 증가했다. 1분기 마일스톤의 역기저로 기타 매출이 줄고 마케팅·연구개발 비용이 늘었지만 엑스코프리의 높은 매출총이익률이 이를 흡수했다.
처방 지표도 개선됐다. 6월 월간 총처방건수는 4만9155건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미국 매출은 2억8450만달러로 연간 가이던스 5억5000만~5억8000만달러 상단의 49.1%를 채웠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은 3485억~3915억원이다. 키움이 가장 낮고 신영이 가장 높다. 고저 차이는 12.3%다. 하반기 처방 성장에는 이견이 적지만 일본 승인 마일스톤과 마케팅·연구개발비를 반영하는 정도가 달랐다.
경쟁약 영향은 2028년?…‘우려 과도’와 ‘불확실성 여전’
경쟁약에 대한 시각은 엇갈렸다. 메리츠는 프락시스의 보마트리진 임상 실패로 한 축의 위협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제논의 아제투칼너는 2027년 하반기 승인과 연말 출시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처방 영향은 2028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봤다.
키움도 제논의 허가가 2027년 하반기로 예상된다는 점을 들며 현재 주가에 반영된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다올은 엑스코프리의 차별화된 효능과 안전성, 적응증 확대가 처방 우위를 지지할 것으로 봤다.
삼성은 신중했다. 회사가 경쟁 우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임상 결과의 간접 비교만으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짚었다. 시장은 현재 실적보다 2028년 이후 경쟁약 침투 가능성을 먼저 할인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다올 15만원·키움 12만원…목표주가 상·하단 갈려
5개사는 목표주가 산정에 서로 다른 기준연도와 멀티플,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8년 추정 EBITDA에 미국 진출 피어의 평균 EV/EBITDA 24배를 적용한 SOTP 방식으로 목표주가 15만원을 유지했다. SOTP는 사업과 자산의 가치를 따로 산정해 합치는 방식이다. 산정 구조상 다른 보고서보다 먼 시점인 2028년의 이익 성장과 미국 진출 기업의 거래 배수가 기업가치에 반영됐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DCF 대신 2026년 3분기부터 2027년 2분기까지의 순이익에 상위 제약사 평균 12개월 선행 PER을 적용했다. PER 방식은 향후 1년 이익에 비교기업의 거래 배수를 적용해 주식가치를 구한다. 허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매우 낮아졌다”고 평가했지만, 적용 PER 배수와 DCF에서 전환한 구체적인 이유는 보고서에 명시하지 않았다. 목표주가는 14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2027년 EBITDA 4707억원에 국내 피어의 12개월 선행 평균 EV/EBITDA 21.2배를 적용했다. EV/EBITDA는 영업에서 창출하는 이익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EBITDA 추정치를 올렸지만 피어 멀티플 하락과 매출의 약 90%를 엑스코프리 한 품목에 의존하는 구조를 반영해 적용 배수를 낮췄다. 목표주가는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내렸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와 정유경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할인율을 높였다. 서 애널리스트는 경쟁 위험과 두 번째 품목 도입 지연 등을 반영해 WACC를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내렸다. 구체적인 WACC 수치는 보고서에 제시되지 않았다. 정 애널리스트는 두 번째 품목 도입에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DCF의 WACC를 7.5%에서 9.0%로 올려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3만원으로 낮췄다. DCF에서는 WACC가 높아질수록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가 낮아진다.
이익 전망과 목표주가의 순위도 일치하지 않았다. 다올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은 4409억원으로 5개사 중 가장 낮지만 목표가는 15만원으로 가장 높다. 신영은 2027년 영업이익을 5858억원으로 가장 높게 보면서도 목표가는 13만원을 제시했다. 목표주가 격차가 이익 추정만이 아니라 기준연도와 적용 배수, 할인율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일본 승인·제논 NDA·두 번째 품목 일정 주목
키움과 다올은 세노바메이트의 일본 승인을 올해 4분기로 예상했다. 연내 전신발작과 소아 적응증 확대 신청도 전망했다. 다올은 일본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을 4분기 실적 추정치에 반영했다.
메리츠와 키움은 제논이 올해 3분기 미국 신약허가신청을 제출하고 2027년 하반기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메리츠는 초기 상업화 준비와 처방 침투에 시간이 필요해 엑스코프리 실적에 미치는 본격적인 영향은 2028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삼성·신영은 두 번째 상업 품목의 도입 지연을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제시했다. 신영은 신규 품목 도입 후 시장 안착까지 최소 3년, 승인 전 후기 임상 물질은 판매 안정화까지 최소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메리츠는 후속품목과 엑스코프리의 독점 판매기간 연장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단일품목 할인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5개 증권사는 엑스코프리의 단기 실적 성장에는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제논 경쟁약이 미칠 영향과 두 번째 상업 품목의 도입 시점, 엑스코프리의 독점 판매기간 연장 가능성을 기업가치에 반영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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