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그 여파가 어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TG-C 사업은 원천기술 개발과 임상, 생산, 지역별 사업권이 여러 계열사에 분산된 형태다. 본지는 TG-C의 사업 밸류체인과 지배구조를 살피고, 이번 임상 결과가 각 계열사의 재무제표로 전이될 수 있는 파급 경로를 점검한다.

|스마트투데이=김나연 기자| 코오롱바이오텍이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의 미국 상업화를 전제로 대규모 대량생산 설비를 선제 구축했지만, 첫 임상 3상 부진으로 상업화 타임라인이 밀리면서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재무적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바이오텍 지분 100%를 보유한 상장 모회사로, 자회사의 사업 지연과 고정비 부담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
코오롱바이오텍은 TG-C의 미국 상업화를 전제로 연간 20만도스 규모의 생산능력을 선제 구축했다. 하지만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부진으로 상업화 타임라인이 후퇴하면서 대형 설비의 투자 회수 기간도 불투명해졌다. 상업생산이 늦어지는 동안에도 설비 유지비와 감가상각 등 고정비 지출은 멈추지 않는다. 자력 생존이 어려운 자회사의 리스크가 회계 사슬을 타고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의 연결 실적 악화와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선제 구축한 20만도스 캐파…'조 단위' 매출 청사진
미국 임상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이뤄진 코오롱그룹의 생산 설비 투자는 TG-C의 성공과 미국 상업화에 대한 코오롱그룹의 강한 확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20년 바이오의약품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코오롱바이오텍을 설립하고, 충주공장을 TG-C 공정개발과 생산 거점으로 구축했다. 초기 임상시료 생산에 맞춰졌던 설비 범위를 상업물량 대응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 셈이다. 2024년부터는 충진기와 아이솔레이터 도입을 위해 122억61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 투자는 2026년 3분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코오롱바이오텍은 이러한 사전 투자를 거쳐 확보한 충주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0만도스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충주공장 인프라 구축에 이어 글로벌 CDMO 기업 론자와 손을 잡은 것 또한 미국 진출을 현실화하기 위한 단계적 작업이었다. 코오롱티슈진은 2024년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론자와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용 제조·품질관리(CMC) 패키지 구축 및 초기 상업판매 물량 준비를 위한 제조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시장 초기 물량은 론자가 맡고, 코오롱바이오텍은 충주공장을 기반으로 공정개발과 대량생산 인프라를 전담하는 이원화 체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상업화를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CDMO 협력까지 마친 코오롱바이오텍은 매출 목표를 가시화했다. 안종성 코오롱바이오텍 전무는 지난 5월 바이오코리아 2026에서 현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연간 3조~4조원의 매출 창출이 가능하며, 보수적으로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코오롱바이오텍이 제시한 미국향 매출 발생 시점은 2031~2032년이었다. 20만도스 캐파와 완비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상업화 청사진을 당당히 제시한 셈이다.
첫 3상 통계적 유의성 미달…어그러진 상업화 타임라인
그러나 그룹 차원의 강한 확신과 선제적 대형 투자는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TGC-15302) 결과로 한순간에 흔들렸다. TGC-15302는 12개월 차 통증지표인 VAS와 기능지표인 WOMAC의 공동 1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사전에 설정한 주요 2차 평가지표 역시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인 TGC-12301의 톱라인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를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 두 번째 임상 3상(TGC-12301)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더라도 상황은 복잡해진다. 두 건의 확증시험 결과가 엇갈리면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전략에 추가 보완자료 제출이나 새로운 확증시험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오롱 측도 스마트투데이 질의에 TGC-15302 원인을 분석한 뒤 추가 임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품목허가와 상업화 준비에 쓰일 예정이었던 코오롱티슈진의 제4회차 전환사채(CB) 자금 역시 추가 임상 재원으로 투입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해당 자금 잔액은 약 1200억원이다.
임상 3상 실패 이전 코오롱바이오텍이 제시한 계획에서도 2027년 1분기 FDA 품목허가 신청과 2031~2032년 미국향 매출 발생 시점 사이에는 약 4~5년의 간격이 존재했다. 여기에 추가 임상까지 결정되면 FDA 협의와 시험 설계, 환자 모집, 투약, 추적관찰, 데이터 분석에 수년의 시간이 다시 소요된다. 허가 신청과 상업매출 일정이 통째로 후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업화 타임라인이 어그러지면서 미래 물량을 전제로 선제 구축한 생산설비와 조직은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오게 됐다. 상업화 일정과 생산물량 전망이 함께 낮아지면서 선제 구축한 대량생산 설비의 예상 가동률과 투자 회수 가정도 약화됐다.
결국 상업화 시점이 뒤로 이동할수록 코오롱바이오텍이 한정된 공정개발 용역 매출과 모회사의 출자에 의존하며 버텨야 할 기간도 길어진다. 코오롱바이오텍의 2025년 실제 매출은 52억9100만원으로, 기존에 제시했던 조 단위 매출 잠재력의 0.1~0.5% 수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코오롱그룹 계열사 대상 TG-C 공정개발 용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계열사 용역 의존도 99%…공정개발 끝나면 '매출 절벽'
코오롱바이오텍의 현재 매출 구조로는 상업화 일정이 후퇴하며 발생한 긴 대기 기간을 버텨낼 체력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실적 대부분이 상업 매출이 아니라, TG-C 개발과 상업생산 준비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계열사 용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오롱바이오텍의 수익원은 그룹 내 TG-C 밸류체인 계열사에 쏠려 있다. 코오롱바이오텍의 2025년 매출 52억9100만원 가운데 코오롱티슈진 대상 매출은 37억2200만원으로 전체의 70.4%를 차지했다. 감사보고서상 해당 수익은 TG-C 공정개발 용역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TG-C 공정개발 명목의 코오롱생명과학 대상 매출 15억2600만원(28.8%)을 합하면 계열사 의존도는 99.2%(52억4800만원)에 달한다. 외부 고객을 통한 매출은 4300만원으로 0.8% 수준이다.
이 같은 계열사 의존도는 공정개발 업무가 확대되며 점차 높아졌다. 코오롱바이오텍은 2023년 업스트림 배양공정에 이어 2024년 다운스트림 정제공정까지 담당 범위를 넓혔다. 2024년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 대상 매출은 각각 23억9200만원과 10억7900만원으로 전체의 97.3%를 차지했다. 2025년에도 공정개발 업무가 늘어나며 전체 매출은 48.4% 증가했다.
코오롱티슈진과의 공정개발 계약이 완료된다고 가정하면 2025년 기준 연매출은 52억9100만원에서 15억6900만원으로 70.4% 줄어든다. 코오롱생명과학 대상 매출도 대부분 TG-C 관련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구조가 지속될 경우 남는 것은 전체 매출의 99.2%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추가 임상이 결정되면 코오롱바이오텍은 신규 공정개발 용역을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 임상시료 생산, 공정 변경, 분석법 개발, 밸리데이션, FDA 보완용 CMC 자료 생산 등이 발주될 경우 단기 매출은 일정 기간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용역 매출 연장이 구조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추가 개발 용역이 끝난 뒤 품목허가와 본격적인 상업생산이 시작되기까지 다시 시차가 발생할 경우, 공정개발 매출과 상업생산 매출 사이의 자금 공백은 재차 불거질 수밖에 없다.
4년간 현금 261억원 소진…지연 기간 버틸 현금창출력 부재
대규모 상업생산 설비와 인프라를 선제 구축한 TG-C 밸류체인 사업 계획 특성상, 상업화 이전 단계에서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 문제는 미래 상업물량에 맞춰 형성된 고정비 체계 때문에, 공정개발 매출마저 줄어들고 상업화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경우 현금 소진 속도가 가팔라진다는 점이다.
코오롱바이오텍의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누적 매출은 103억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영업손실은 332억6700만원, 당기순손실은 424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증가하는 기간에도 연간 70억~90억원대의 영업손실(2022년 73억1700만원, 2023년 92억300만원, 2024년 89억4700만원, 2025년 78억100만원)은 계속됐다.
2025년의 경우 매출 52억9100만원을 올리는 동안 매출원가만 117억900만원이 투입됐다. 원가가 매출의 2.2배에 달해 64억1800만원의 매출총손실을 냈다. 대량생산을 대비해 선제 확보한 공장 유틸리티, 품질 조직, 생산 인력 등 고정비 규모가 공정개발 용역 매출만으로는 감당되지 않았던 셈이다.
멈추지 않는 고정비·감가상각…465억원 설비자산 '손상 압박'
상업생산으로 본격적인 현금을 벌어들이기도 전에, 공장이 갉아먹는 자산 관련 비용은 이미 회사의 손익을 무겁게 짓눌러왔다. 최근 4년간(2022~2025년) 코오롱바이오텍이 인식한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80억1600만원(2022년 20억9900만원, 2023년 19억8700만원, 2024년 19억2400만원, 2025년 20억600만원), 손상차손은 99억9900만원(2022년 28억2200만원, 2023년 30억1100만원, 2024년 22억7800만원, 2025년 18억8900만원)에 달한다.
두 항목을 합친 자산 관련 비용은 총 180억1500만원으로, 같은 기간 회사가 벌어들인 전체 누적 매출(103억5000만원)의 1.74배에 이른다. 공장이 벌어다 준 돈보다 장부상 깎여 나간 자산 가치가 훨씬 컸다는 뜻이다. 2025년 한 해 발생한 자산 비용(38억9500만원)만 해도 당해 매출의 73.6%를 집어삼켰다. 여기에 진행 중인 122억6100만원 규모의 신규 설비 투자가 완료되면, 내용연수(4~12년)에 따라 매년 10억2200만~30억6500만원의 감가상각비가 추가로 손익계산서에 얹어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임상 지연으로 20만도스 생산자산의 장부가치가 또다시 깎여 나갈 위험에 처했다는 점이다. 2025년 말 기준 코오롱바이오텍 장부에 남은 기계장치(65억4000만원)와 건설중인자산(156억7000만원)은 총 222억1000만원으로 전체 유형자산의 47.7%를 차지한다.
이들 자산은 이미 대규모 감액을 거친 상태다. 기계장치에서 102억6000만원, 건설중인자산에서 115억2100만원 등 두 항목에서만 217억8100만원의 손상이 쌓였고, 전체 유형자산의 누적 손상차손은 225억7200만원에 달한다. 임상 성공 가능성과 예상 상업물량이 하향 조정되면, 장부에 남아 있는 222억원 규모의 생산자산마저 추가 손상차손으로 털어내야 할 수 있다.
외부 CDMO 수주를 늘려 설비 가동률을 올려보겠다는 구상도 당장 실파이프라인이 되기는 어렵다. 2025년 코오롱바이오텍의 외부 고객 매출은 4300만원으로 전체의 0.8%에 불과했다. 타사 파이프라인 생산으로 공장을 전환하려 해도 고객사별 맞춤형 공정과 분석법, 품질 기준을 새로 구축해야 해 또다시 상당한 시간과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
자체 조달 불가능한 바이오텍…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 지원 부담 가중
문제는 코오롱바이오텍의 재무적 늪이 바이오텍 한 곳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분 100%를 쥔 상장사 코오롱생명과학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다. 종속회사의 실적과 손실이 모회사로 연결되는 구조 속에서, 자금 공백을 메워야 하는 주체 역시 코오롱생명과학일 수밖에 없다.
코오롱바이오텍의 매출 공백은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의 외형 축소로 직결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연결 자회사가 아니어서, 바이오텍이 티슈진에서 올리는 공정개발 용역 매출은 그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의 연결 매출을 떠받쳐왔기 때문이다. 바이오텍의 공정개발 매출이 끊기면 모회사의 연결 실적마저 함께 꺾이는 구조다.
코오롱바이오텍은 대량생산 인프라 구축과 유지에 드는 비용을 그간 모회사의 지속적인 자금 주입에 의존해 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21년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코오롱바이오텍 유상증자에 558억9720만원을 투입했다. 지난 5월 결정된 149억9500만원의 추가 출자까지 포함하면 누적 출자 금액은 708억9220만원에 달한다.
모회사가 떠안는 타격은 현금 수혈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오텍의 매출 발생이 지연되면, 그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이 보유한 바이오텍의 장부상 지분 가치도 함께 깎여 나가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2년간(2024~2025년) 바이오텍 지분 가치 하락분 202억2100만원을 장부상 손실로 털어냈다. 2024년 손상차손은 109억7000만원이다. TG-C 상업화가 계속 지연되어 바이오텍의 회수가치가 더 떨어질 경우, 장부에 남은 480억6800만원의 지분 가치 역시 추가 상각될 위험을 안고 있다.
코오롱바이오텍의 재무 위험은 단기 공정개발 용역이 일부 연장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용역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더라도 20만도스 생산설비가 상업생산 현금을 창출할 시점이 늦어지는 본질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임상 지연과 상업물량 전망 하향으로 222억원 규모의 기계장치 및 건설중인자산 회수가치가 깎이면, 이는 모회사의 투자주식 손상으로 다시 나타나게 된다.
문제는 코오롱바이오텍이 외부 수주나 차입으로 자력 생존의 길을 찾지 못할 경우, 그 적자 누적과 자금 공백의 여파가 100%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을 넘어 주주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이다.
임상 실패에 따른 시장의 충격은 주가 폭락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6월 중순만 해도 5만원대를 유지했던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임상 결과 발표일인 7월20일 3만100원에서 다음 거래일인 21일 하한가인 2만110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7월31일에는 1만4290원을 기록하며 결과 발표일 종가 대비 52.5% 떨어졌다.
대규모 선제 투자는 TG-C 상업화에 대한 코오롱그룹의 확신과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인 도전이었다. 하지만 첫 임상 부진으로 상업화 타임라인이 뒤로 밀리면서, 그 재무적 부담이 모회사의 기업가치 하락과 주주들의 손실로 귀결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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