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김한솔 기자| 맥쿼리자산운용은 가비아를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하고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내걸었다. 그러나 공개매수의 최소 성립조건은 상장폐지에 필요한 지분율이 아니라 의결권 있는 주식의 50%+1주에 맞춰져 있다. 거래 구조상 맥쿼리는 완전자회사화에 실패하더라도 경영권부터 확보할 수 있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 6호가 설립한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는 오는 9월 17일까지 가비아 주식을 주당 4만8000원에 공개매수한다. 최대 매수예정수량은 980만5505주로 발행주식의 73.1%다. 공개매수가 최대 규모로 완료되면 창업주 측 인수지분을 합쳐 발행주식의 97.4%를 확보하게 된다. 자기주식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체 유통주식을 보유하는 구조다.
최대주주인 김홍국 공동대표와 원종홍 공동대표, 전정완 부사장이 맥쿼리 측에 매각하기로 한 지분은 327만248주다. 여기에 공개매수 최소수량인 326만7629주를 더하면 653만7877주가 된다. 이는 가비아 자기주식 34만4931주를 제외한 의결권 있는 주식 1307만5753주의 정확한 절반을 한 주 초과한다. 경영권 확보선을 역산한 결과다.
공개매수에 326만7629주보다 적게 들어오면 맥쿼리는 응모 주식을 한 주도 사지 않는다. 창업주 측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도 해제될 수 있다. 반면 최소수량만 넘으면 맥쿼리는 응모된 물량을 모두 인수하고 창업주 지분 매매도 종결할 수 있다. 상장폐지 가능 여부는 공개매수 성립의 선행조건이 아니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는 가비아 지분을 각각 24.2%, 14.3% 보유하고 있다. 두 주주가 모두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맥쿼리는 나머지 일반주주 물량에서 최소수량을 채워야 한다. 창업주 측과 자기주식, 미리캐피탈과 얼라인 지분을 제외한 주식 가운데 약 70.4%가 공개매수에 들어와야 한다는 계산이다. 적지 않은 비율이지만 두 대주주의 참여 없이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래가 설계됐다.
상장폐지와 경영권 인수, 분리된 두 문턱
맥쿼리가 50%+1주를 확보하면 가비아의 일반적인 주주총회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다. 상법상 보통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이뤄진다. 임기가 끝난 이사의 후임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등 통상적인 안건은 맥쿼리 측 의사에 따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상장폐지에 실패해도 기업 통제권은 확보되는 것이다.
창업주들도 회사에서 완전히 이탈하지 않는다. 김홍국 대표 등은 지분 매각대금에서 세금을 제외한 금액을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에 재투자하고 가비아 경영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맥쿼리가 인수법인을 지배하고 창업주가 재투자자로 남아 공동 경영하는 방식이다.
다만 50%+1주는 완전자회사화를 마무리할 수 있는 지분율은 아니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이 합산 38.5%를 계속 보유하면서 주주총회에 참석해 반대하면 특별결의가 필요한 안건을 저지할 수 있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필요하다. 포괄적 주식교환 역시 특별결의 대상이다. 두 주주가 공동 대응하는 한 맥쿼리가 과반만으로 일방적으로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하기는 어렵다.
지배주주의 소수주주 주식매도청구권을 사용하는 데에도 별도의 문턱이 있다. 상법은 발행주식총수의 95% 이상을 자기 계산으로 보유한 주주에게 소수주주 주식의 매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공개매수를 최소수량으로 마치면 맥쿼리 측 지분은 이 기준에 크게 미달한다. 공개매수 이후에도 상당한 규모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맥쿼리는 공개매수만으로 필요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포괄적 주식교환, 지배주주의 매도청구권이나 주식병합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각 방식은 필요한 지분율과 주주총회 절차, 가격 산정 방식이 다르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이 잔류하면 후속 절차에는 시간과 법률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공개매수 수량은 맥쿼리가 투입할 현금 규모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최소수량 326만7629주만 매수하면 공개매수 대금은 약 1568억원이다. 최대수량을 모두 사들이는 데 필요한 4707억원보다 약 3138억원 적다. 창업주 측 지분 인수대금 1570억원을 합치면 최소 성사 시 주식 취득대금은 약 3138억원으로, 최대 거래금액 627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소 성사 땐 3138억, 나머지는 후속 비용
맥쿼리는 최대 공개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자금 944억원과 미래에셋증권 차입금 3775억원을 준비했다. 차입금에는 연 5.60%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실제로 필요한 인수자금은 공개매수에 들어오는 물량에 따라 달라진다. 최소물량만 확보하면 지분 정리 비용의 상당 부분을 공개매수 이후로 미룰 수 있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 입장에서는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 두 주주는 합산 38.5%를 바탕으로 특별결의 저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맥쿼리가 50%+1주를 확보하면 통상적인 경영권 경쟁에서는 사실상 밀려난다. 이사회 영향력을 유지하더라도 회사의 최종 통제권은 맥쿼리와 창업주 연합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가격 인상을 요구할 협상력은 남지만 경영권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은 이전보다 줄어든다.
맥쿼리에도 과반 확보가 완전한 승리는 아니다. 가비아를 상장사로 유지하면 공시와 소액주주 보호 의무가 계속되고, 주요 구조개편마다 38.5%를 보유한 반대 주주를 상대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투자와 계열사 거래를 두고도 외부 주주의 감시가 이어질 수 있다. 사모펀드가 선호하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유로운 자본 재배치에는 제약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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