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이재수 기자| 국내 중견 건설사들의 이사회 구성이 다양해 지고 있다. 시공능력 평가 11~30위권 건설사들이 이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개한 사외이사 후보군을 분석한 결과, 전통적인 법률·재무 전문가 중심의 구도를 유지하면서도 인공지능(AI), 도시정책, 사회·문화 등 전문분야가 다양화 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0대 대형 건설사들이 노동·에너지 분야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중견 건설사들은 여전히 법률·경영·재무 중심의 안정적 구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주)한화, 계룡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금호건설, 한신공영, 효성중공업, 동부건설 등 주요 중견 건설사들이 최근 사외이사 후보를 공개했다.
굳건한 법률·재무 전문가
전통적으로 기업 이사회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법률과 경영·재무 분야 인사들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화는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을 지낸 권익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현재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 중인 권 변호사는 법률 리스크 관리와 기업 지배구조 측면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계룡건설은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지낸 여형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여 전 차관은 국토교통 정책과 교통·인프라 분야 경험을 갖춘 인물로, 건설 및 인프라 사업 전략 수립에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글로벌이 글로벌 로펌 DLA Piper 한국총괄대표인 이원조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영범 대표이사와 코오롱이앤피 이사회 멤버로 활동해 온 이 변호사는 김대표를 도와 국제 법률 자문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 분야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하나금융지주 CFO 출신의 이후승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재선임했고, 효성중공업은 국세청 차장 출신의 이은항 세무사를 유임시켰다. 태영건설 역시 상명대 양세정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재선임하며 경제·금융 전문성의 연속성을 택했다.

건설·도시정책 전문가 합류...AI·과학기술 전문가도 참여
건설업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기술·정책 전문가 영입도 눈에 띈다. (주)한화는 한국건설관리학회장이자 LH 경영투자심사위원 출신인 조훈희 고려대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건설관리 분야 학계와 실무를 두루 경험한 조 교수의 영입은 사업 심사와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서울시 행정2부시장·안전총괄실장 출신의 김학진 홍익대 도시공학과 교수를 선임해 도시정책과 공공 인프라 분야 전문성을 보강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비중이 높아지는 건설업 환경에서 공공행정 경험을 갖춘 인사를 전진 배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교수도 김영범 대표가 대표이사사 재직하던 코오롱이앤피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했었따.
효성중공업은 건국대 박종배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재선임해 전력·에너지 기술 전문성을 이사회에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AI·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의 이사회 진입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과 OECD 인공지능 전문가 그룹 의장을 역임한 민원기 KAIST AI대학원 초빙특임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에너지 산업과 디지털 전환의 교차점에 서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AI 정책과 기술 양쪽을 아우르는 민 교수의 역량이 중장기 전략 수립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KAIST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교수인 변혜령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해 기초과학 분야 전문성을 유지했다.
프로골프 선수도 영입...사외이사 전문성 다변화 추세
이사회 다양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계룡건설은 LPGA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의 유소연 JTBC 골프 해설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간 골프 사업에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계룡건설이 스포츠 스타를 영입한 배경을 두고, 여성 이사회 멤버 구성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과 골프장 사업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부건설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출신의 김금옥 위원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ESG 경영이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사회·공익 분야의 목소리를 이사회 내부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사외이사는 법률·회계 전문가 중심의 감시 기능이 주였다면, 이제는 AI, 도시정책, 사회 분야까지 아우르며 이사회 자체가 경영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ESG 경영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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