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연이틀 폭락하는 가운데 3000억원 남짓한 주식이 반대매매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금이 대거 몰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증시의 변동성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빚투는 증시 퇴출의 지름길이 된 모양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1662억원에 이어 지난 8일에도 1391억원 어치의 미수 주식이 반대매매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지난 5일 9.1%에 이어 지난 8일 8.2%로 고공행진했다.
지난 5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5.54%, 4.5%, 8일엔 8.28%, 9.08%의 폭락 사태를 빚은 가운데서다.
미수 거래는 외상 거래로, 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투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갚아야 한다. 이를 갚지 못할 경우 3거래일째 보유한 주식이 강제 처분된다.
지난달 20일 반대매매 금액이 1458억원으로 올들어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으나 이틀 연속 1000억원 넘는 주식이 반대매매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과 8일 증시 폭락에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브로드컴발 반도체 수요 감소 우려 등이 펀더멘털 요인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
그런 가운데 수급적으로는 지난달 27일 상장된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갖는 구조적 특성이 낙폭을 더 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일자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쏠리면서 올들어 코스피 랠리 속에 나타난 대형주 쏠림 현상이 한층 강화됐고, 결과로 하락 국면에서 '숏 감마' 현상이 발생해 낙폭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본주가 상승하던 지난 2일까지는 두 배 비율을 맞추기 위해 사들이던 ETF가 방향이 바뀌자 반대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본주의 낙폭을 더 키웠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지난 5일엔 매일 장마감 직전 진행된 리밸런싱에서도 배율을 맞추지 못해 장후 거래와 장외 현물 매도가 나타났고, 이에 장외에서도 본주의 추가 하락이 발생했다고 했다.
레버리지 ETF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는 만큼 앞으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4조3000억원에 달하는 상장 규모나 상장 이후 거래대금 측면에서 국내 ETF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고, 시장 관심도도 높다"며 "대표 지수, 섹터/산업 외에 개별 종목 옵션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도 허용되어 선물 및 옵션의 현물 시장에 대한 영향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의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결론냈다.
이는 증시가 하락할 때 '빚투' 투자자들은 반대매매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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