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수급난에 더 빛나는 SK이노E&S·포스코인터 ‘선견지명’

양사, 호주·북미산 천연가스 도입 정부도 대체 수급원 확보에 총력 전국유가 1주일새 3.45% 급등 ‘1920원’

산업 | 김종현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김종현 기자| 미국-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며 석유,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있고, 천연가스도 안정적 수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때 늘 제기되는 대책이 대체 수급원 확보다. 하지만 일이 터진 뒤에, 특히 지금처럼 중동 전쟁 여파가 전세계를 타격할 땐 대체 공급망을 찾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년전부터 대체 수급원을 찾아 투자해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에너지 기업의 ‘선경지명(先見之明)’ 행보가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북아메리카(북미)·남반구에서 천연가스를 들여올 예정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이노베이션 E&S가 대표적 사례다.

이들의 선견지명이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에너지 수급난 해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주유소 간판에 리터당 휘발유·경유 가격이 적혀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주유소 간판에 리터당 휘발유·경유 가격이 적혀 있다. 출처=김종현 기자

원유·천연가스 수급량 감소에 가격 급등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원유·천연가스 수급난은 악화일로(惡化一路)다. 주요 중동 에너지 수송망인 호르무즈 해협이 미-이란 전쟁 여파로 막히며 원유와 천연가스가 예정대로 수급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기업 생산은 물론 시민들의 일상에서도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없으면 기업은 기계 가동, 화력발전, 섬유 물질 생산, 자동차 운용 등 주요 생산 활동을 할 수 없다.

일반인도 음식과 의류 등 생활 전반에 사용되는 자원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천연가스 수급량이 줄자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리터(L)당 휘발유가는 1주일새 3.45%(64원) 올랐다. 지난달 28일 1856원이던 휘발유가는 이날 1920원까지 올랐다. 서울 휘발유 가격은 1897원에서 1964원으로 3.53%(67원) 증가했다. 이날 전국 최고가는 2498원이다.

천연가스 수급도 불안정해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오는 4월 말 종결되면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단가는 8월 기준 15~16.7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사태가 오는 6월 말까지 이어지면 9월 LNG 도입 단가는 17.4~20.2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정부와 기업은 에너지 절약에 나섰다. 청와대는 주요 정부·공공기관에 승용차 부제와 조명 소등, 냉난방 기준 강화 등의 절감 조치 전면 시행을 지시했다.

삼성전자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재계도 자발적인 차량 5부제 시행 등으로 에너지 절감 노력에 동참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 소속 회사 등도 마찬가지다.

포스코인터·SK이노 E&S, 북미·호주 에너지 공급망 구축

정부는 2일부로 원유에 대한 자원 위기경보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에 대해선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근거,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

정부는 동시에 수급 관리 조치를 더욱 강화해 원유와 LNG 공급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을 본격 도입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다.

이런 때 중동이 아닌 비교적 안정적인 지역에서 선제적인 에너지 대체 수급원을 확보한 기업들이 업계의 이목을 끈다.

SK 서울 종로 서린사옥. 출처=SK그룹
SK 서울 종로 서린사옥. 출처=SK그룹

이들의 행보가 국내 에너지 수급난 해소는 물론 회사 실적 개선에까지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호주산 LNG를 연 130만t 규모로 향후 20년간 국내에 공급한다. 지난 2월 말 SK이노베이션 E&S가 호주 가스전에서 생산한 LNG가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처음 입항했다.

이는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가스전 탐사 단계부터 참여해 개발, 생산, 도입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완수한 최초 사례다. SK이노베이션 E&S는 지난 2012년 바로사 가스전 지분 투자 이후 약 14년 동안 프로젝트를 추진해 이번 첫 입항을 시작으로 향후 20년간 연 130만 톤의 LNG를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연간 LNG 전체 도입량의 약 3%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하반기부터 자사 LNG 전용선을 이용해 북미산 LNG를 연 40만톤(t)씩 20년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미국 행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본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자회사격인 호주 천연가스 기업 세넥스 에너지(SENEX ENERGY)는 연간 생산량을 20페타줄(PJ)에서 60PJ로 증산할 계획이다. 1PJ은 LNG 2만t 규모다. 미얀마에서도 가스전 4단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축량도 늘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 제2터미널을 연내 완공해 저장용량을 기존 93만킬로리터(㎘)에서 133만㎘까지 늘린다.

증권가는 금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이노베이션 E&S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iM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천에서 운영 중인 LNG 복합발전기 7기의 발전사업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미얀마 가스전 가스 판매 가격도 상승추세를 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초호황에 접어든 LNG 발전소 가치가 기존 8조 4000억원서 9조 9000억원으로 높아졌다”며 “순차입금 규모는 연초 22조 5000억원서 21조 3000억원까지 줄며 재무 부담이 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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