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스가’ 올라탄 K-조선…3社 3色 美 공략법, 승자는 누구?

HD현대重·한화오션·삼성중공업, 조선소 현대화·함정·FLNG로 美 협력 확대 트럼프, 외국 조선사 본국서 美군함 2척 건조 허용…대미투자 조건 조선 3사 2분기 나란히 실적↑…미국 시장, 새로운 리스크인 동시에 새 성장 축

산업 |박재형 기자 | 입력 2026. 08. 14. 10:56
[세줄요약]
  • 조선 3사가 저마다의 전략으로 1500억달러 규모 마스가를 겨냥해 미국 기업과의 협력 및 투자를 확대한다.
  •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미 투자 외국 조선사에 미 군함 2척 건조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 미국 시장은 성장 기회인 동시에 높은 건조비나 인력 부족 등은 리스크로 꼽힌다.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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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박재형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흐름을 타고 현지 사업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현지 조선소 현대화와 함정 공동 개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인프라까지 협력 분야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가 해당 업체의 본국에서 미 해군 선박 두 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지시하자 국내 조선사들에 미국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미국 현지의 높은 건조비와 숙련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제약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한미 조선 협력을 통해 국내 산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선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산업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현지 조선소부터 함정·FLNG까지…조선 3사, 美와 협력 확대 나섰다

이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1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를 겨냥해 현지 진출과 공동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조선소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현대화 파트너’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HD현대는 우선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HII)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또 HD현대는 최근 지멘스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 본계약을 맺고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도 미국 조선소 현대화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 필리조선소. 연합뉴스
한화 필리조선소. 연합뉴스

한화오션은 현지 생산 기반을 앞세웠다.

미국 군함 설계 전문 기업 레이도스 및 그 계열사 깁스 앤 콕스와 ‘글로벌 전략 수송함’ 공동 설계·개발에 착수했으며 한화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현지 인력 양성과 공급망 구축에도 나섰다.

단순히 선박을 수출하는 데서 벗어나 설계·건조·인력·공급망을 묶어 미국 조선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LNG 수출 시장에서 먼저 실적을 만들었다.

지난 6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의 에너지 기업 델핀 미드스트림과 29억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FLNG 1호기 건조 계약을 공식화했다. 이는 미국 최초의 해상 LNG 수출용 FLNG 사업으로, 현재 2·3호기 후속 계약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특히 조선소 투자나 함정 협력과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 조선사가 미국 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수주 기회로 연결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본업도 순항 中…조선 3사 2분기 실적↑

미국과 협력 확대에 나선 조선 3사의 2분기 실적도 좋다.

조선 3사 2분기 실적 현황 기업명 매출 영업이익 HD현대중공업 63,322억원 1399억원 한화오션 54,432억원 7,361억원 삼성중공업 32,307억원 3,250억원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3322억원, 영업이익 1조3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각각 52.7%, 120.6% 증가한 수치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확대 및 생산성 향상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 등 고수익 상선 비중 확대에 힘입어 매출 5조4432억원, 영업이익 7361억원을 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2%, 98.0%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 3조2307억원과 영업이익 3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59% 성장했다. 1~7월 신규 수주는 10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조선 부문은 연간 수주 목표의 98%를 이미 채운 상태다.

조선 3사는 고부가 선박을 중심으로 확보한 수익성과 수주 여력을 바탕으로 미국 사업이라는 추가 성장 축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국가 지원을 통해 조선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조선협력은 중국이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한미조선협력을 통해 우리나라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최신 특수선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미투자한 외국 조선업체에 美 군함 2척 건조 승인

이렇듯 국내 조선사가 미국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국에 투자한 외국 조선사가 미 해군 선박 두 척을 건조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그는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동시에 건설하거나, 미국 내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외국 조선업체가 이같은 대상”이라며 “최초 두 척 이후의 모든 선박은 미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내 조선소에서 일할 미국 시민 인력을 고용해 훈련”하고, 본국의 “모(母)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독점적 조선 기법과 기술을 미 조선소에 라이선스 방식으로 이전”해야 하며, “(최초 두 척 이후) 미 조선소에서 이뤄지는 모든 선박의 건조와 유지·보수에 미국 내 공급망”을 활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이는 초기 선박은 해외에서 생산해 빠르게 확보한 다음, 해외 조선소 기술 및 생산방식을 본국으로 가져와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국 조선소의 미국 진출을 가로막던 규제 리스크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건에 부합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美 조선업 재건, 고비용·인력난 등 리스크 상존…국내 조선 산업생태계 지원해야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이 곧 한국 조선업의 이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분석도 제기된다.

우선 미국 조선업은 높은 현지 건조비와 숙련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며, 미국의 산업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 등에서도 한미 간 조선협력에는 리스크가 상시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객원교수를 역임한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사가 미국에 현지 지출하는 것 대부분에 위험 요인이 있다고 전했다.

양종서 연구원은 “가령 미국에서 사람을 구한다고 해도 인건비가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비쌀 수밖에 없다. 또 국내의 경우 조선소들 인근에 기자재 단지 형성이 돼 있다. 그래서 필요할 때 기자재가 제때 공급되고 순환이 되면서 적정 가격에 납품이 되는데 미국에서 그런 부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 시장에 들어가 성공할 수 있느냐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전문가들은 한미 조선업 협력을 통해 국내 조선 산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 산업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 이라고 전했다.

이은창 연구위원은 “한화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어려움이 많더라도 특수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HD현대나 삼성중공업은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점진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두 전략 모두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제한된 일감을 가지고 국내 조선사가 경쟁하는 것이 가장 안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 산업에 실질적인 과실을 남기려면 조선 산업의 지속가능성, 국방과 경제 안보를 위해 산업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조선 산업을 지속·영위하려는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관된 산업생태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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