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SK가 SK에코플랜트에 모은 반도체 신사업 전략이 계속해서 의문을 낳는다. SK하이닉스 외에도 SKC와 ISC 등 반도체 밸류체인 상장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에코플랜트에서는 건설 시너지를 내는 팹(FAB) 인프라 외에는 사업 연결 효과를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듭 강조하는 연결
SK에코플랜트는 사업 간 유기적 연계로 거듭 반도체 사업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6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제시한 핵심 경쟁력 역시 통합 밸류체인이었다. 자회사 편입으로 설비 구축부터 소재 공급과 폐자원 순환까지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SK 역시 지난해 사업 영역을 에코플랜트로 넘길 때 "중복사업 비효율 걷어내고 미래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지분 가치를 제고하는 포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SK는 2024년 11월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 지배회사 SK S.E.Asia를 SK에코플랜트에 편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퍼포먼스·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를 추가로 이전했다.
이익 중요도가 가장 높은 자산은 SK테스와 에센코어다. 올해 1분기 두 회사가 속한 애셋라이프사이클 부문은 영업익은 7913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플랜트 연결 영업익(9314억원) 84.95%다.
에센코어는 메모리 모듈과 저장장치를 제조·유통한다. 테스는 IT 자산처분, 전자폐기물 재활용과 폐메모리 회수·재사용을 수행한다. 생산과 후처리를 연결하는 구조다. 에코플랜트가 지난해 수처리·폐기물 처리 자회사를 매각한 이후 테스 역할은 종합 환경시설 운영보다 반도체·전자제품·배터리 후처리에 가까워졌다.
다른 5곳은 가스앤머티리얼 부문을 구성한다. 1분기 해당 부문 영업익은 378억원으로 전체 4.06%다. 당장 이익 기여보다는 제조 역량과 중장기 성장성을 더한 자산이다. 에어플러스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산업용 가스 기업이다. 트리켐·레조낙·머티리얼즈퍼포먼스·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소재 밸류체인에 속한다. 각 자회사가 전구체·식각가스·포토 소재·디스플레이 소재를 맡는다.
이미 SKC 존재, 분산 포트폴리오
연결성을 강조한 회사 설명과 달리 SK그룹 반도체 포트폴리오는 분산 구조가 뚜렷하다. SK는 반도체 성장사업을 계열사 턴라운드에 쓰는 방식을 SKC에서 먼저 사용한 바 있다. SKC는 원래 2차전지와 석유화학이 메인 포트폴리오였다. 환경 및 건설 사업을 운영하는 에코플랜트처럼 최근 사업 악화 국면이 뚜렷했다.
SK는 ISC와 앱솔릭스 등을 SKC 편입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ISC는 테스트 소켓과 인터페이스 장비, 미국 회사인 앱솔릭스는 패키징용 글라스기판 기업이다. 여기에 반도체 소재·부품 플랫폼 확장을 위한 추가 인수·합병 추진도 열어놨다. 이를 성장 명분으로 SKC는 지난 5월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SKC가 보유한 ISC 테스트 솔루션과 앱솔릭스 글라스기판은 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속한다. 에센코어 메모리 모듈 제조·유통, 테스 전자제품 회수·재활용도 반도체 제품 생산 이후 단계와 맞닿는다. 에코플랜트 주택 건설이나 팹 사업보다는 연결성이 뚜렷하다. 소재사 4곳은 SKC 반도체 소재·부품 플랫폼과 묶을 수 있는 제조 자산이다.
물론 핵심 이익 창출원 바깥에는 에코플랜트와 연결성이 높은 사업도 있다. 에어플러스는 반도체 팹 가스설비를 건설과 묶는 측면에서 B2B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현재 에코플랜트가 구축한 팹 건설, 필수 산업가스 인프라 구축, 후처리 설비 턴키 구조 핵심이다.
사업 연결성보다 선명한 SK 지배구조
SK 입장에서 사업 시너지보다 차이가 분명한 수치는 SK 지분율과 상장 여부다. SK가 지닌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72.23%다. SKC 지분율은 40.64%다. 같은 규모 기업가치 상승이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SK 보유 가치 증가분은 에코플랜트에서 가장 크다. SKC와 ISC로 내려갈수록 SK 몫은 줄어든다. SK ISC에 대한 SK 투시지분은 약 18.29%다.
배당 과세 경로도 다르다. 법인세법상 국내 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은 지분율 50% 이상이면 100%, 20% 이상 50% 미만이면 80%다. SK가 72.23%를 보유한 SK에코플랜트에서 배당을 받는 구조는 SKC 지분 40.64% 구조보다 배당 과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ISC 하위에 소재사를 둘 때는 지주회사 규제도 변수다. SK 입장에서 SKC는 자회사, ISC는 손자회사에 해당한다. ISC가 다시 자회사를 보유하면 증손회사 구조다.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 증손회사 보유는 지분 100% 보유가 요건이다.
SK트리켐은 SK에코플랜트가 65%, SK레조낙과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각각 51%를 보유한 합작사다. 이들 회사를 ISC 아래에 두려면 남은 지분을 사들여 100%를 맞춰야 한다.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100% 자회사여서 같은 문제가 없다.
비상장사 에코플랜트 산하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효과도 강하다. 업계에서는 상장사 대비 경영권 행사 및 방어가 유리한 비상장사 지배주주 지분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SK는 에코플랜트 기업공개(IPO) 환경이 녹록치 않은 시점에 반도체 자산을 넘기고 신주를 받았다. 지분율이 40%대에서 70%대로 뛴 핵심 배경이다. 반대로 1만명 넘는 에코플랜트 소액주주 지분 가치는 희석된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자산 편입 이유에 대해 “반도체 FAB 조성 및 인프라 공사 등은 건설회사인 당사가 담당한다”고 밝혔다. 설비 구축부터 산업가스·공정소재 공급과 폐자원 순환까지 연결한 통합 밸류체인이 고객가치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6곳 자회사를 SKC 플랫폼에 편입하는 방안 등에 대해 그룹 내부 검토가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사업 시너지·자본비용·일반주주 귀속가치 등에 대한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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