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안효건 기자| 레이저 기업 액스비스가 가족 지분에 따른 지배 구조 위험을 안고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시장에서는 정부 밸류업 기조와 결이 다른 경영 불안정성에 이미 여러 차례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 가족 중심의 주주 구성…배우자는 최근 구주 매각
31일 액스비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배 구조는 김명진 대표 일가로 구성돼 있다. 최대주주 등 지분(54.38%)에 김 대표(38.76%)와 배우자 김남희씨(5.20%), 자녀 김민건·모건씨(각 5.21%)가 있다.
주목할 점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나타난 배우자 김남희씨의 행보다. 그는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신청 직전 구주를 매각했다. 매각은 8~9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고, 심사 신청은 9월에 이뤄졌다.
그 덕분에 김남희씨는 최대주주에게 적용하는 락업(의무보유 확약)을 회피하고 일부 지분을 미리 현금화할 수 있었다. 심사에서 거래소가 액스비스 최대주주에 적용한 락업 기간은 2년 6개월이다. 지난해 세나테크놀로지 경영권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케이스톤파트너스의 락업 기간과 같다.
락업 기간이 늘어난 이유는 경영 안정성·투명성 제고 및 주주 보호다. 2009년부터 액스비스를 운영한 창업주 경영이 세나테크놀로지 상장 직전 대주주로 들어선 PE만큼 불안하다는 평을 받은 셈이다. 기본적으로 PE는 회사 매각을 전제로 지분을 보유한다.
김남희씨 지분을 매수한 삼성증권과 벤처캐피털(VC) 와이지인베스트먼트도 최대주주 일가의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보호 장치를 설정했다.
이들 간 계약에는 액스비스가 코스닥 상장하면 효력을 잃는 태그얼롱(공동매도권) 조항이 있다.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같은 금액으로 지분을 팔 수 있게 한 조항이다. 거래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때 최대주주 일가 지분 매도 가능성을 대비했다는 의미다.
액스비스가 신고서에 기재한 태그얼롱 계약 재무적 투자자(FI)는 김남희씨 지분을 매수한 FI 뿐이다. 액스비스는 이들이 얼마에 지분을 매수했는지 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 임직원은 주주 명단에 없어…임원 근속 연수도 짧아
최대주주 가족과 달리 임직원 이름은 주주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다. 연구개발과 보안이 중요한 기술 기업에는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임직원에 주식을 주는 사례가 많다.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등으로 회사 성장이 곧 임직원 이익이 되는 구조다.
주식이 없는 액스비스 임원들은 근속 연수가 비교적 짧다. 김 대표 제외 임원 13명 중 9명이 재직 기간 2년 이하다. 여기에는 이승준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영학 경영전략 그룹장, 권영호 제조혁신 그룹장, 방원근 로보틱스 그룹장, 김호 미국지사 법인장 등 회사 핵심 인력이 포함돼 있다.
액스비스가 사업과 재무가 유사하다고 판단한 비교기업은 이와 반대다. 코세스 임원은 비상근 감사와 사외이사 등 2명을 제외한 전원이 5년 이상 재직했다. 2019년 설립한 엠오티는 재직 기간 2년 이하 임원이 13명 중 2명이다.
임원 아래 직원들도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회사는 2022년부터 연구개발 인력을 61명 채용했는데 올해 9월 기준 총 인력이 50명이다. 입사 뒤 단기간에 떠나는 인원이 남는 인원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연구개발 인력 이탈은 액스비스 공모 명분과도 직결될 수 있다. 액스비스는 연구개발과 생산 시너지를 키우기 위한 신사옥 건립에 공모금 17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자체에 책정한 비용도 40억원이다. 인적 자원 관리 대책이 없다면 휘발할 투자금으로 볼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김남희씨 지분 매각에 대해 "대표이사 등 높은 특수 관계자 지분율로 인해 상장 이후 유통 주식 물량이 낮아 배우자가 상장 청구 직전 지분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회사의 입장은 액스비스 물량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김남희씨 매각 지분이 주가 관리에 영향을 줄 정도로 많지 않고 유통 시기도 밀리기 때문이다. 해당 지분은 상장 후 기준 전체 1.1%(10만4472주)로, 유통은 상장 6개월 뒤 가능하다. 상장 6개월까지 시장에 단계적으로 풀리는 액스비스 주식은 33.05%~45.62%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적정 수준에 가깝다.
수급 부담이 걷힌 뒤에는 유상증자도 가능하다. 유상증자는 상장 뒤 회사 주가가 올랐을 때 공모가보다 좋은 조건으로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수단이다.
임원진과 관련해 회사는 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스톡옵션 부여 계획을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상장 후 주주 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 보상을 일치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스톡옵션 부여 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임원진은 지분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책임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기타 비상무이사, 감사 등 비상근 임원를 제외한 상근 임원 평균 근속 기간은 약 6년1개월"이라고 덧붙였다.
연구개발 인력에는 "총 인원 148명에 연구개발 인력이 약 33.78%"라며 "타사에 비해 선제적 기술 연구를 위한 인력은 많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댓글 (0)
댓글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