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의로 탈법적인 상호주 외관을 형성해 막대한 손해를 입힌 KZ정밀과 최창규 회장, 이한성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영풍은 이번 소송을 통해 상대측의 위법 행위로 인해 침해된 주주권을 회복하고, 경영권 획득 기회를 상실함에 따라 발생한 수천억원대 손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법적 대응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따지는 것을 넘어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것이 영풍 측의 입장이다.
이번 소송의 중심에 있는 KZ정밀은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숙부인 최창규 회장이 이끄는 기업으로, 영풍의 소수주주이자 최 회장 측의 특수관계인이다. 영풍에 따르면 KZ정밀은 지난해 1월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고의로 방해하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영풍 주식을 양도하는 등 탈법적인 상호주 관계 형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이는 영풍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저지하고 최윤범 회장 측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불법 행위라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 임시주총 전날인 2025년 1월 22일 KZ정밀과 최창규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은 보유 중이던 영풍 주식을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인 SMC(Sun Metals Corporation)에 매도했다. 이후 열린 주총에서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상호주 고리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영풍의 의결권을 전격 제한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은 회사가 10%를 초과하여 주식을 가진 다른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그 다른 회사가 가진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악용한 것이다.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본래 회사 자금을 이용해 경영진이 가공의 의결권을 만들어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은 이 규정의 취지를 정반대로 활용하여 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뺏기 위한 '함정'으로 삼았다는 것이 법조계와 영풍의 시각이다. 영풍은 이러한 행위가 상법의 근간을 흔드는 고의적인 탈법 행위이며, 주주 평등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영풍은 당시 MBK파트너스와 연합하여 출석 주식수 대비 50.72%라는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법한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이사회 과반 획득에 실패했다. 만약 영풍의 의결권이 정상적으로 행사되었다면 고려아연 측이 내세운 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되었을 것이며, 영풍 측 이사들이 선임되어 경영권 확보가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영풍은 정당하게 획득해야 할 경영권 획득 기회를 상실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고려아연 측의 의결권 제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판시한 바 있다. 재판부는 영풍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없었다면 고려아연 측 이사들에 대한 선임 건은 계산상 명백히 부결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풍은 이번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경영권 기회 상실에 따른 손해 중 우선 일부인 100억원을 청구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상실에 따른 손해액과 소송 비용 등을 포함해 전체 손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산정하여 청구 금액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 경영권은 그 자체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만큼, 이를 부당하게 박탈당한 것에 대한 보상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영풍은 법인인 KZ정밀뿐만 아니라 이러한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실행에 옮긴 최창규 회장과 이한성 대표 개인에게도 공동 불법행위에 따른 책임을 묻기로 했다. 경영진이 회사의 이익이 아닌 특정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것은 명백한 배임 행위이자 주주에 대한 가해 행위이기 때문.
영풍은 지난해 3월 임시주총 당시 의장으로서 영풍의 의결권을 위법하게 제한했던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에 대해서도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주주총회의 의장은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회의를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법적 근거가 희박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박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위법한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훼손된 영풍의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주주의 소중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또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고 모든 주주의 이익이 제고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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