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특정회사 몰아주기 수주도 바로잡혀야 

글로벌 | 이재수  기자 |입력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급성장 비결(?) ‘뒷말’

LH의 전관예우 관행으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건축설계시장의 획기적 변화가 시급하다.전관예우 낙하산을 뿌리 뽑을 해결책은 없을까?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 2021년 전관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건축·설계공모 운영지침 일부 내용을 바꾸는 개혁안을 마련했다. 심사에서 내부인사를 배제하고, 모든 발주 프로젝트 심사위원수를 총 15명으로 대폭 늘렸다. 이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건축·설계공모 운영지침이 정하는 5∼9명에 비해 두 배 가량 많다. 국토부는 내부인사 위원수를 총심사위원의 30% 이내로 제한할 뿐 내부 인사 참여를 막고 있지는 않다.  

◇ 대형건축설계사무소 ‘싹쓸이수주’도 문제 있어

겉보기에는 ‘혁신적’ ‘진일보’한듯 보였지만 LH의 전관예우 파행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지난달 있었던 김포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도화선이 됐다. 

최근 LH 발주 사례 중 7개의 블록을 동시 발주한 설계 공모도 문제 투성이다. 블록별로 2파전, 5파전, 7파전 등 사업규모와 건립 일정에 따라 업체간 치열한 눈치 게임이 펼쳐졌다. 한 표 또는 두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경우도 있었지만 석연찮은 사례도 포함됐다. 특정업체에 다수표가 쏠리는 이른바 몰표 사태가 발생했다. 특정 대형 설계종합사무소로의 쏠림현상은 LH 순살 아파트 사태처럼 그간 관행으로 어이져온 전관예우, 로비, 담합 등을 의심할 만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최근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선도지구 설계공모 홈페이지(www.urban-phc.com)에 따르면 선도지구 1권역 신길2지구에서는 해안(7표)과 청어람(0표)으로 심사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3권역 쌍문역 동측지구는 이어담(7표)대 범건축(0표)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LH의 심사위원제도가 바뀌기 이전인 2019년∼2022년에서도 이와 유사한 몰표 입찰 결과를 쉽사리 찾을 수 있다. 당시 LH 내부 인사가 심사위원단에 포함돼 이들 내부 위원이 낙찰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심사위원단에 참여했던 일부 위원들의 지각 실토로 뒤늦게 전해지고 있다.  

2022 남양주 양정역세권에서는 해안(13표) vs. 시아플랜(0표), 2019년 양주회천 A17BL에서는 해안(6표) vs. 디림(1표)의 의심적은 심사 결과표가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급성장 ‘비결’(?) 입방아 올라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이사:윤세한)는 건축설계용역분야에서 최근 급성장한 대표적 기업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매출이 1천억원 초반대에 그쳤으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2배 가량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전 산업계에 영향을 미쳤던 2020년과 2021년도 해안의 연간 매출성장률은 22.7%와 24%로 이 분야 1위 사업자인 삼우종합건축사무소의 연간 매출 성장률을 1.5배∽4배 가량 웃돌았다.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공정거래위원회 법규상 삼성그룹 계열사로 구분, 용역거래 등 내부거래와 관련된 제한 규정을 따르고 있다.   

해안의 최근 급성장 도약과 관련한 배후에 대한 쑥덕쑥덕 뒷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공정해야 할 거래에 전관예우의 산물이라는 곱잖은 시선이 뒤따르고 있다. 

해안은 해마다 5~7건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중이다. 올들어서도 이미 인천광역시 신청사 건립사업(94억), 벡스코 제3전시장(64억),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및 중앙감염병병원(272억) 등 총 3건을 따냈다.

앞서 2018년에는 법무부기록관, 기초과학연구원 카이스트 캠퍼스 등 5건을 수주했다. 2019년에는 대전통합청사, 충북 청주전시관 등 5건, 2020년 전주 육상경기장 증축, 3기 신도시 고양창릉 등 7건을 발주받은데 이어 2021년 시흥시 문화예술회관, 강서구 통합신청사 건립 등 6건을 따냈다.   

이같은 성과 이면에 현재 이 회사 부회장으로 재직중인 J씨(전 LH), A부사장 (전 LH), L사장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등이 영업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했다는 얘기가 수주전에 참여했다 쓴잔을 마신 경쟁업체 관련자들의 제보성주장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의 사업보고서에도 이를 뒷받침할 숫자들이 나타나 있다. 해안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1200억원대에 그쳤지만 작년말 2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2017년도 1205억원, 2018년도 1290억원, 2019년도 1247억원였던 매출은 2020년 1530억원대로 1년만에 23% 증가했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1897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24% 늘었다. 

* 해안건축 홈페이지 갈무리
* 해안건축 홈페이지 갈무리

비상장사인 이 회사 지분은 윤 대표와 부인이 70%와 30%씩 나눠 보유중이다. 해안은 매년 30억원을 배당하고 있어 윤 대표는 정해진 보수외에 지분율만큼의 배당금까지 매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3년전 서울시에서 퇴직한 A씨는 “건축사, 토목사 등 기술직 공무원들이 퇴직 후 상당수가 설계·감리업계로 이직하고 있다”며 “이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이동하는 것이다. 물고기가 먹이를 찾아 거처를 옮겨가는 것과 비슷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직 퇴직 공무원들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데, 우리사회가 정으로 얽힌 사회라는 점에서 쉽게 해결될 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감리업체로 옮겨간 또다른 공사 퇴직공무원 출신 B씨는 “대형 건설업체가 해외 공사에서 감리부분을 별도로 떼 영국업체에 맡기듯 한다면 (시공사 등이) 남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며 “비오는 날 슬라브를 치고, 설계도와 달리 시공되는 것에 눈감아주다보면 잠을 설칠 때도 하루이틀이 아니다.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하다. 조만간 회사를 관둘 계획”이라며 긴 한숨을 뱉어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